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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연대은행 대표 이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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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전 진 팀에 재도전 기회 준
2009년 WBC야구대회에 감명
무담보대출로 빈곤층 재기 도울 것
사회연대은행의 이종수 대표가 지난달 19일 본교 예술대학2 예음홀에서 자신의 책 좬희망은 격렬하다좭를 바탕으로 강연을 했다. 사회연대은행은 저소득층을 위한 마이크로 크레디트(소액 무담보대출) 사업을 주로 하는 대안금융기관이다. 이 대표는 이날 특강에서 ‘패자부활전’을 준비하는 이들을 위한 인생 2막 이야기와 가슴 벅찬 삶을 만드는 소중한 원칙 등, '희망은 격렬하다'에 담았던 메시지를 다시 한 번 들려줬다.
공짜 좋아하십니까? 공짜 싫어하는 사람 별로 없을 겁니다. 세상에는 정말 많은 일들이 일어납니다. 정말 우연하게 일어나기도 하지만 많은 일들이 어떤 원인과 이유를 가지고 발생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저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의미가 없이 일어나는 일은 별로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제 첫 직장은 미국은행 체이스맨해튼이었습니다. 그 후로 저는 평생 돈과 관련된 직장에서 근무하게 됐습니다. 그곳에 입사한 건 의도한 바가 아니었습니다. 사실 저는 여러분 나이 때 사회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불만이 많아서 학생운동을 했습니다. 그래서 감옥에 가게 됐습니다. 거기서 여러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내가 세상에서 가장 가난하고 불만이 가장 많은 사람인줄 알았는데 나보다 더한 사람들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그리고 나가서 이런 사람들을 위해서 일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교도소에서 나와서 어찌됐든 대학은 졸업했는데 과거(?) 때문에 취직이 안 됐습니다. 그때 친구가 미국은행은 신분조회를 안 한다고 해서 그렇게 지원하고 입사하게 됐던 겁니다. 이후 호주의 웨스트팩 은행을 비롯하여, 홍콩, 자카르타, 프놈펜 등지에서 은행을 설립, 운영하며 글로벌 금융인으로의 삶을 살았습니다. 그리고 1999년에 한국에 들어왔습니다. 당시 한국은 외환 위기문제가 극심해서 나라가 굉장히 어려웠습니다. 가난한 것을 경험하고 어려운 사람들을 접하게 되고 은행을 설립하고 하면서 ‘정말 내가 해야 되는 일을 해야겠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우연한 것이 아니라, 정말 내가 이 상황에서 해야 되는 일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2009년에 WBC(World Baseball Classic)라는 세계적인 야구대회가 있었는데 그 대회 아시아 라운드 대전에서 한국과 일본이 상당히 여러 번 싸웠습니다. 여기서 적용된 룰을 제가 굉장히 인상 깊게 봤습니다. 1, 2위, 3, 4위가 떨어지면 다시 기회를 주는 패자부활전이라는 룰과 신뢰였습니다. 패자가 다시 설 수 있는 룰이 왜 우리 사회에는 없을까. 많은 기업들이 도산하고 구조조정도 하는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직업을 잃고 목숨을 끊기도 했습니다. 그런 일이 벌어지기 전에 이런 사람들을 구조할 수 있는 제도 자체가 없을까. 이런 생각을 바탕으로 제가 사회연대은행을 설립했습니다. 사회연대은행은 마이크로 크레디트라고 얘기를 하는데, 가난한 사람들한테 돈을 빌려주고 그 빌려준 돈을 가지고 그 사람들이 창업과 일을 통해서 자활하게 하는 프로그램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런 프로그램을 우리나라에 적용해보는 것은 어떨까 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내 경험들이 이런 일을 하기에 적합하지 않나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사회연대은행을 설립하게 되고 활동을 하게 됩니다. 처음에는 많은 사람들이 의심했습니다. 가난한 사람들한테 담보 없이 돈을 빌려주기 때문입니다. 이게 될까요?
그러다 내린 결론은 야구 경기에서 봤던 신뢰였습니다. 우리가 사람들을 믿어야 된다. 사람들과 상당히 밀접한 관계를 가지면서 밀착해서 도와주는 그런 일을 하자. 상호관리 컨설턴트를 분리시키자. 사람 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게 믿는 겁니다. 우리 사회는 많이 나뉘어져 있는데 이런 상황을 극복하고 밀착해서 도와줘야겠다. 그래서 이 사람들이 성공할 수 있게 하는 겁니다. 같은 배를 탄 거죠. 그러다보니까 상환율이 매우 높아졌습니다. 그래서 사회연대은행은 가난한 사람들을 우리가 나서서 돕는 그런 일들을 하는 겁니다.
2,000개 정도 창업을 해서 많은 부분에서 성공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조금 더 확장하고 싶었습니다. 휴면예금 들어보신 적 있으세요? 사람들이 예금을 했는데 돈이 적으니까 신경을 안 써요. 옛날에는 그게 5년 정도 지나면 은행에서 잡익으로 수익을 가져가고는 했습니다. 그 당시 총액이 4,900억원이었습니다. 그 금액을 사용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휴면예금에 관한 제도를 만들고 싶었죠. 하지만 정부가 미소금융을 하게 되죠. 정부가 스케일 크게 하는 건 좋지만 문제는 정부가 사업을 하다보니까 사회연대은행으로 돈이 안 들어오게 돼 어려워졌습니다.
그러다 이 제도를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 생각을 합니다. 사회문제가 개인의 문제라고만 볼 수 있습니까? 우리 사회문제를 바꾸기 위해서 모든 사람들이 노력해야 합니다. 정부는 수많은 예산을 들여서 해결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이 정부 지출의 재원은 세금이거든요. 세금은 한정돼 있습니다. 세금을 더 내라하면 저항이 있거든요. 사회문제는 늘어나고 재원은 없고, 이런 상황에서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이 재원을 활용해야 되냐고 질문이 제기됩니다. 기업의 측면에서 보세요. 기업이 사회공헌을 많이 한다고들 들었죠? 우리나라 기업들이 한 3조원 정도 공헌을 합니다. 기업사회공헌도 한계가 있어요. 처음에는 단순히 기부하고 봉사활동을 하다가 기업들이 전략적으로 하려고 하죠. 돈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효율적으로 지출하는 게 필요하다고 정부와 기업들이 느끼게 됩니다. 그래서 돈이 선순환되는 사회투자 방법이 복지와 병행해야 한다는 거죠. 그리고 전통적인 ‘주는 복지’가 아니라 요즘에는 복지를 사회투자방식으로 합니다.
제가 이렇게 소셜뱅커를 하는 것이 제가 지금까지 살면서 겪었던 경험들이 모여서 쌓인 거더라고요. 정말 내가 겪었던 것들이 우연히 아니었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정말 쓰리고 아픈 경험도 필요에 의해서 주어집니다. 우리가 그런 쓴 경험에 대해서 불만을 갖기보다도 우리가 그런 경험을 겪게 되는 메시지가 뭔지 생각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것이 나에게 주는 메시지가 뭔지 봐야 합니다.
희망, 꿈은 우리에게 가장 큰 에너지입니다. 하지만 이 꿈이라는 건 그렇게 쉽게 이루어지지 않다는 것이 제 발견이었습니다. 격렬하다는 거죠. 우리는 이 격렬함을 인정하고 포기하지 말아야 합니다. 내가 지금 겪는 격렬함은 우연한 것이 아니고 내가 성숙해져가는 과정입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