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화를 목표로 본교는 이른바 ‘원어강의’를 확대하고 있다. 학우들의 국제적 업무 및 학습 능력을 높이고 세계적인 인재로 거듭날 수 있도록 수업 자체를 영어로 모두 진행하거나 교재 및 참고자료들을 영어 원서로 사용하는 강의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원어강의, 잘 시행되고 있나.

  영어 원어강의의 확대는 대학의 발전, 그리고 글로벌 대학으로 거듭나기 위한 피할 수 없는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이어 교육개방이 점점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본교는 원어강의 수강을 통해 학우들이 국제적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다양한 국가적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가천대신문사는 본교 사회과학대학, IT대학 등을 대상으로 2학기 기준 원어강의 개설비율에 대해 알 아봤다.
  사회복지학과, 행정학과, 관광경영학과 등의 총 8개의 학과가 소속된 사회과학대학에서는 총 162개의 강의 중 18개(11%)를 원어강의로 시행하고 있다. 사회과학대학에서 원어강의를 가장 많이 개설한 학과는 관광경영학과로, 34개의 강의 중 9개(26%)가 원어강의다. 이어 응용통계학과는 21개 중 3개(14%), 사회복지학과는 15개 중 2개(13%)였다.
  IT대학에서는 총 166개의 강의 중 24개(14%)를 원어강의로 진행하고 있다. IT대학에 원어강의를 가장 많이 개설한 학과는 소프트웨어학과로, 22개의 강의 중 15개(68%)가 원어강의다. 에너지IT학과와 컴퓨터공학과는 각각 37개의 강의 중 3개(8.1%)씩이다.
  바이오나노대학에선 총 63개의 강의 중 23개(36.5%)를 원어강의로 진행하고 있다. 바이오나노대학에서 원어강의를 가장 많이 개설한 학과는 바이오나노학과였다. 14개의 강의 중 10개(71.9%)가 원어강의다. 이어 식품생물공학과는 21개의 강의 중 7개(33%), 나노화학과는 13개의 강의 중 4개(30%)다.
  공과대학에서는 총 258개의 강의 중 원어강의는 27개(10.4%)였다. 건축학과의 원어강의가 가장 많았다. 35개의 강의 중 7개(20%)다. 이어 산업경영학과는 32개의 강의 중 6개(18.8%), 기계공학과와 도시계획학과는 각각 18개의 강의 중 2개(11.1%)다.

<원어강의 수강한적 있나>

<원어강의 수강한 이유는>

<원어강의 만족하나>

수강생 62%가 “잘 이루어지지 않아”

  본지는 본교 학우들의 영어 원어강의에 대한 인식을 알아보기 위해 지난달 27일부터 1일까지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설문조사에 참여한 학우는 총 371명이다. 이 중 영어로 진행하는 전공강의를 수강한 적이 있는 학우는 55.7%(207명)로, 과반수 이상의 학우가 원어강의를 수강했다.
  이들은 원어강의를 수강한 이유로 ‘전공필수라서’(66.6%, 138명)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전공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얻기 위해서’라고 답한 학우가 20.7%(43명), ‘영어실력 향상을 위해서’라는 응답자가 10.1%(21명)였다.
  원어강의를 수강한 학우들의 만족도는 ‘매우 만족’이 7.7%(16명), ‘만족’ 25.6%(53명), ‘보통’ 33.3%(69명)였다. 대부분의 학우들이 긍정적인 평가를 한 셈이다. ‘불만족’ 또는 ‘매우 불만족’이라고 답한 학우들 중에는 “필요에 의해 몇몇 과목이 원어강의를 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어려운 전공과목들을 원어강의로 진행하는 것은 불필요하다. 간단한 내용이라 쉽게 넘어갈 부분도 설명이 오래 걸려 진도 나가기가 쉽지 않다”는 의견이 있었다.
  원어강의를 수강한 학우 중 ‘잘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는 응답자가 128명(61.8%)으로, 이 중 55명(42.9%)의 학우들이 ‘원어로 수업하다보니 어려운 전공을 이해하기 벅차다’라는 답을 선택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학우들이 원어강의를 수강하지 않는 이유로는 ‘영어로 수업한다는 두려움’, ‘영어실력이 부족해서’ 등이 많았다. ‘기타’의 의견으로는 “전공수업이 원어강의라 피해서 수강신청을 한 적은 없다. 학과에 원어강의 수업이 많이 개설돼 있지 않다”라는 응답이 있었다.

■ 교수 인터뷰 ■
해외연수, 교환학생 가는데 큰 도움

김 유 정 /사회복지학과 교수

- 강의는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나.
  2학기에 개설된 ‘가족상담 및 치료’를 강의하고 있다. 교재는 영어로 된 것을 선택했으며 수업은 학생들 반응에 따라 다르게 진행하고 있다. PPT 슬라이드를 이용해 강의를 진행할 때는 한 줄은 영어, 한 줄을 한글을 써 학우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노력한다. 또한, 간략하게 우리말로 요약을 해준 후 영어로 강의를 진행할 때도 있다. 원어강의의 특성을 살려 70~80% 이상은 영어로 진행하려고 노력한다.
  또한, 학생들은 수업에서 한번 이상 영어발표를 하게 된다. 발표 전에는 과연 할 수 있을까라는 막연한 생각을 가지고 있지만 발표를 진행한 후에는 이루었다는 성취감을 느끼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러한 학우들의 잠재력을 끌어내기 위해 노력한다.

- 영어 원어강의의 장점은.
  학교에서 지원해주는 해외연수 또는 교환학생을 가는 학우들이 많은데 이 학생들이 우선 원어강의를 듣고 해외연수에 간다면 당황하지 않고 수업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또한 반대로 해외연수, 교환학생에 다녀 온 학우들이라면 쌓아온 영어실력을 유지하는 방편으로 원어강의를 수강할 수도 있을 것이다.

- 학우들이 성공적으로 원어강의를 듣기 위해서는.
  학생들은 수업내용을 잘 이해하기 위해 예습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족상담 및 치료’에서는 이를 과제로 내줘 미리 내용을 숙지한 후 요약하게끔 하고 있다. 이는 학우들의 이해도를 상승시키고 학우들이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한다.

- 원어강의를 꺼려하는 학우들에게 한마디.
  본교는 원어강의가 다양한 편이다. 어느 정도의 영어실력을 갖추고 있고 도전의식을 갖고 있는 학우들이라면 자신에게 맞는 원어강의를 한번 수강해 보는 것이 좋다.

■ 학우 인터뷰 ■
원서로 배우는 전공 과목 이해 폭 넓혀줘

김 인 환 (전기4)

- 어떤 과목을 원어강의로 들었나.
  전공필수 중 전기공학실험이라는 과목을 들었다. 아무래도 학생들이 원어강의에 거부감을 느낄 수 있고, 공대 이론 수업은 진도 나가야 할 범위가 넓고 이해하는데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되는 것을 감안해 학교에서 실험 수업을 원어강의로 정한 것 같다.
- 원어강의는 어떠한 방식으로 진행됐나.
  무엇보다 교재가 영어 원서다. 교수님이 미리 읽어보고 교재 선정을 하셨다고 들었다. 수업 자체는 보통 한국어로 진행됐다. 조별로 나눠 실험을 하고 PPT발표를 하는데, 대체적으로 한국어로 했다.

- 원어강의를 들으면서 어려움은 없었나.
  대부분 실험은 보통 조교가 많은 도움을 준다. 하지만 이해하기 어려워 막히는 부분에 대해 질문을 하면 확실한 답변을 얻기 힘들었다. 또한, 조교들도 영어실력에 차이가 있다 보니 영어를 못하는 조교가 있는 조는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 원어강의의 장·단점은.
  한국어교재는 대체적으로 식을 풀고 정답을 맞추는 경우가 많았다. 원어강의에서는 우리나라와 다른 시각에서 쓰인 원서를 교재로 사용하다 보니 전공을 이해하는 폭이 넓어졌다. 하지만 책이 아무래도 영어다보니 이해하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제대로 이해하고 수업을 들으려면 사전예습은 필수로 해야 한다.

- 앞으로 원어강의가 나아가야할 방향이 있다면.
  원어강의는 앞으로 더 많아질 거라고 생각한다. 바람이 있다면 학년별, 단계별로 수강하게 해주면 학우들의 거부감을 줄이고 학우들의 성취도도 높아질 것 같다. 학우들도 원어강의에 거부감만 느끼지 말고 한 번쯤은 수강해 봤으면 한다. 수업을 듣다보면 생각보다 수월하게 진행되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