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전자 변형의 정의와 역사
유전자 변형은 살아있는 세포 또는 생물체의 유전물질을 변형시켜 유효한 신물질을 생산하거나 새로운 기능을 수행하도록 하는 현대의 생명공학기술이다. 이 기술로 만들어진 생물을 유전자변형생물(GMO, GM)이라고 한다.
유전자 변형의 역사는 1953년 제임스 왓슨과 프랜시스 크릭이 DNA 구조를 규명하면서 시작된다. 1971년 DNA 특정 염기 부분을 절단 가능하게 되었고, 1973년 DNA의 잘라진 부분을 다른 DNA에 재결합시키면서 유전자 변형이란 단어가 생겨났다.
실제 상품으로서의 최초 GM은 1994년 ‘무르지 않는 토마토’이다. 토마토가 익었을 때 분비되는 폴리갈락투로나아제(PG) 때문에 유통과정 중 토마토가 물러버린다는 것을 알고 PG유전자를 무력화시키는 유전자를 조합해 무르지 않게 만들었다.
이를 시작으로 몬산토사의 제초제 내성 콩, GM 젖소 로지가 개발되었다. 황금 쌀과 GM연어, 카페인을 제거한 커피, 형광 물고기 등 2010년에는 144종의 GM작물의 상업화가 허가된 상태이다.
2015년부터 양, 돼지의 배아에 인간의 장기를 키워오는 유전자 변형 기술이 있다. 인간과 동물의 경계부터 인지능력까지 확실해지지 않은 부작용이 예상되지만 장기 이식부족 문제로 목숨이 위태로운 환자들을 위해 연구를 계속해나가고 있다.
유전자 변형의 이점
유전자 변형의 이점은 기존 생물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생산성 향상과 상품의 품질 강화를 도와준다는 점이다. 쉽게 부패되는 것을 막는 유전자, 특정 영양소를 늘리는 유전자 등으로 기존 생물이 가지고 있었던 문제점을 개선할 수 있다.
또한 사막과 같이 생물이 자라나기가 부적합한 환경에서의 작물 재배가 가능하고 병충해에 강한 식물을 재배할 수 있어 인구 증가에 따른 식량난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인구 증가뿐만 아닌 기후변화에 따라 재배할 수 있는 식량이 바뀌는 것에서 받는 타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유전자 변형 식물이 단순 식량에 쓰이는 것이 아닌 석유자원의 고갈로 인한 대체에너지 중 하나인 바이오에너지와 같이 2차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인간이 겪는 여러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유전자를 생물에 결합해 이를 섭취하면 치료될 수 있도록 하는 시도 또한 이루어지고 있어 GM은 식량을 넘어서 인간의 생활 전반의 질 향상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유전자 변형의 문제점
우리는 유전자 변형을 통해 생물체에 원하는 형질을 마음대로 부여할 수 있게 되었다. 이는 지금까지의 품종 교배 방식이 우연이나 요행에 기대던 것과는 다르다. 그러나 다양한 장점도 많지만 문제점 또한 많다. 우선 유전자 변형 생물의 안전성 여부가 문제될 수 있다. 기업에서는 식품으로 활용되는 유전자 변형 생물들은 다양한 정밀검사와 30여 년에 걸친 연구로 안전성이 입증되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현재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지 않는다 하더라도 긴 시간, 여러 세대를 걸쳐 아무런 문제가 없으리라고 장담할 수 없다.
병충해에 강하도록 설계된 유전자 변형 식물의 경우 농약, 제초제 등의 사용을 크게 감소시켰다. 하지만 강한 내성 탓에 그에 적응한 더 강한 해충과 잡초들이 출현할 가능성이 있다. 제초제가 듣지 않는 ‘슈퍼 잡초’가 그런 경우다.
또한 유전자 변형을 통해 새로 개발된 종자나 생물에 대한 특허를 낼 수 있다는 것이 문제가 된다. 특허는 곧 소유이므로 식량의 무기화가 가능해진다는 이야기다.
GMO식물이 다른 자연 형태의 식물들과 교배되어 예측 불가능한 변종을 낳을 수 있어 생태계 교란의 우려도 있다.
유전자 변형의 미래
유전자 변형이 우리에게 가져다 줄 수 있는 미래는 어떨까?
유전자 변형을 통해 환경 변화에 더 잘 견뎌내는 작물을 개발할 수 있다. 같은 단위의 경작지에서 두세 배의 수확을 얻을 수 있도록 개량된 종자로 인구 증가에 따라 늘어나는 식량 요구량을 채울 수도 있을 것이다. 유전자 변형을 통해 질소를 저장하는 식물이나 미국 밤나무와 같이 탄소를 잘 흡수하는 식물을 개발한다면 지구 온난화를 억제하는 효과를 볼 수도 있다.
유전자 변형이 가진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GMO는 농업구조를 개혁할 수 있으며 환경오염을 완화시킬 수도 있다. 따라서 지구 환경을 지키기 위한 대안이 될 수 있다.
유전자 변형은 사람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의 인간은 인공수정을 통해 태어나기 전부터 다섯 가지 계급으로 분류되고, 운명을 거스르지 못한다. 과거에는 그저 공상과학으로 치부되었지만 유전자 변형 기술을 가진 현재로서는 멀지 않는 미래의 일이 될 수 있다.
키메라 돼지의 경우 이 방법을 통해 인간의 장기뿐만 아니라 뼈와 근육, 혈관까지도 얻을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이 주제에 대해서는 각계각층의 의견과 그에 따른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유전자 변형이 가져다 줄 미래가 모든 인간에게 도움이 되는 멋진 장밋빛 신세계이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