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모스, 단풍과 낙엽 등 자연을 흠뻑 느낄 수 있는 가을이 왔다. 무더위가 지나가고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날 경기도 양주를 찾았다. 그곳에는 다채로운 꽃들이 조화를 이뤄 가을의 풍경을 만끽할 수 있는 ‘천일홍 축제’, 식물을 통해 힐링할 수 있는 ‘일영허브랜드’ 등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있다. 현장 속으로 들어가 보자. 경기도 양주는 회기역에서 경의선으로 약 1시간정도 걸린다.

파란 하늘 아래 펼쳐진 붉은빛 바다, 천일홍축제

▲ 관광객들이 황화 코스모스 사이를 거닐며 가을을 즐기고 있다.

▲ 가우리 꽃 곳곳이 포토존이 되어 추억에 남을 사진을 찍고 있다.

‘양주시 천만송이 천일홍 축제’가 지난달 23~24일 양주시 광사동에 있는 나리공원에서 열렸다. 양주시가 주관하는 이번 축제는 다양한 문화공연과 농축산물 직거래 장터, 세계 음식 페스티벌 등의 행사로 구성됐다. 축제 전인 지난달 16일에도 버스킹과 화려한 야경이 연출돼 축제의 열기를 고조시켰다.
  올해 축제는 천만송이 천일홍을 비롯한 계절별 50여 종의 꽃을 12만4708㎡(3만7000평) 부지에서 즐길 수 있는 전국 최대 규모의 꽃 축제였다. 자연 속에 펼쳐진 대단위의 꽃 단지는 관람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다채로운 꽃들이 있는 꽃밭에 들어오기 전 인근에서는 다양한 체험 부스가 운영됐다. 또 천일홍 축제 내에서도 승마체험과 천일홍 모종팔기 등 흥미 있는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했던가. 천일홍 축제 옆쪽에서 간단한 음식들도 판매돼 사람들의 눈뿐만 아니라 입도 즐겁게 해줬다.
  천일홍 축제에서는 황화 코스모스와 천일홍 등 수많은 꽃송이들이 모여 있어 어디에서든 예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일명 ‘바늘꽃’으로 불리는 가우리꽃과 닭볏을 닮아 ‘계관’이라고도 불리는 맨드라미도 어우러져 있었다. 우리나라의 국화 무궁화는 눈에만 담기에 아까울 정도였다. 또 댑싸리꽃과 칸나꽃, 요즘 보기 힘들어진 목화꽃도 있었다. 특히 꽃말을 적은 푯말도 있어 꽃에 대해 알아가는 즐거움을 더했다.
  낮에는 파란하늘과 어우러진 꽃들을 볼 수 있지만 밤에는 멋진 야경아래 전시된 야광조형물로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꽃밭 가운데에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산대놀이인 양주 별산대놀이 조형물도 전시됐다. 천일홍 꽃밭에 전통과 현대가 어울린 유등과 경관조명 등을 설치해 깊어가는 가을밤 풍경을 더욱 아름답게 단장했다. 천일홍 축제는 이틀 동안 열리지만 예쁜 꽃밭은 추석 명절까지 볼 수 있다.

‘심플’에 빠진 화가의 집,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 한 커플이 구름다리 위를 지나 장욱진미술관으로 가고 있다.     ▲ 미술관에 전시된 장욱진 화가의 작품들을 관람하고 있다.

  양주에 간다면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은 꼭 가보길 추천한다. ‘나는 심플하다’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산 장욱진은 한국 근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서양화가다.
장 화가의 작품세계에 나타나는 한국적인 정서와 독특한 표현방식은 전통민화에 등장하는 소재나 기법에서 모티브를 얻어 그안에 독자적인 시각으로 재해석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장욱진의 작품으로는 공기놀이, 독, 소녀 등 70여 종이 있다.
  매표소를 통과하면 근사한 조각상과 나무들이 보이는 조각공원이 나온다. 또한 공원 안으로 흘러드는 석현천과 분수대가 있어 가볍게 나들이하기에도 안성맞춤이다.
조각공원을 지나면 구름다리 건너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이 한 채 있다. 바로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이다. 미술관은 장욱진 화가의 호랑이 그림 ‘호작도’와 집의 개념을 모티브로 지어졌다. 단순해 보이는 외부와 달리 내부의 구조는 독특하다. 공간을 살펴보다가 작품 감상을 잊을 정도로 미술관 내부 공간은 매력적이다. 내부 전시는 까치의 눈, 인간, 자연, 아카이브 영상실, 오브제의 방, 화가의 아틀리에 순으로 이어진다.
  아카이브 영상실에서는 작가의 예술철학과 생애를 살펴볼 수 있는 자료와 영상을 볼 수 있다. 오브제의 방에서는 작가의 유품을 살펴볼 수 있다.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은 보는 위치에 따라 느낌이 다르다. 구름다리 너머에서 구름다리 위에서 만나는 미술관은 각각 느낌이 다르다. 미술관보다는 ‘화가의 집’이라는 말이 더 어울린다.
현재 장 화가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먹그림과 도자기그림 - 선·선·선’을 전시한다. 이번 전시를 통해 장욱진의 ‘線’의 미학과 불교 철학의 ‘禪’사상 그리고 어린아이와 같이 자기 자신에게 솔직하고 순수함을 잃지 않고자 했던 장욱진의 ‘善’한 마음을 한데 감상할 수 있다.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관람할 수 있고 입장료는 5000원이다.

도심 속 지친 그대, ‘일영허브랜드’에서 힐링하자

▲ 자연미와 인공미를 고르게 갖춘 일영허브랜드의 입구가 수레와 하트 허브로 꾸며져 있다.

  양주시 장흥면에 위치한 일영허브랜드는 심신이 안정되는 허브가든과 동화 속을 걷는 듯한 공원이 조성된 넓은 야외를 자랑한다. 자연미와 인공미를 결합한 조경은 일영허브랜드의 또 다른 매력 포인트다.
  겨울에는 불빛축제, 봄에는 꽃축제 등 계절별로 다양한 볼거리를 갖추고 있고 숲을 몸소 느낄 수 있는 숲 체험장과 족욕장 등은 허브향 가득한 다목적 힐링 수목원으로 이용된다. 겨울철 불빛축제 야간 입장을 제외하면 사계절 누구나 무료로 즐길 수 있고 중간에 소규모의 지붕집과 그네로 구성된 포토존도 있어 가족과 연인과 친구와 함께 추억을 쌓기에 부족함이 없다.
  일영허브랜드 안에는 울타리 안에 있는 염소와 철장에 있는 토끼에게 먹이를 줄 수 있는 작은동물원과 이탈리아 정통 수타 피자와 파스타를 맛볼 수 있는 이탈리안 레스토랑 등 다양한 볼거리와 먹거리가 마련돼 있다. 또 허브향이 나는 마늘바게트로 유명한 허브베이커리와 일상 속에서 필요한 허브용품을 구입할 수 있는 허브숍은 관광객들에게 허브를 활용한 또 다른 힐링을 선물한다.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오는 숲 속 오솔길을 걷다보면 시원한 계곡과는 또 다른 청량함을 느끼며 녹음이 우거진 수목원의 전경을 감상할 수 있다. 또 허브랜드 주위에 피어 있는 수많은 허브와 꽃들인 란타나, 그린페트, 라넌큘러스, 로즈마리, 팬지꽃 등은 도심 속에서는 감상할 수 없는 풍경을 선사한다. 개장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이며 동절기는 한 시간 일찍 닫는다.
이렇듯 다양한 방식으로 오감을 자극하는 일영허브랜드는 TV 드라마 ‘마이 프린세스’, ‘아이리스’, ‘온에어’,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 등의 촬영지였다.

 
빛의 세계, 조명박물관

▲ 관람객들이 조명박물관 내부의 빛 상상 공간에서 조명을 온몸으로 받고 있다.

  빛은 인류를 존재하게 한 원동력인 동시에 인류를 위해 존재하는 필수적인 요소다. 인류와 함께 발전해 온 빛. 이와 관련해 빛을 소재로 한 국내 유일의 박물관이 있다. 바로 조명박물관이다. 이곳은 ‘조명역사관’, ‘빛상상공간’, ‘과학이 들려주는 빛 이야기’ 등으로 구성돼 있다.
  ‘조명역사관’은 전통조명관, 근대조명관, 현대조명관, 앤틱조명관으로 이뤄졌다. 전통조명관에서는 옛 등화구를 통해 빛과 관련된 선조들의 지혜로운 생활방식을 이해할 수 있다. 근대조명관에서는 교통기관에서의 조명 장착과 함께 발전한 빛과 18세기 유럽의 조명 발전에 대해 알아볼 수 있다. 현대조명관에서는 백열전구와 전기조명의 역사에 대해 알아볼 수 있다. 앤틱조명관에서는 이국의 다양한 조명문화를 살펴보게 하는 동시에 조명을 통해 또 다른 문화권의 생활양식을 이해할 수 있다. 이처럼 조명역사관은 우리나라 전통 조명기구부터 에디슨의 백열전구 발명 이후 서양 조명기구들까지 다양한 조명기구들이 전시돼 있다. 지금은 한밤에도 낮처럼 주위를 환히 밝힐 수 있지만 전기와 등이 없던 옛날에는 밤을 밝히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때 어둠을 밝히기 위해 우리 조상들이 사용한 지혜를 살펴볼 수 있다.
  ‘빛상상공간’은 미로처럼 구성된 전시장으로 곳곳마다 특정 주제를 가지고 있는 인터랙티브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빛을 이용해 직접 글씨를 쓰거나 천 사이를 유영하는 빛 등을 보면서 재미있는 빛 활용에 대해 알 수 있다. 주위만 밝히던 빛의 쓰임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다.
이외에도 조명박물관에서는 11월 12일까지 김경주 작가의 개인전인 ‘외계정원, unknown garden’을 개최한다. 이 작품은 2017년 필루그 라이트아트 페스티벌 선정작이다. 조명박물관은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관람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