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강의는 글로벌인재양성의 초석
국제학부를 개설한 후 올해로 첫 졸업생을 배출한 이화여대의 경우, 졸업생 전원이 취업에 성공했으며 대부분 미국로스쿨, 외국계 컨설팅그룹, 외국계 은행 등 높은 영어실력을 필요로 하는 분야에 진출했다.

 이처럼 ‘전공영어강의’의 결실이 하나 둘 드러나는 가운데 대부분의 대학 졸업생들은 전공관련 영어회화 능력이 많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로인해 자신의 전공에 대한 전문적 이론을 갖추고도 실무영어회화능력이 부족해 업계 현장에서 어려움을 겪는 경우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기업에서는 실무영어회화 능력을 갖춘 인재를 원하고 있다.

이에 발맞춰 대학에서는 다양한 사회문제를 아우르며 기업이 요구하는 실무능력을 갖춘 ‘글로벌 인재’ 양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학교의 경우 상대적으로 미흡한 게 사실이다.

우리학교 영어강의 현황
현재 우리학교는 교양과목인 영어회화와 영어영문학과의 전공과목인 speech를 제외하면 100% 영어로 진행되는 강의가 없는 상태이다.

지난해 소프트웨어대학에서 정보통신부의 지원을 받아 교수 4명을 초빙해 영어강의를 진행한 적은 있지만 학생들의 반응은 아직 냉담했다.

작년 영어진행 전공강좌를 들었던 안재용(인터넷미디어·2) 학우는 “원어민 교수가 수업을 가르친다는 사실에 호기심에 듣게 됐는데, 컴퓨터를 다루는 수업이라서 그런지 의사소통의 횟수가 상대적으로 적어 수업을 듣는데 큰 무리는 없었다”며 “한 가지 불편한 점이 있다면 질문하기가 껄끄러워 학우들이 교수님을 피한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우리학교에서 영어로 진행되는 유일한 과목인 영어회화의 경우 올해 ‘고급영화회화’ 라는 교양과목이 개설됐지만 한 강좌에 불과하고 토익점수로 인원을 선발해 정작 영어실력을 늘려보고자 하는 학우들은 수강의 기회조차 없었다.

문일경(국제어학원) 직원은 “올해 처음으로 개설한 강좌이기 때문에 한 강좌를 만들어 학생들의 반응을 보고자 하였다”며 “강사초빙의 문제와, 시간문제로 인해 모든 학생들에게 강의를 듣게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하다”고 말했다. 이어 문 직원은 “지속적으로 강좌의 수를 늘려갈 계획이다”라고 덧붙였으나 영어강의의 확대는 시급하다.

타대사례

앞서 예로든 이화여대 외에도 경희대, 연세대, 중앙대, 아주대 등 대부분의 대학들이 국제학부를 설치해 글로벌 인재양성에 힘쓰고 있다.

또한 고려대는 현재 30%인 영어강의 비율을 2010년까지 50% 이상으로 확대하기 위해 외국인 기금교수와 신임교수 임용, 전 과목 영어강의 등의 계획을 세우고 있다.

국제학부 개설 외에도 세종대, 경성대, 홍익대 등 대부분의 대학에서는 영어로 진행하는 전공수업을 개설한 상태이다.

한 예로 경성대의 경우 모든 영어영문학과 수업이 영어로 진행될 뿐만 아니라 유아교육기관 운영관리, 정치학 기초영어, 소비자행동 등 다방면의 전공수업들이 영어로 진행되고 있었다.

경희대의 영어강의인 ‘글로벌비지니스의 이론과 실제’를 듣는 조미애(영어학부·4) 학생은 “경영학을 복수 전공으로 하고 있지만 강의를 듣는데 큰 어려움은 없다”며 “영어로 진행되는 수업이 익숙하지 않지만 전체적으로 강의의 70~80%를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 학생은 “질문을 하는 데 있어 ‘하는 사람만’하게 된다”며 영어강의의 문제를 지적했다.

한편, 대부분의 대학의 경우 영어강의는 각 학과에서 회의한 후 교수들의 자발적인 신청서 접수과정을 거쳐 개설된다. 또한 영어강의를 하는 교수에게는 어느 정도의 상여를 한다고 한다.

영어강의의 필요성

그렇다면 영어강의가 단지 전문성을 요하는 일에만 필요한 것일까? 이에 대해 문상식 취업지원실장은 “각 기업들이 면접에서 영어면접·토론을 실시하고 있다”며 “삼성의 경우 올 9월부터 실시할 계획인데, 이는 지원자들의 토익실력 만으로 영어실력을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문 실장은 “전공을 영어수업으로 할 경우 글로벌시대에 맞춘 전문 인력양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외국 업체의 한국 진출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전문영어회화는 필수일 것이다. 이러한 시점에서 일반 기업의 프로젝트 회의나, 프레젠테이션에서의 전문영어회화 사용은 점차 늘어날 것이다.

또한 경영학의 MBA(경영대학원)과정은 영어강의로 이뤄지기 때문에 일반 생활영어회화 및 듣기 실력 이상의 전공영어실력을 요구한다.

또한 경영학, 경제학, 신문방송학 등 대부분의 학문이 서양에서 유래되었기 때문에 좀 더 본질적인 학문탐구를 위해서도 영어강의가 필요하다.

영어강의의 문제점과 방향

영어강의를 진행할 수 있는 교수확보 라는 문제도 있지만 〈표 1〉에서 알 수 있듯이 학생들이 대체적으로 같은 수업일 경우 외국인 교수의 수업을 기피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성공적인 영어강의 도입을 위해서는 영어강의를 진행할 수 있는 인력확보와 학생들의 자발적 참여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 적극적인 학교의 지원과 학생들의 대비가 뒷받침돼야 한다.

이은환(학사관리팀) 주임은 “현재까지 영어 진행 수업이 없었는데, 영어수업이 가능한 교수인원 파악과, 절차, 학생들의 반응, 성적처리문제 등의 어려움 때문이었다”며 “다른 대학들의 시행방법등을 참고하여 내년까지 구체적으로 계획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영어와 전공,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전공영어강의. 우리학교의 경쟁력 향상 뿐만 아니라 학우들의 능력향상을 위해 영어강의도입에 대한 신중하고 조속한 논의가 필요하다.

경희대 전공 영어강의 체험기

전공 영어강의를 듣기 위해 경희대를 찾았다. 내가 듣게될 수업은 경영학과 신건철교수의 ‘글로벌 비즈니스의 이론과 실제’였다.

이른 아침 정문을 지나 왼편에 위치한 청홍관 506호 강의실에 도착했다.

10여 분간의 기다림 끝에 드디어 교수가 강의실로 들어왔는데, 중국에서 온 guest speaker와 함께왔다. 교수가 영어로 guest speaker를 간단한 소개를 하고 마이크를 넘기면서 본격적으로 강의가 시작됐다. 한국인 교수에도 불구하고 한국말은 한마디도 들을 수 없었다.

수업에 임하는 학생들의 태도는 한국어로 진행되는 타 수업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

모두들 영어로 진행이 되어도 별로 개의치 않고 guest speaker와 교수의 말을 이해하는듯 보였다.

중간 중간 guest speaker가 하는 농담에 호응을 보이며 학생 모두들 수업에 집중하고 있었다.

그리고 학생들도 guest speaker에게 영어로 질문을 했으며, guest speaker와 교수도 영어로 답변했다.

그리고 교수가 비록 ‘네이티브 스피커’는 아니었지만 수업 진행에 있어 부족함이 없었다. 학생들 또한 자신들의 영어 실력에 연연해하지 않고 열의를 가지고 수업에 임했다.

비록 경영분야의 전문용어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여 강의내용을 모두 이해 할 수는 없었지만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볼만한 영어강의였다.

 이상원(영문·4)

〈표〉 2005년 본교 소프트웨어대학 전공 영어강의
학  기 과  목 정  원 교  수 1 중급프로그래밍 및 실습      39/40 김용수 38/40 김용수 34/40 Richard L 16/40 Richard L 38/40 정원용 39/40 정원용 27/60 임준식  인공지능 24/60 임준식 18/60 Dianhuiu W 21/40 이철수 리눅스 및 실습 10/40 이철수 39/40    VISWANATHAN 16/40    VISWANATHAN 37/40 고은희     2 프로그래밍 언어 및 실습 37/40   VISWANATHAN 37/40 이상홍 39/40 임준식 38/40 임준식 JAVA 및 실습 33/40 26/40 Lichard L 29/40 이상홍 영상정보 37/40 양영규 7 /40 Dianhui W 39/40 김용수 38/40 이정열 어셈블리어 및 실습 36/40 이정열 30/40 Guo B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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