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커뮤니티에서 학과 학생회비에 관한 논란이 불거졌다. 이는 해당 학과의 학우가 평소 학생회비와 관련해 가졌던 의문을 호소하며 다른 학과생들의 의견을 들어보고자 올린 글에서 시작됐다. 이에 본지는 본교와 메디컬 캠퍼스 각 학과의 연간 학생회비 공개여부 현황과 학과 학생회비에 대한 학우들의 생각을 알아보기 위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또한, 학생회비를 공개하는 학과의 학회장과 학우들의 인터뷰를 통해 학생회비 공개에 관한 입장과 앞으로의 바람직한 방향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학생회비 공개 학과 36곳, 미공개 11곳

  글로벌 캠퍼스와 메디컬 캠퍼스 총 59개의 학과 중 작년을 기준으로 학생회비를 공개한 학과는 36개로, 도시계획학과·사회복지학과·생명과학과·연기예술학과·한의예과 등이다. 미응답 학과는 12개였다. 또한, 올해 학생회비를 공개했거나 예정인 학과는 건축학과·영양학과·유아교육과·태권도학과·회화과 등 42개였다.

  특히, 메디컬 캠퍼스에서는 총 7개의 학과 중 대부분인 6개의 학과가 연간 학생회비 사용 내역을 공개한다고 밝혔다.

  매 학기 총회나 학과 커뮤니티 사이트를 통해 사용 내역을 공개하고, 의문을 갖는 학과생들이 있을 경우 직접 찾아와서 사용 내역 열람을 확인할 수 있게 하는 등, 학과생들과 소통함에 있어서 학생회비와 관련된 문제를 최소화하고자 노력한 것으로 보인다.

  공개하지 않는다고 밝힌 한 학과의 경우 그 동안 학과생들과 학생회비를 운영하는 학생회 간의 신뢰 관계에 문제가 없었고, 학과생들이 학생회가 주최하는 일에 대해 잘 믿고 따라와 주기 때문에 이를 특별히 요구해온 적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렇지만 언제든 학과생들의 의견을 수렴할 의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가천대신문사는 지난 14일부터 18일까지 5일간 판넬과 설문지를 통해 본교 학우들을 대상으로 '과 학생회비'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판넬 조사에 630명, 설문지 조사에 500명 등 총 1,130명의 학우가 조사에 참여했다.   먼저, '과 학생회비 사용 내역 공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공개해야한다'는 응답이 97.1%(1,094명)를 차지했다.

  “21~30만원 낸다” 42% “1~10만원 적당” 54%

  ‘과 학생회비는 얼마가 적당하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는 54%(613명)가 ‘1만~10만 원’이라고 답했고, ‘내지 않아도 된다’가 33%(377명)로 그 뒤를 이었다.

  또한, 설문지용 질문들 중 ‘본인은 학부 총 과정을 기준으로 과 학생회비를 실제로 얼마 정도 내는가’에는 응답자 500명 가운데 ‘21만~30만 원’이라고 답한 학우가 210명(42%)으로 가장 많았고, 146명(29%)은 ‘11만~20만 원’을 꼽았다. ‘학과 학생회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66%(329명)가 ‘불필요하다’고 답했고, ‘필요하다’가 31%(153명), ‘상관없다’가 23.6%(118명)를 차지했다.

  그리고 ‘본교의 학생회비에 대한 운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서는 ‘미흡하다’가 50.6%(253명)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고, ‘보통이다’가 35.8%(179명)로 그 뒤를 이었다. 13.6%는 ‘잘 운영되고 있다’를 택했다.

  본교 생각은

이현우(한희학2) 학회장

“학우들에게 공개는 당연”

  -학생회비를 공개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학생회비를 내는 사람이 학우들인 만큼 학우들에게 공개적으로 학생회비 사용 내역을 공개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한 학기에 한 번씩 총회 시간에 장부 내역을 공개하고 과 게시판에도 공개한다. 10원 단위까지 계산해 공개한다. 또한, 영수증도 확인을 원하는 학우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보관 중이다.

  -학생회비 공개가 학과나 학우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한의과대학은 위에 언급한대로 매 학기 총회시간마다 공개해왔기 때문에 큰 변화는 잘 모르겠다.

  -학생회비와 관련해 앞으로의 바람이 있다면.

  학생회비뿐만 아니라 최근 학생회와 관련해 말들이 참 많은 것 같다. 학생회비 사용 내역을 공개하면 그런 것을 해결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학생회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학우들도 적지 않은 듯한데, 이것도 사용내역이 불분명한 학생회비와 연관이 있다고 생각한다. 학우들이 직접 내고 학우들을 위해 사용되는 돈인 만큼 많은 학과, 학교에서 학생회비를 공개해 나가길 바란다.

학우 생각은

박영화(운동재활복지3) 학회장

  “학우들의 의견 표출 필요”

  -학생회비를 공개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학생회비는 학과에 필요한 행사들을 운영하기 위한 학우들의 돈이다. 어떻게 쓰이고, 얼마나 모였는지는 학우들이 당연히 알아야 된다. 학기마다 학과에 어떤 행사들이 있는지 공지해주고, 그에 따라 진행한 뒤 영수증을 따로 파일에 보관한다. 또한, 보기 쉽게 엑셀파일로 회계결과를 작성해 학과 싸이월드 클럽에도 올려둔다.

 -학생회비 공개가 학과나 학우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아직까지는 공개한 학생회비 쓰임용도에 대해 불만이나 의문 제기가 없었고, 학기마다 공개하기 때문에 학생회비 공개는 당연하다고 여긴다. 자신들의 돈으로 운영되는 행사들인 만큼 행사 참여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학생회비와 관련해 앞으로 바람이 있다면.

  돈이라는 문제는 아무리 사용 목적이 분명하다 해도 받아들이는 관점에 따라 예민해질 수 있는 사항이다. 그렇기에 관리하는 입장에서도 주의 깊게 살피지만 부족한 점이나 놓치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 학생회비 운영에 대해 더 좋은 의견이 있다면 혼자 생각하거나 친구들끼리만 얘기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건의해줬으면 좋겠다.

최환성(물리치료1)

“서로 간의 신뢰 위해 필요”

  -학생회비 공개 여부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학과에서 학생회비를 공개하기는 해도 평소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 생각해본 적은 없었다. 학생회비를 공개하는 것에 번거로움이 있겠지만 학생회비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며 그에 대해 의문을 갖는 학생들도 증가하는 추세이다. 형식적으로라도 학생회비를 공개하는 것은 학생회와 학과생들 간의 신뢰 또한 더욱 깊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학생회비가 잘 쓰이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학과 내에서 학생회비에 대해 의심을 하는 주변 동기들도 없을뿐더러, 많은 행사를 고려해보았을 때 쓰이는 비용 또한 적당하다.

  -학생회비와 관련해 학생회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학과 학생회비 공개를 함으로써 학과생들이 학생회의 운영에 대해 신뢰할 수 있는 분위기를 잘 만든 것 같다. 매 행사 때마다 어떠한 것을 준비하며 어떻게 학생회비를 사용하는지에 대한 경로를 전 달해주려 노력하는 점이 마음에 든다. 한 가지 바라는 점이 있다면, 부득이하게 학과 행사에 잘 참여하지 못하는 사람에게도 학생회비와 관련한 불이익이 최소화되는 방법을 모색해달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