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드는 두 번 버림받았다.

손동주 (KIN사무국장)

지금은 물론 성공을 해서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지만 그는 혼혈아로서 재외동포로서 정부로부터 사회로부터 두 번 버림받았다. 과연 그가 ‘영웅’이 되지 않았다면 한국인이라 부르는 사람이 있었을까? ‘지구촌동포청년연대’의 손동주 사무국장과 워드를 계기로 혼혈아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한국에서 혼혈인으로 살아가는데 어려운 점이 있다면?

혼혈아와 재외동포들은 이방인으로서 한국은 물론 미국, 일본 등 어디서나 그 사회가 갖고 있는 기본사회체제에 적응하기 어렵다. 이방인으로 취급받는 이들이 적응하고 제자리를 잡으려면 시간이 걸리고 힘들기 마련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인 사회주류와 다르다는 시각과 사고자체를 갖고 있다. 때문에 사회에서 어쩔 수 없는 소수자로 내몰리게 되는 어려운 점이 있다.

왜 이러한 문제가 생기게 된 것인가?

가장 큰 원인은 우리나라가 오래전부터 단일민족을 고집하는 민족주의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또 다른 원인은 유색인종에 대한 차별이다. 이러한 배경은 우리나라 사람은 대부분 서양에 대한 선망이 좀 더 강했다는 것에서 찾을 수 있다.

유색인종에 대한 차별은 미국에서도 존재했던 문제이다. 우리가 미국문화를 받아들이는 중에 가치판단도 하기 전에 사대주의에 휩싸여 무비판적으로 수용해 백인우월의식이 자연스럽게 젖어들게 됐다. 근대화를 위해 서구문화를 받아들이면서 생기게 된 문제이다.

우리나라가 고집하는 민족주의 때문에 생기는 문제인가?

그렇진 않다. 민족주의에 대해 또 다른 정의가 필요하다. 핏줄이 같다고 한민족으로 바라보는 민족주의를 지양하고 민족의 정체성을 가지는 민족주의를 지향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우리 핏줄을 가졌지만 미국에서 태어나서 자란 사람은 스스로 자신의 정체성을 미국인이라고 느끼는 경우가 많다.

혼혈인은 어머니의 정체성, 그리고 아버지의 정체성을 두 가지 다 갖고 있다. 양쪽의 장점은 물론 단점까지 다 갖고 있는 이들은 두 부분에서 우월한 부분이 없다면 우리 민족과 다를 것이 없다.

언론에서 소위 ‘영웅’이 된 혼혈아만을 다루는 것에 대한 문제점?

워드와 같은 ‘영웅’이 된 혼혈아는 사람들의 혼혈아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데 한 몫을 단단히 하고 있다. 워드 방문 전에도 이러한 최근에 이런 인식이 전환되기 시작했는데 다니엘 헤니와 데니스 오 등의 역할이 컸다.

하지만 이들에 대한 관심은 혼혈에 대한 좋은 인식을 심어주는 반면, 잘생긴 서양인 즉 백인혼혈에 대한 선망을 유발시켜 다른 흑인혼혈이나 아시아혼혈에 대해 또 하나의 차별이 일으키는 문제점도 낳았다.

이들로 인해 다른 혼혈인 즉, 유색인종과의 차별은 더 배척당하는 계기였으나 다행히 이번 워드방문을 계기로 특정혼혈아에 대한 관심이 아닌 혼혈아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전환이나 또 다른 방향으로 관심이 촉발되었다.

워드방문 전에 혼혈인에 대한 인식은 어떠했는가?

40~50년 전만해도 혼혈인은 관계없이 ‘튀기’라는 표현 천대 받았었다. ‘다른 사람들에게도 관심을 갖자’라는 인식이 높아지면서부터 TV에서 간간히 사회소외계층이나 소수자들에 대해 다루기 시작했다.

근래에 들어와 인권문제가 대두되면서 소수인권에 대한 인식과 관심이 더욱 나아지고 있다. 일례로 백인혼혈인 윤수일과 흑인혼혈인 인순이에 대한 대접이 달랐었는데 이제는 흑인혼혈이 아닌 그 사람의 노래로써 능력으로써 인정받는 사회분위기가 형성되었다.

이번 워드의 방문으로 달라져야 할 것이 있다면?

이번 일을 계기로 정치권에서는 혼혈인에 대한 법을 제정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문제는 법제로 해결되는 것이 아닌 실질적인 정책이 필요한 문제이다. 생색내기식의 대안은 사실상 무용지물과 다를 바 없다.

국내에 있는 혼혈아들은 교육적인 권리를 못 가지는 경우가 많다. 더욱이 이주노동자의 혼혈아들의 경우 생활을 하는 것에서는 물론 한국국적받기도 어려워 실질적으로 정당한 권리를 누리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혼혈아들이 학교에 가면 ‘왕따’가 많이 발생한다고 한다. 하지만 제대로 된 교육환경만 갖춰진다면 충분히 제도 교육 내에서 소화할 수 있는 문제이다.

또한, ‘똑같은 대우를 하자’가 아닌 ‘우리는 똑같다’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언론에서부터 소외된 사람을 다룰 때 그들을 불쌍한 존재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 또 다른 편견을 낳고 있다. 그들은 도와줘야 할 대상이 아니다. 함께 살아가야 하는 존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