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회 청문회를 통해 대기업의 비리와 뇌물 공여와 같은 사건들이 드러났다. 대기업의 비리, 탈세, 담합, 뇌물수수 등의 의혹과 혐의만 있었던 일들이 사실이 되어 언론에 공개됐다. 이 사건으로 전경련의 해체가 논의되고 기업들은 적잖은 타격을 입었다. 이번 기회에 기업에 대한 법적 규율을 강화해야 된다는 얘기가 대두됐다. 그렇다면 기업의 위기는 우리나라의 순기능으로 작용할 수 있을까.

 우리나라의 경제 체제는 정부, 가계, 기업의 균형이 잘 이루어져야 경제가 발전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은 기업이 경제 위기에 빠져있다. 3개의 축 중에 하나가 주저앉아 있으면 우리나라 경제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물론 기업 스스로 자기가 파둔 무덤에 빠져 위기를 자초했다. 그러나 지금의 우리나라는 현재의 잘못을 보기보다는 미래를 내다보는 노력이 필요한 때이다.

 지금 경제학자들은 우리나라의 경제가 제2의 외환위기를 맞을 가능성이 있다고 심심찮게 이야기하고 있다. 낙관론자들은 1997년 당시의 외환 사정과 지금의 외환 사정이 전혀 다르기 때문에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주장을 하면서 안심해도 좋다는 말을 한다.

 그러나 비관론자들은 지금의 국내 시장이 1997년 외환위기 때와 유사한 상황이며 세계 경제의 불황으로 언제 어려움이 닥칠지 모른다는 주장을 하면서 대비할 것을 말하고 있다.

 외환위기 직전에도 정부는 지나친 낙관주의로 국민들에게 선심 정책을 시행했다. 당시 김영삼 정부는 국민들에게 견문을 넓혀야 한다며 글로벌 정책을 장려하면서 자녀들의 해외유학 및 국민들의 해외여행을 장려하는 정책을 실시했다. 그러나 그런 정책을 시행한 후 얼마 되지 않아 가득 차 있다던 국고는 해외자금이 유출되어 국고가 비어 있다는 소문이 났다. 소문나기가 무섭게 외국의 채권자들이 앞다퉈 채권을 회수하는데 정부는 속수무책이지만 IMF의 구제 금융으로 국가 부도의 위기를 면할 수 있었다.

 지금 우리 경제를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는 학자들은 요즘의 기업 환경이 1997년과 비슷하다고 말하고 있다. 그들이 내세우는 근거는 국내 조선업의 경기 침체와 한진해운을 비롯한 해운업의 부도, 자랑하던 철강업의 부진 등이다. 이런 상황에 대통령의 탄핵으로 5월 조기 대선이 있어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다는 것이다.

 칼로 베이면 상처는 나지만 치료를 할 수 있다. 지금의 실수를 가슴깊이 새기며 기업들이 사회적 책임을 가지고 일을 진행한다면 긍정적으로 나아갈 수 있다.

 정치인들이나 기업인들 그리고 일반 국민들에 이르기까지 더 이상 국가 경제를 위기로 몰아넣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1997년 외환위기를 반면교사 삼아 유비무환의 정신으로 우리 모두 지혜롭게 대처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