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샘추위가 한발 물러가고 봄이 성큼 다가오고 있다. 낭만의 계절 봄에 새로 사귄 친구들과 함께 멀지 않은 춘천과 남이섬으로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춘천에서 소양강 위를 걷고 닭갈비를 먹으며, 남이섬에서 함께 자전거를 타다 보면 어느새 더 가까워져 있을 것이다. 지하철이나 기차로 한 시간 남짓 걸리는 춘천, 남이섬으로 친구들과 함께 당일치기 우정여행을 떠나보자. 들르기 좋은 코스들을 모아 소개한다.

낭만여행, 춘천

소양강을 발밑으로, 소양강 스카이 워크

  춘천은 경춘선이나 ITX-청춘열차를 타고 쉽게 갈 수 있다. 소양강은 춘천역에서 멀지 않은 춘천의 명소다. 춘천역에서 근화초등학교 방향으로 10~15분 정도 걷다 보면 보도 왼편으로 소양강이 나타난다. 소양강을 더 가까이서 감상하기 원한다면 ‘소양강 스카이 워크’를 이용하면 된다. 소양강 스카이 워크는 바닥이 투명해 흐르는 강물을 발밑에서 볼 수 있는 전망대다. 또한 전방이 트여 있는 구조 덕분에 소양강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소양강 스카이 워크는 길이가 170m로, 다른 스카이 워크와 비교했을 때 상당히 긴 편이다. 소양강 스카이 워크를 이용하려면 신발 위에 덧신을 신어야 한다. 투명한 바닥 아래로 흐르는 물을 보고 걸으면 물 위를 걷는 것 같다. 스카이 워크가 끝나는 부분에는 소양강의 전체적인 모습을 감상할 수 있는 원형 전망대가 마련돼 있다. 전망대 정면에는 쏘가리 동강이 있어 이곳에서 기념사진을 남기는 관람객이 많다.
  소양강 스카이 워크 입장료는 2,000원이다. 하지만 그 비용은 2,000원짜리 춘천사랑상품권으로 교환돼 돌아온다. 춘천사랑상품권은 소양강 스카이 워크 내 매점에서 사용할 수 있다. 소양강 스카이 워크의 입장 시간은 3~10월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 30분까지, 11~2월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 소양강 스카이워크 주변에는 강에서 즐길 수 있는 오리배 등의 탈 것이 있다.

춘천의 명물, 50년 역사 닭갈비 골목

  ‘닭갈비하면 춘천, 춘천하면 닭갈비’ 할 정도로 닭갈비는 춘천의 명물이다. 춘천 닭갈비가 유명한 이유는 춘천에 양계장이 많기 때문이다.
  춘천 닭갈비 골목은 50여년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닭갈비는 본래 지금처럼 대중화된 음식이 아니었다. 그러나 작은 식당에서 파는 메뉴에 지나지 않았던 춘천 닭갈비는 저렴한 가격과 푸짐한 양으로 군인들과 학생들에게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두세 곳에 불과했던 닭갈비 식당의 수가 날로 증가하면서 1990년대에 들어서 ‘닭갈비 골목’은 춘천의 명물이 됐다.
  현재 춘천의 대표적인 닭갈비 골목은 ‘명동 닭갈비 골목’이다. 명동 닭갈비 골목에는 숯불에 구워 먹던 숯불 닭갈비부터 대중화된 철판 닭갈비까지 다양한 메뉴가 있다. 50여 년의 역사가 녹아 있는 이 골목에는 30년 이상의 전통을 지키고 있는 가게들이 대부분이다. 때문에 다른 곳에서는 쉽게 따라할 수 없는 각 음식점만의 고유한 맛이 있다. 최근에는 고유한 닭갈비 음식점들이 점차 체인점을 내며 확대되고 있다.
  또한 춘천에서는 매년 닭갈비와 막국수를 위한 축제가 열린다. 올해에는 ‘2017 춘천 막국수 닭갈비 축제’가 8월 춘천 평화 생태 공원에서 열린다. 축제 기간 중에는 ‘100인분 닭갈비 막국수 기네스북 도전’ 등의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행사가 진행된다.

골목마다 숨어 있는 추억, 효자동 벽화마을

  춘천 효자동 벽화마을은 ‘낭만골목 프로젝트’를 통해 효자동 주민과 지역 예술가들이 함께 만들어낸 곳이다. 남춘천역이나 춘천고속버스터미널에서 도보로 15분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효자동 벽화마을은 다른 벽화 마을에 비해 규모가 크지 않아 아기자기하고 조용하다. 벽화와 재활용된 조형물이 어우러져 소박하고 정감이 간다. 골목에는 땅따먹기처럼 어릴 적 추억을 떠오르게 하는 놀이와 ‘천사의 날개’같은 현대적인 포토존이 공존해 있다. 때문에 효자동 벽화마을에는 커플이나 2~3명의 친구들로 구성된 방문객이 많다. ‘효자동’이라는 이름은 조선시대 효자 반희언의 미담에서 생겨났다. 이름과 관련된 유래가 벽화에 그려져 있다.
  또한 벽화마을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담작은 도서관’이 나온다. 담작은 도서관은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지어진 도서관이지만 정크아트 조형물들이 전시된 도서관 정원, 도서관 내 카페 등이 있어 성인들도 이용할 수 있다. 어릴 적 놀이를 보며 추억에 젖고 포토존에서 새로운 기억을 만들고 언덕을 오르며 지친 몸을 담작은 도서관에서 쉬어가는 건 어떨까. 담작은 도서관이 있는 언덕 위에서는 춘천시가 한눈에 보이기 때문에 사진찍기에도 좋다. 카메라를 들고 친구들과 우정사진을 남겨보길 추천한다.

나미나라공화국, 남이섬

육지·강·하늘서 모두 즐긴다, 남이섬 액티비티

  남이섬은 북한강 위에 반달 모양으로 떠 있는 섬으로 1944년 청평댐이 생기면서 만들어졌다.
  남이섬은 TV 드라마 ‘겨울연가’의 촬영지로 유명하다. 남이섬은 조선 세조 때 역적으로 몰려 요절한 남이 장군의 묘가 있어 남이섬이라고 불리게 됐다.
  남이섬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배를 타거나 짚 와이어를 이용하면 된다. 그중에서도 선착장에서 남이섬까지 짚 와이어를 타고 들어가는 ‘남이섬 하늘 길’이 큰 인기를 끈다. ‘남이섬 하늘 길’은 아파트 20층 높이인 80m 상공에서 90초 동안 약 1km를 내려가는 레저 스포츠다. 짚 와이어를 타고 내려가면 북한강과 남이섬 전경이 한눈에 보인다. 남이섬 하늘 길은 예약하거나 현장에서 이용권을 구매해 즐길 수 있다. 가격은 모두 3만8,000원으로 동일하고, 경기도민은 3만5,000원으로 할인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다. 짚 와이어 이용료에는 돌아올 때 타는 배편의 값이 포함돼 있다. 배를 타고 남이섬에 들어가려면 선착장에서 1만원의 왕복 탑승권을 사야 한다. 10~20분 간격으로 운항하지만, 오전 7시 30분부터 오전 9시, 오후 6시부터 오후 8시 40분까지는 30분 간격으로 운항한다. 마지막 배편은 오후 8시 40분이다.

노래와 공예가 있다, 남이섬 문화와 예술

  남이섬에는 문화생활과 예술이 녹아 있다. 남이섬의 문화 공간은 문화와 공연을 중심으로 한 ‘노래마을’과 예술과 공예를 중심으로 한 ‘동화마을’로 구성돼 있다.
  노래마을에는 세계 전통 악기와 야외무대를 갖춘 ‘노래 박물관’이 있다. 노래 박물관에서는 가요전시관, 녹음실 등의 공간이 있어 다양한 대중 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 노래 박물관 지하 1층에 위치한 ‘세계 민족 악기전시관’에는 영화 ‘마지막 황제’, 다큐멘터리 ‘실크로드’의 음악을 작곡한 중국 작곡가 류홍쥔이 기증한 각 나라의 민속 악기가 전시돼 있다.
  또한 남이섬에서는 광대놀이극, 현악 연주회 등 평소에 접하기 어려웠던 다양한 문화 공연이 매주 열린다.
  동화마을에는 공예원, 녹색가게 체험공방 등이 있다. 이곳에서는 남이섬의 공예 작가들이 모여 다양한 작품을 만들고 전시하며 관광객들의 체험을 돕는다. 연인이나 친구와 함께 커플 머그컵, 유리공예 등을 만들 수 있다. 또한 동화마을의 예술 전시 공간으로는 중국의 대표적인 진흙인형예술가이자 유네스코 지정 민간공예대사인 위칭청 선생의 작품을 전시하는 ‘위칭청 행복미술관’이 있다.

이것만 봐도 가슴 뚫린다, 메타세쿼이아길

  남이섬의 명소 중 하나는 바로 메타세쿼이아길이다. 고 수재 민병도 선생이 1965년 모래밖에 없던 남이섬을 사들인 후 나무들을 심기 시작한 것이 남이섬의 시초다. 메타세쿼이아길은 70년대 초 서울대학교 농업대학에서 가져온 묘목을 심은 것으로 시작됐다. 사계절의 변화가 뚜렷하고 웅장한 메타세쿼이아길은 ‘겨울연가’의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이 밖에도 남이섬은 은행나무길, 벚나무길, 자작나무길, 갈대숲길 등 사시사철 다른 모습을 뽐내는 길들로 가득하다. 또한 남이섬에는 타조, 다람쥐, 청설모 등 다양한 동물들이 공생한다. 타조를 제외하고는 모든 동물을 풀어놓고 기르기 때문에 관광객들이 만지거나 먹이를 주는 것이 허용된다.
남이섬에는 20여 개의 공원도 조성돼 있다. 그중에서도 ‘이야기 정원’은 테마가 있는 특별한 정원이다. ‘이슬정원’은 아침 이슬이 가장 먼저 내리는 곳이라는 뜻으로 낡은 원숭이 사육장을 허물어 만든 재활용 정원이다. 버려진 샤워꼭지는 분수대로, 깨진 유리조각은 조명으로, 3,000여 개의 소주병은 담장으로 새롭게 탈바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