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월, 인간과 인공지능(AI)의 승부로 세계적인 화제가 된 알파고와 프로 기사 이세돌 9단의 바둑대전을 다들 기억할 것이다. 총 다섯 번의 대국에서 결과는 4 대 1, 알파고의 압승이었다. 이를 통해 전 세계인이 인공지능 로봇의 발전과 우수성을 알게 됐다. 로봇이 인간을 대체할 시대가 오고 있다. 이제 미래가 아니고 현실이다. 지난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서 처음으로 ‘4차 산업혁명’이란 단어가 언급되면서 이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새로운 업종의 등장 등 지금의 일자리에 큰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다가올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되는지 알아보자.

 4차 산업혁명이란 말은 세계경제포럼의 회장인 클라우드 슈밥이 처음 썼으며, 사물인터넷(IoT)을 통해 생산기기와 생산품 간 상호 소통 체계를 만들고 전체 생산 과정의 최적화를 구축하는 산업혁명이다. 사물인터넷은 인터넷을 기반으로 모든 사물을 연결해 사람과 사물, 사물과 사물 간의 정보를 상호 소통하는 지능형 기술 및 서비스이다.
 1784년 증기기관의 발명으로 생산 방식이 수공업에서 기계장치 제품 생산으로 바뀌었다. 이후 19세기 말 전기기관의 발명과 분업으로 인해 대량 생산이 가능해지고, 노동력을 절약하게 됐다. 1960년대에는 전자공학과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로 인해 생산 체계가 자동화되고, 사람은 기계 조종과 점검 같은 업무만 하게 됐다. 오늘날에는 사물인터넷의 발달로 다품종 대량 생산이 가능해질 것이다. 이에 따라 복잡한 조립 및 가공 또한 센서와 3D 프린팅 기술 등의 발달로 빠른 생산 체계를 갖추게 됐다.
 3차 산업혁명까지는 생산설비가 중앙 집중화된 시스템의 통제를 받았지만 이제는 각 기기가 개별 공장에 알맞은 것을 판단해 실행한다. 생산시설이 수동적으로 움직이는 것을 의미했지만 제품과 상황에 따라 능동적으로 작업 방식이 결정되는 추세이다.
 4차 산업혁명이 도래하면서 현대 사회에서는 새로운 용어들이 늘어나고 또 정의되고 있다. 모바일 인터넷과 클라우딩 기술을 활용해 그에 대한 빅데이터를 구성하고 분석한다. 클라우드소싱과 공유경제, P2P플랫폼을 통해 개인이 만드는 사회가 아닌 대중과 함께 대안을 찾아가는 중이다. 신흥시장에서는 중산층과 젊은 세대의 증가로 급속한 도시화가 진행 중이며 점차 업무 환경과 방식이 변화할 것이다. 보다 진보된 로봇공학과 자동수송 시스템, 인공지능의 발달로 이에 대한 활동도가 커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생명공학 및 유전체학 등 여러 분야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직장선 업무 재교육, 학교는 문·이과 통합교육 해야
 해외 여러 국가에서도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발 맞춰 우리나라도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다보스포럼 보고서는 4차 산업혁명으로 노동시장이 파괴돼 대량실업이 불가피하고 경제적 불평등도 심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각국 정부의 기업이 서둘러 교육과 고용정책을 혁신할 것을 강조한다. 이 보고서는 즉각적으로 시행해야 할 네 가지 방안과 장기적으로 추진해야 할 세 가지 방안이 담겨 있다.
 단기적 방안으로는 첫째, 인적자원 관리 기능의 혁신이다. 기업은 기술 발전에 적응하기 위해 인사 노무 관리 체계를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 둘째, 데이터 분석 기법의 활용이다. 기업과 정부는 기술 발전에 따라 발생하는 대규모 데이터를 분석해 미래 전략을 수립하고 대비해야 한다. 셋째, 다양한 직무 능력의 함양을 위한 부단한 노력이다. 새로운 기술의 출현으로 새로운 직무 능력이 다양하게 요구되면서 전문 인력 양성에 투자를 늘려야 한다. 마지막으로 유연한 조직 체계 구축이다. 기업은 외부 전문가를 활용할 수 있도록 유연한 근로 체계를 만들어야 하며, 산업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기존 인력의 지속적 재교육 및 기업과 대학 간 협력을 통해 유연성 있는 직무 역량 강화 체제를 갖춰야 한다.
 장기적 방안으로는 첫째, 교육 체계의 혁신이다. 다가올 미래에는 여러 직무기술 중에 ‘복합문제 해결 능력’에 대한 요구가 가장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므로 다양한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20세기 교육제도의 유산인 문·이과 분리 교육을 중단해야 한다. 요컨대 인문사회와 과학기술의 융합 교육을 제도화해야 한다. 둘째, 평생교육을 장려해야 한다. 학교에서 배운 것으로 죽을 때까지 먹고살 수 없기 때문이다. 새로운 기술을 지속해서 습득할 수 있는 사회적 장치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기업 간 협조 체제, 연결망 구성이다. 선진국들에 비해 한국은 사물인터넷, 로봇 부문은 경쟁력이 있으나 드론이나 인공지능, 가상현실 분야의 기업 경쟁력 수준은 미약한 수준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복잡한 환경에서 기업은 경쟁보다 공생하는 전략이 생존에 필수불가결하다는 사실을 알고 대처해야 한다.

 4년내 710만개 일자리 사라진다
 세계경제포럼의 예측에 따르면 2020년까지 약 71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약 200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되어 총 510만여 개의 일자리 감소될 전망이다.
 사무행정 및 관리 관련직이 감소 직업군의 약 66%를 차지하며, 제조업과 생산직이 그 뒤를 이었고 건설과 채굴, 예술, 디자인, 엔터테인먼트, 스포츠, 미디어, 법률 관련직 순으로 예상됐다. 
 생겨나는 일자리로는 마케팅과 금융 관련직이 약 26%로 가장 많았으며 그 뒤를 이어 경영과 컴퓨터, 수학 분야, 건축, 공학계열, 영업 관련직 순이었다.
 이를 종합하면 사무행정과 관리, 제조, 생산 관련직 같은 단순 노동이 필요한 직업군은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취업난은 현재보다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인공지능과 로봇기술 발전에 따른 자동화의 직무 대체는 2020년 전후 시작될 것이지만 단순 반복 과업 중심으로 대체될 것이며 중요한 의사결정과 감성에 기초한 직무는 여전히 인간이 맡게 될 것이다. 첨단과학 및 사업 분야에선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사물인터넷에 관련된 전문가 직업이 신흥할 것이고 삶의 질, 복지, 공공안전 분야에선 사이버 포렌식 전문가와 도그워크, 감정노동 상담사와 같이 감정과 개인의 역량이 필요한 직업이 생길 전망이다.
 막연히 일자리의 소멸을 불안해하기보다 앞으로 인공지능과 로봇이 인간을 대신하는 영역이 어디까지인지에 대한 사회적인 합의가 필요할 것 같다. 그리고 자동화에 따른 생산성 향상의 열매를 사회 전체가 어떻게 공유할 것인지에 관한 제도적 장치를 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