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수명 100세 시대
  1905년 우리나라의 평균수명은 23.5세였다. 그러나 2016년 기준 평균수명은 82.2세로 60세 가까이 늘어났다. 실로 엄청난 수치다. 이러한 변화와 함께 평균수명 100세 시대가 오고 있다.
  한국인터넷진흥원이 펴낸 ‘2045 미래사회@인터넷’ 보고서는 인터넷과 정보통신기술이 바꿔 놓을 2045년의 일상을 전망했다. 2025년 100세 시대를 거쳐 2045년 120세 시대로 가는 데에는 나노로봇 수술, 인공장기, 기억 이식 등 의료 및 정보통신 기술이 핵심적 역할을 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구글은 120세 정도로는 만족하지 못하는 듯 노화의 비밀을 파헤쳐 인간 수명을 500세까지 연장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는 것이 아닐까? 건강하지 않은 상태에서 숨만 오래 붙어있다면 살아 있는 것이 더 고문일 수도 있다. 실리콘밸리를 비롯해 최첨단 의학 연구팀들은 ‘질병 없는 100세 이상 생존’을 목표로 줄기세포, 바이오프린트 장기, 노화 방지 알약 등 새로운 의료기술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유도만능줄기세포 또는 역분화줄기세포는 평균수명의 증대, 곧 건강수명의 증대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술이다. 유도만능줄기세포란 무엇인가?

  유도만능줄기세포
  세포들은 정상 발달 과정을 거치면서 미분화 상태에서 점차적으로 분화되어 기능이 전문화된 상태로 변화한다. 수정란의 세포들은 변화에 있어서 굉장히 유동적인데 이는 그 세포들이 태반과 같은 배아 이외의 구조를 비롯해 모든 종류의 조직들로 분화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다능성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유동성은 유아의 세포 발달 단계가 진행되면서 사라지게 된다.
  우리 몸의 조직은 사용하면서 마모되거나 손상을 입는다. 이를 보충하기 위해 세포분열을 통해 새로운 조직세포가 끊임없이 만들어지는데 사고나 질병 등으로 손상이 심각한 경우에는 조직세포의 세포분열만으로는 완전한 복구가 어렵다. 또한 신경세포, 근육세포 등 재생이 되지 않는 세포들은 손상된 부분을 복구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줄기세포는 이런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다.
  줄기세포는 우리 몸을 구성하는 210여 가지 세포로 분화할 수 있고스스로 복제할 수 있으며 정맥으로 투여됐을 때 손상 부위로 스스로 찾아가는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유도만능줄기세포를 만드는 법은 다음과 같다. 다능성이 없는 성인의 체세포에 역분화를 일으키는 네가지 특정 유전자를 도입한다. 이 세포에서 만들어진 역분화 유도 단백질을 추출해 이를 다시 체세포에 주입하면 배아줄기세포와 같은 다능성을 갖는 줄기세포를 만들 수 있다. 이것을 유도만능줄기세포 또는 역분화줄기세포라고 한다.
  이전에 연구되던 배아줄기세포는 배반포의 내부세포괴(ICM으로 약기 내부세포괴는 배결절이라고도 한다. 영양아층과 내부세포괴의 분리는 16세포기에 시작되며 이때 내부에 있어서 외계에 접하지 않은 세포군이 내부세포괴로 분화한다)에서 추출한 것으로 만능성을 가지고 있어 내배엽, 중배엽, 외배엽 세포로 모두 분화가 가능하다. 이러한 인간 배아줄기세포는 파킨슨병, 척수손상, 당뇨 등의 질병을 치료하는 데에 이용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배아줄기세포는 여성의 난자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윤리적인 문제가 되며 환자의 몸속에 이식했을 때 면역 거부반응이 일어날 수 있다는 한계가 존재한다.
  반면에 유도만능줄기세포는 환자의 체세포를 줄기세포로 전환시키므로 면역 거부 반응이 일어나지 않는다. 또한 수정란에서 발생하고 있는 배아를 파괴해야만 줄기세포를 얻을 수 있는 기존 배아줄기세포 연구의 윤리적인 문제까지 해결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또한 유도만능줄기세포는 파킨슨병이나 제1형 당뇨병과 같은 질병으로 인해 손상된 세포들을 대체할 수 있다. 이러한 특성을 이용해 환자들에게서 체세포를 얻어 유도만능줄기세포를 만들어서 생체 외에서 분화시켜 여러 가지 질병의 경과를 연구해 질병 모델을 얻을 수 있다. 현재 다양한 질병에 걸린 환자들로부터 유도만능줄기세포가 만들어져 연구되고 있으며 이러한 질병 모델들에게서 질환과 관계된 표현형들이 관찰되고 있다.

  앞으로의 방향
  윤리적인 논란 없이 체세포에서 배아줄기세포처럼 만능인 줄기세포를 얻을 수 있어 의료용으로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줄기세포를 찾는 연구는 이제 유도만능줄기세포로 모아지고 있다. 아직 유도만능줄기세포는 암이 발생할 수 있어 임상적용이 어렵고 분화과정에서 조기 노화가 나타나 분화 및 증식능력이 제한된다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끊임없는 연구, 건강하고 오랜 삶을 향한 인간의 염원이 있다면 근시일 내에 유도만능줄기세포를 안전하고 유익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또한 그것이 2045년 이전의 일이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