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가 다시 통합을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학내 구성원 간의 의견 충돌로 지난 7월 말 중단됐던 통합, 이번에는 어떻게 해야 구성원이 화합하고 함께 통합을 이끌어 나갈 수 있을 지 주목되는 시점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이번 통합 추진의 배경이 정책적 압력에 의한 것이 아니라 구성원 내부의 위기의식에서부터 시작됐다는 것은 통합 후 학교의 질적 발전을 극대화 시키는데 좋은 양분이 될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우리는 작년 통합과정에서 왜 마찰이 생겼고 중단됐는지에 대해 철저히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이유는 크게 두가지로 볼 수 있다. 바로 학교측의 불충분한 의견수렴, 그리고 통합에 대한 정보가 구성원들에게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때문에 이번 통합달성의 관건은 구성원간의 이해를 충족시킬 수 있는 충분한 의견수렴일 것이다.

 학교측에서는 통합을 추진하는데 신중을 기하고 구성원들과 이를 장기적으로 논의할 계획이라고 하지만 그 방법에 있어서 이전과 달라지려는 기미는 없어 보인다.

특히 학사모형안 구상논의 방법을 그 대표적인 예이다. 학과에서 추천받은 교수들을 논의주체로 하여 학사모형안을 구상할 계획이라 밝혔으며, 이를 토대로 결정된 모형에 대해 구성원과 협의를 거칠 예정이라고 한다. 하지만 학생대표들이 자신들이 참여하지 않은 채 결정된 모형에 대해 얼마나 동의하고 협의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분명 학생대표 역시 구성원의 한명으로 논의에 직접 참여할 자격이 있다. 자신이 몸담고 있는 학과의 미래가 달려있는 이상 학생측이 논의주체로 참여하지 않는다면 타협은 언제까지나 요원해질 것이다.

그리고 통합의 이점을 알리는데 있어 총학생회가 큰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지난해 총학생회의 경우 통합논의 기간 중 학교측을 상대로 학생들의 의견수렴을 요구하는 활동을 어느 정도 했었지만 정작 통합을 추진하게 된 배경과 통합 후의 이점 등을 알리는 것에 소홀했던 점이 사실이다. 현 총학은 이를 거울삼아 구성원에게 통합에 대해 알리는 동시에 충분한 의견수렴을 거쳐 구성원의 의견을 학교측에 전달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