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객촌 대표 서대경

‘식객’에 등장한 음식 한 자리에
콘텐츠 하나로 100가지 브랜드 창출
작은 아이디어도 새롭게 생각하자

  지난달 24일 본교 예음홀에서 서대경 식객촌 대표가 ‘창업 아이디어’에 대한 특강을 펼쳤다. 서 대표는 ‘창업 아이디어는 만화에서도 솟는다’, ‘콘텐츠 하나를 가지고 수많은 브랜드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식객’이라고 하면 누구나 알 것이다. 식객은 허영만 화백이 동아일보에 연재했던 최고의 만화였다. 2008년 말에 연재가 중단됐고, 그 후 영화 2편, 드라마까지 만들어졌다가 이제 잊히는 순간만을 기다리던 때였다. 그 당시 무슨 사업을 해야 할지 생각하던 차에 편의점에 샌드위치, 삼각김밥 등 음식이 많은 것을 보고 ‘편의점에서 팔 음식을 한 번 만들어보자’고 생각했다. 그 때 떠오른 아이디어가 바로 ‘식객’이었다. 

  식객은 모두 실제 있는 이야기들을 토대로 했기 때문에 그 가치가 더 크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새로운 의미를 부여해보자는 생각에서 허영만 화백을 찾아뵙고 설득을 시작했다. 하지만 식객에서는 제철의 좋은 음식을 먹자는 것이 포인트인데 가공식품을 만들어 편의점에서 판다는 것이 마음에 걸린다며 거절을 반복했다.

  나는 허영만 화백에게 두 가지를 말씀드렸다. 첫째, ‘업’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식객이라는 브랜드는 점점 잊혀질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기존 제품보다 더 좋은 제품으로 상품화돼서 식품 브랜드로 안착되면 굉장히 큰 효용성을 낼 것이다. 둘째, ‘식’의 측면에서 보면 식객에 소개된 맛있는 음식들을 누구나 쉽게 먹을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며 설득했다. 결국 3개월을 쫓아다녀 허락을 구했다.

  이후 식품의 종류별로 가장 잘 만드는 공장과 제휴를 맺었다. 식객 브랜드를 붙인 삼각김밥, 만두, 족발, 도시락, 컵라면 등을 만들어 편의점을 통해 판매했고 연매출은 100억 원대까지 성장했다.

  전략 중 하나는 바로 ‘나이키전략.’ 이는 자사공장이 있지 않고 이름을 빌려 유통만 하는 방식을 말한다. GS프레쉬, LG아워홈, 풀무원, 진주햄 등의 회사와 계약을 맺었고, GS편의점과 협력하여 유통하고 있다.

  수많은 제품들이 있지만 GS편의점에서만 판매하는 ‘오모리김치찌개라면’은 편의점 통틀어 판매 1위인 제품이다. 음식 관련 칼럼니스트와 기자들 사이에서 가장 맛있는 라면 1위를 차지했고 월 10억 원 이상 판매 중이다. 단품만으로 이렇게 버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식객’ 식품 브랜드의 성공은 ‘식객촌’으로까지 이어졌다. 어느 날 식객 책을 다시 보면서 원전에 있는 음식들이 아닌 식당들만 뽑아 메모를 했다. 하동관 곰탕, 벽제갈비 설렁탕, 오두산 막국수. 이런 곳들의 주소를 찾아서 디지털 맵에다 얹혔더니 한반도 전체에 30여개의 식당들이 모두 여기저기 산재해 있었다. 이 때 식객에 소개된 맛있는 음식을 다 맛볼 수 있도록 하나의 복합체(complex)로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탄생하게 된 것이 바로 식객촌이다. 결국 ‘벽제한우설렁탕·봉우리한정식·오두산 메밀가·만족오향족발·부산포어묵·무명식당·전주밥차·참누렁소·수하동’ 등, 전국의 맛집들이 식객촌에 모이게 됐다. 현재 4호점까지 운영하고 있는 식객촌은 종로, 구로, 일산, 인천에 위치해있다. 내년까지 부산과 제주도를 포함해 국내에 10~20개의 식객촌을 낼 예정이며 내후년에는 해외까지 진출할 계획에 있다. 식객 브랜드 상품, 식객촌에 이어 마트에는 ‘식객관’이라 해서 식객 브랜드의 상품만을 모아서 판매하는 상품판매점까지 생겨났다.

  ‘식객’이라는 하나의 콘텐츠를 가지고 4년간 만든 상품이 100가지가 넘고 현재 유통되는 상품은 80~90가지이며 식객촌, 식객관까지 수많은 브랜드를 만들어냈다. 이것이 바로 창업이다.

  MBC TV 프로그램 ‘진짜사나이’로 상품을 만들었는데 무엇일까. 현재 GS편의점에서는 진짜사나이의 이미지를 가지고 폭탄주먹밥, 건빵, 소시지, 맛다시, 반창고, 핫팩, 모기퇴치제, 바나나라떼 등을 판매중이다.

  이제 이영애씨를 가지고 사업을 해본다고 가정하자.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가. 대장금, 산소같은 여자, 쌍둥이 엄마, 프리미엄 맘이 떠오른다. 이영애씨는 드라마 대장금 이후 방송프로그램에 안 나온 지 13년이 됐다. 앞서 말했던 식객, 진짜사나이를 이용한 다른 상품들은 모두 국내에서 판매를 했다. 하지만 이미 13년 전인 대장금을 브랜드로 해서 상품을 내는 것은 경쟁력이 없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지금 편의점에 김, 육개장, 갈비탕 등 여러 제품이 있는데 여기에 이영애씨의 얼굴이 들어간다고 새삼 어필할 가능성이 없을 거라 생각했다. 다만 해외에선 가능하지 않을까. 해외에선 어느 회사의 김인지는 신경쓰지 않았다. 여기에 이영애씨의 얼굴을 넣으면 외국인들에겐 잘 팔릴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만든 상품이 ‘김’이다. 현재 사조와 제휴하여 지금 중국, 싱가폴, 홍콩, 대만, 면세점에서 판매중이다.

  다음 제품은 커피이다. 개인적으로 ‘스타벅스’의 프라푸치노를 좋아한다. 우연히 이 제품을 보다가 당연히 스타벅스에서 만들고 유통하는 건 줄 알았는데 유통을 동서식품에서 하고 있었다. 스타벅스와 동서가 제휴를 맺은 것이었다. 우리 ‘커핀 그루나루’로 이런 제품을 만들어보자 생각했지만 커피전문점 커피는 비싸 편의점 커피를 생각했다. 편의점에서 파는 보통 커피는 커피 함유량이 4~8%다. 우리는 그렇게 하지 말고 1,000원이 아닌 2,000원으로 제대로 된 커피를 만들어보기로 했다. 그래서 바리스타 50명과 함께 실제 커핀 그루나루와 95% 똑같은 커피를 만들었고 현재 판매중이다.

  문제는 콘텐츠를 가지고 여기에 생명력을 넣어 어떻게 부가가치를 창출하느냐이다. 나는 이런 아이디 어를 통해 여러분에게 강의를 하고 돈을 벌고 있다. 내 방식을 깊게 들 어가는 것보다 아이디어를 새롭게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 스티브 잡 스가 모두 발명했는가, 아니다. 굉장 히 좋은 것들을 뽑아서 조합을 한 것 이다. 결코 창조적인 것은 아니다. 여러분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 다. 창업 아이디어란 결코 어려운 남 이야기가 아니다. 오늘 강연의 주제 인‘창업 아이디어는 만화에서도 솟는다’, 사소한 생각 하나가 하나의 브랜드를 만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