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수진  편집국장
(가천대 신문사)

   길 것만 같던 1년이 이렇게 지났다. 한 조직의 편집국장으로, 이 나이에 겪을 수 없는 무게를 경험했다. 12명의 32기 동기와 함께 시작한 가천대신문사 생활은 결국 나 혼자 3년을 정리하며 떠나게 됐다. 신문사를 통해 소중한 선배, 후배들을 얻고 간다. 셀 수 없이 많은 날을 마감을 하다 밤을 새고, 지하철이 끊겨 한 정거장씩을 걸어 다니며, 신문사 생활을 온몸으로 느꼈던 것 같다. 신문사 3년을 이 짧은 마지막 글로 담는다는 것이 쉽지 않았다.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생각하다보니 글을 쓰기가 더 어려웠다.
  과정이 중요하다고 말해주고 싶다. 신문을 만드는 과정에서 배우는 것들은 쉽게 배우지 못할 경험이다. 또, 신문을 만드는 우리가 즐거워야 하고 결과보다는 우리가 지나간 자리가 아름다워야 하는 것 같다. 인원이 많다고 조직이 잘 돌아가는 것도 아니었고, 적은 인원이 힘들기만 한 것도 아니었다. 신문사 생활 때문에 너무 바쁘다는 생각이 들 때면 나만큼 학교생활을 잘 하고 있는 사람이 없다는 생각을 한다면 좋겠다. 늦은 마감을 끝내고 신문사에서 나왔을 때 가슴을 뻥 뚫어주는 차가운 공기의 상쾌함을 느끼면서, 새벽 하늘에 박혀 있는 별들을 보면서, 잠시의 여유를 즐겼으면 좋겠다. 여유는 내가 찾는 것이었다.
  신문사 일을 하면서 내 전공을 실습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관광경영과 신문을 만드는 일이 처음에는 큰 연관성이 없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모든 학문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는 말에 고개를 끄덕일 수 있게 됐다. 경영학원론을 배우며 신문사 1년의 전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후배들을 어떻게 이끌어야할지 고민하던 나에게 인사조직관리 과목은 지침서와도 같았다. 이번 학기에 듣게 된 전시경영론은 신문사의 큰 행사 중 하나인 보도사진전을 성공적으로 준비할 수 있게 했다.
  신문사에 있으면서 기억해야 할 일이 많아 다이어리를 쓰게 됐다. 다이어리로 1년을 돌아봤을 때 신문사 일정으로 채워진 날들이 아깝지 않았다. 기사를 모두 모아 한 호를 냈을 때 그 뿌듯함은 다음 신문을 기획하게 하는 원동력이 됐다. 대학신문은 스스로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자기검열을 하게 되고, 그저 쓰기 수월한 기사를 쓰고 있다. 교내 커피점 앞에 전시된 어느 학과의 전공과제가 가천대신문으로 만들어진 것을 보고 회의를 느낀 적도 있다. 그럼에도 항상 반성을 하며 우리 신문에 대해 함께 고민했던 기자들이 고맙다.
  지금의 기분을 모르겠다. 잘 가꿔 계속 보고 싶은 정원을 떠나는 마음이다. 신문사에 대한 애정은 3년을 있다 보면 저절로 생기는 것이 아닐까. 벌써부터 그리워진다. 학생들이 모여 마감에 맞춰 기사를 쓰고, 교수님, 학우들과 직접 대면하며 소중한 말씀을 전한다는 것. 기자라는 직함 속에서 글을 쓰는 것 이상을 겪고 배워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