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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혹해진 청소년범죄, 흔들리는 소년법
이한솔 기자  |  gc599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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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0.11  15:4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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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해? (감옥)들어갈 것 같아?” 한 여중생의 SNS 메시지가 대한민국을 흔들었다. 청소년 범죄의 심각성이 극에 달하자 언론을 비롯해 각종 시민사회단체에서 소년범들에 대한 처벌을 강화할 것을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들끓는 여론과 관련해 소년법 개정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주장과 소년원에서 새 삶을 살게 된 미성년자들의 사례가 언론을 통해 소개되고 있다. 소년법 개정이 이슈화 된 배경과 개정에 대한 찬·반 입장 그리고 해외 소년법 대처 사례들을 알아봤다.


‘나이가 가른’ 형량, 소년법은 왜 도마 위에 올랐을까
 소년법은 반사회성이 있는 소년의 환경과 품행을 교정하기 위한 보호처분 등의 조치와 형사처분에 관한 특별조치를 통해 범죄행위를 저지른 미성년자가 건전하게 성장하도록 돕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만 18세 미만의 소년범의 최대 형량은 징역 15년이며 미성년자 유기 및 살인 등의 특정강력범죄의 경우에는 최대 20년형까지 선고 가능하다.
  하지만 최근 성인 범죄를 모방해 날로 흉악해지는 소년 범죄가 늘어나면서 소년법이 의도적인 흉악범죄에 면죄부를 주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러한 여론이 나온 배경에는 최근 6개월 사이에 일어난 두 가지 끔찍한 청소년 범죄 사건이 있었다.
지난 3월 29일 일어난 ‘인천 초등학생 살해사건’은 고등학교를 자퇴한 김모 양이 놀이터에서 놀고 있던 8세 여아를 자신의 집으로 유괴해 살해한 사건이다. 김 양이 시체를 훼손하고 처리하는 과정에서 시체의 일부를 평소 알고 지내던 박모 양에게 검은 봉투에 넣어 전해준 것으로 밝혀졌다. 박 양은 혐의를 부인했으나 전격 구속됐고 김 양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미성년자 약취·유인 후 살인 및 사체손괴·유기 혐의로 기소됐다. 이 사건의 주범인 김 양은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징역 20년이, 성인인 공범 재수생 박 양에게는 무기징역이 선고됐다.
  지난달 1일 부산시에서는 네 명의 중학교 2·3학년 여학생들이 동기 여학생을 집단 폭행하는 사건이 있었다. 그들은 철골자재, 소주병, 벽돌, 쇠파이프, 의자 등을 사용해 1시간 30분 동안 폭행을 가했다. 또한 그들은 입안과 뒷머리의 피부가 찢어져 온몸에 피가 흘러내리는 피해자를 무릎 꿇게 한 뒤 사진을 찍었다. 그 후 그들은 지인들에게 사진과 관련 내용을 자랑하듯 메신저로 보냈고 이에 격분한 지인이 경찰에 신고한 후 페이스북에 이와 관련된 글을 게재했다.
이 사건을 시작으로 언론은 전국 각지의 학교에서 발생했던 집단폭행 사건에 주목했고 여론은 소년법이 미성년자들의 무분별하고 가혹한 범죄를 오히려 보호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을 제기했다.
 

소년법 개정을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
 지난달 3일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방에 ‘소년법 폐지 청원’이 올라온 이후 약 35만 명의 국민이 이에 동의하는 의견을 냈다. 잇달아 대두된 미성년자들의 잔혹한 범죄에 여론에서는 소년법을 폐지하고 좀 더 강력한 처벌을 해야 한다는 입장과 아직 어리고 미성숙한 만큼 반성할 시간을 줄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양측의 입장은 다음과 같다.

 

반대 측 “무조건 감옥에 넣는다고 해결 안 돼”
 청와대는 ‘친절한 청와대’라는 영상을 통해 “법 개정보다는 예방과 교화에 초점을 맞춰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소년법 폐지 요청에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또한 “나이를 낮추는 것보다는 범죄 예방이 중요하다”며 “죄질이 아주 좋지 않다면 중형에 처해야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무조건 감옥에 넣을 게 아니라 보호관찰 등의 방식으로 교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소년법 폐지를 반대하는 자들은 보호처분, 피해자 보호 등의 문제는 의지를 가지고 2~3년 정도 집중해서 노력하면 나아질 것이라는 입장이다. 소년법의 취지는 우발적으로 범죄를 저지른 미성년자들이 사회에 복귀할 수 있는 기회를 다시 한 번 제공하는 것이다. 때문에 미성년자 범죄의 책임을 당사자뿐 아니라 국가, 사회, 보호자 등 다 같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찬성 측 “솜방망이 처벌에 범죄 더 흉악해져”
 소년법 폐지 찬성론자들은 최근의 미성년자 범죄가 우발적인 것이 아닌 계획적 범죄라는 점에 주목한다. 계획적 범죄는 소년법의 취지를 보았을 때 보호대상이 될 수 없으며 현재 미성년자들에게 부과되는 형사처벌은 피해자의 인권보호에 악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에 법령 기준 강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찬성 측은 지난 7월 미성년자도 성인과 똑같이 징역을 선고 받도록 하는 법률개정안이 발의된 만큼 사법부도 ‘솜방망이 처벌’에 대해 신중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현재 미성년자 범죄자의 비율은 10년 전보다 36.4% 늘었고 재범률 또한 증가했다며 4범 이상의 재범률은 2015년 15.2%까지 증가했다고 말한다. 찬성 측은 이를 증거를 통해 가벼운 처벌은 일시적인 반성을 불러올 뿐이라는 입장이다.
 

해외의 소년법, 그들은 어떻게 대응하는가
 해외에서는 청소년들의 범죄에 대해 어떻게 대처하고 있을까. 비교적 최근에 법률을 개정한 일본을 비롯해 미국·중국의 대처법을 알아봤다.
 과거 일본은 미성년자의 경우 원칙적으로 형사처벌 대신 소년원에서 보호갱생 조치를 받도록 했으나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결국 2000년 일본 정부는 형사책임 연령을 16세에서 14세로 낮추고 16세 이상의 미성년자가 살인을 저질렀을 경우 형사재판에 넘긴다는 조항을 신설했다. 형량도 점차 강화돼 2014년에는 최대 15년까지만 선고가 가능했던 유기징역형을 20년까지 늘렸다. 다만 원칙적으로 미성년자가 성인이 사형 선고를 받을 정도의 범죄를 저질렀을 때는 무기징역을, 무기징역을 선고받을 정도의 범죄에 관해선 10~20년의 유기징역을 선고하도록 했다.
 미국의 경우 14세 이상 18세 미만의 미성년자는 소년법의 적용을 받지만 강간이나 살인 등 흉악범죄를 저지를 경우 일반 형사처벌을 받는다. 미국은 과거 살인을 저지른 미성년자에 대해 ‘가석방 없는 무기징역형’을 내릴 만큼 강한 처벌을 내리기도 했다. 미국에서 이 처벌을 선고 받은 소년범만 2500여 명에 달한다.
 중국의 경우 만 14~16세의 미성년자는 엄중한 폭력행위, 고의살인, 마약판매 투약 등 강력범죄에 대해서만 형사처벌을 받고 그 외의 범죄에 관해서는 비교적 가벼운 처벌을 받도록 돼 있다.
최근 중국에서도 미성년자 범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들은 현재 군사훈련 외에 심리지도, 양로원 의무노동, 법률강의 등의 교육을 1주일 받은 후 테스트를 거쳐 통과한 사람만이 학교로 돌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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