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결’이란 무단결석이 아닌 공정한 이유에 의해 결석으로 감점을 하지 않는 정당한 결석 처리를 말한다. 그중 ‘생리공결제도’는 생리하는 여학생들이 매달 한 차례 생리통이 가장 심한 날에 공식적으로 결석할 수 있게 처리해주는 제도이다. 일부 대학에서 여학생의 신체적 불편감을 덜어주기 위해 도입한 생리공결제도가 취지에 맞지 않는 무분별한 사용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
  생리공결제도는 여학생의 육체적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만들어졌으나 실상은 달랐다. 제도 취지에 맞게 사용하는 여학생은 드물었고 대체로 다른 이유로 많이 사용했다. 일부 여학생들은 “피곤해서 늦잠 잔 날이나 술 마신 다음 날에 학교에 가기 힘들 때 생리공결제도를 많이 이용했다”며 “진짜 생리통 때문에 사용하는 이들도 있지만, 내 주변 사람들은 대체로 학교 가기 싫을 때 사용한다”고 말했다.
  언론에서도 대학가 생리공결제도가 올바르게 시행되는지 의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학생들이 생리통으로 인해 공결을 내는 경우도 있지만 ‘친구와의 약속’, ‘술자리 이후의 피로함’ 등을 이유로 생리공결제도를 악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생리공결제도는 실효성뿐만 아니라 남녀 역차별의 문제점도 있다. 남학생이 공식적으로 공결을 쓸 수 있는 경우는 입대를 위한 신체검사나 취업을 위한 기업체 면접 참가 등 극소수뿐이지만 여성은 매달 공식적인 공결을 쓸 수 있기 때문이다.
  생리공결제도 남용에 대한 대안은 없는 것일까? 대안의 하나로 연세대의 경우가 꼽힌다. 연세대는 엄정한 생리공결제도 시행으로 모범이 되고 있다. 한 달에 한 번(이틀)으로 제한하는 것은 물론 생리공결제도 사용 주기를 컴퓨터 시스템으로 체크해 악용을 방지하고 있다. 엉뚱한 주기에 사용하지 못하게 하기 때문에 남학생들의 불만도 상대적으로 적다.
  2006년 교육부가 도입한 생리공결제도는 시행 후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공결 신청 시 따로 진료확인서를 제출하지 않아도 돼 확인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이렇듯 취지에 맞지 않는 제도의 남용으로 일부 대학은 생리공결제도를 폐지하기도 했다. 또 학교의 공식적인 제도에도 불구하고 교수의 재량에 맡겨져 사용해도 인정되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 생리는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보호받아야 할 소중한 모권이고, 그에 따라 생기는 생리통도 당연히 이 사회가 함께 보호해 줘야 하는 부분이다.
생리공결제도의 존폐를 논하기보다는 문제점을 보완해 올바른 취지에 부합하는 제도를 실행하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교수들의 재량에 맡겨놓은 생리공결제도의 시행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도록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 또한 생리 공결제도에 대한 인식 개선과 올바른 사용을 위한 교육도 필요한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