지난 12일 방송된 TV 방송프로그램 ‘무한도전’은 최근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일본 하시마 섬의 역사를 다뤘다. 일본에게는 자랑스럽지만 한민족에게는 한스러운 하시마 섬의 이중적인 역사를 되살펴보고, 학우들은 우리 역사에 대해 얼마나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강아름 기자, 정관휘 수습기자

 강제 동원된 800여 명, 45℃ 들끓는 갱도에서 일한 댓가는 0원

   하시마 섬은 일본의 대표적인 탄광촌으로 1950년대 호황을 누렸지만 1974년 석탄광산이 폐광되자 버려진 곳이다. 이곳은 일제 강점기 시절 우리 민족의 가슴 아팠던 역사가 숨겨져 있는 장소다. 1938년 일제 강점기 조선 농촌에서는 이상한 취업알선이 시작됐다. 일본 본토의 기업이 조선총독부에 할당인원을 신청하면 조선에서 지역별로 해당인원을 차출해 가는 지역할당모집형 강제동원이었다. 이렇게 조선 농민들은 전시 동원 노무자가 되어 일본 각지의 탄광과 군수시설로 배치됐다. 그 중 하나가 바로 미쓰비시 중공업 소유의 하시마 섬이다.

  조선인들은 허리를 펼 수조차 없는 비좁은 갱도에서 막대한 할당량을 채우며 열심히 일했다. 사실상 그들의 월급은 0엔이었다. 돈을 벌어 돌아가거나 가족들에게 생활비를 보내는 일은 불가능했다. 더군다나 갱도는 평균 45도 이상의 고온으로 펄펄 끓었고, 들이치는 바닷물에 피부가 짓물러 썩거나 메탄가스가 폭발하고 천장 붕괴로 죽거나 다치는 일이 흔히 일어났다.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조사 및 국외 강제동원 희생자 등 지원위원회 집계(2012)에 따르면 하시마 섬의 강제동원 피해자는 약 800여 명으로 추정된다. 이들 중 1925년부터 1945년까지 하시마 섬에서 사망한 이들은 공식 집계 134명이다. 그러나 누락되거나 은폐된 사망자 수는 이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사실을 부정하는 그들의 역사 왜곡

   하시마 섬의 소유자인 미쓰비시 중공업은 강제동원 사망자들의 유해봉환 및 피해보상을 외면해왔다. 그런 가운데 2014년 초 일본 정부는 하시마 섬과 나가사키 조선소를 일본 근대화에 공헌한 산업유산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신청했다. 우리나라의 반발에 일본 측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정부가 징용정책을 시행했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할 준비가 되어 있다. 정보센터 설치 등 피해자들을 기리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지난 7월 5일, 제39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일본이 신청한 ‘메이지 일본의 산업혁명 유산: 규슈-야마구치와 관련 지역’에 대한 심사결과가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하지만 세계문화유산 등재가 결정되자마자 일본 외무상은 ‘조선인 강제노동을 인정한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외 조선인이 강제 징용된 일본 세계문화유산 등재 후보는 6곳이나 더 있다.

  한편 일본정부는 2017년 12월까지 세계유산위원회에 강제징용 사실 명시 관련 이행 경과 보고서를 제출해야 하며, 2018년 제42차 세계유산위원회 회의는 일본정부의 조치를 검토할 예정이다.

  지난 23일 학우들이 하시마 섬에 관한 우리의 비극적인 역사를 얼마나 아는지, 역사에 관심이 많은 지에 관한 인식조사를 실시했다. 이는 간단하게 최근 티비방송프로그램 ‘무한도전’이 방송되기 전에도 하시마 섬에 대해 알고 있었냐는 질문으로 73명의 학우들과 함께 진행됐다. 그 결과는 방송 전에도 알고 있었다는 학우들이 56%로 학우들이 우리역사에 관심이 많다는 사실을 볼 수 있었다.

   김정훈(응급구조1)

   이번 ‘무한도전 하시마 섬 편’을 보고나서 엄청난 분노를 느꼈다. 일본에게 직접적으로 화가 났지만, 그러한 사실을 몰랐던 나에게 먼저 화가 났다. 하시마 섬에 있는 묘비가 전혀 관리도 되지 않고 버려진 채로 있는 모습에 정말 죄송했다.

  일본의 역사왜곡 사실을 밝히고, 이를 다시 되돌리는 것 또한 중요하겠지만, 먼저 힘들고 고된 강제징용을 겪으신 할아버지께 적당한 보상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조문익(응급구조2)

  평소에 일본의 만행이라는 주제에 많은 흥미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우리 민족이 얼마나 고통 받고 그 고통이 감춰지고 있다는 것을 알아보지 못한 나에게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근본적인 문제는 일본의 만행일 수도 있지만, 문제를 표면적으로 들어내야 사태의 심각성을 아는 우리의 잘못도 크다. 우리나라도 더 이상 당하지만 말고 정부에서 직접적으로 나서서 문제를 해결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