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가 차려준 나만의 밥상. 한주가 시작되면 나는 어머니께 한 주 식단을 부탁드린다. 어릴 때부터 야채와 퍽퍽하기만 한 닭 가슴살을 무지 싫어했던 나지만 내 몸을 위해 하루에 한 끼에는 꼭 챙겨먹는 주식이 됐다.

식사 후 학교를 가기 위해 옷장을 열었다. 오늘의 컬러는 ‘블루’, 깔끔한 하늘색 셔츠와 남색 가디건, 잘빠진 청바지와 얼마 전에 인터넷에서 수많은 경쟁자를 물리치고 낙찰받은 구두까지..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은 역시 “GOOD”. 참 스타일의 마무리는 왁스가 아니겠는가? 내가 가장 좋아하는 폴로 향수를 뿌리고 집을 나섰다. 내 몸에 은은히 퍼지는 이 향기가 정말좋다.

등굣길에 내가 좋아하는 노래들로 채운 MP3는 둘도 없는 친구이다. “저 옷 예쁜데… 어디 상표지?” 즐겨 찾는 단골멀티숍에서 찾아봐야겠다. 음악을 흥얼거리다보니 어느새 학교다.

1교시 수업. 전날은 절제했어야 하는데 어제 휴가 나온 동기와 오랜만에 술 한잔 했더니 속도 아프고 비몽사몽이다. 한 때 과에서 에이스를 다투던 동기인데 군대 가더니 피부는 물론 머리스타일까지 말도 아니다.

교수님의 목소리가 자장가로 들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난 절대 쉽게 잠에 들지 않는다. 어렵게 손질한 머린데 망가지면 곤란하니까! 스타일 때문에 잘 순 없지만 덕분에 수업을 듣게 되니까 일석이조의 효과! Thanks God It’s Friday! 신이 주신 금요일! 친구들은 술 한 잔 하자고 유혹했지만 나는 흔들리지 않고 영어학원으로 출발~

진정한 메트로섹슈얼은 외모뿐만 아니라 미래에도 투자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게 나의 철학이다.
영어학원에서 1차 학습을 마친 후, 스터디 그룹에 2차 학습을 하러 간다. 다들 자신의 미래에 투자하느라 여념이 없는 모습. 이 자리에 오면 나 또한 내 미래에 게을러지지 않을 것을 다짐한다.

소문난 미식가인 나. 별 다섯 개짜리로 맛이 정평이 난 음식점에서 저녁을 먹기로 했다. 거하게 먹는 감이 없진 않지만 맛있는 음식이야말로 나의 미각과 시각, 후각을 한 단계 높이는 방법 중 하나이기 때문에 투자하는데 전혀 아깝지 않다.

식사를 마치고 음악과 함께 집으로 향한다. 잠실대교를 거니는 이 시원한 바람이 나쁘지는 않다. 잠실대교 중간에 서서 야경과 상큼한 레모네이드를 맞이한다. “내일은 무슨 옷을 입고 어떤 향수를 뿌리지? 참 이번 토익 시험이 언제 마감이더라.. 등등”많은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