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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청원 남발…당신은 ‘제대로’ 묻고 있는가
강유정 기자  |  gc599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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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4.03  19: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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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치인이 되지 않고도 나의 의견을 국회에 전달할 수는 없을까. 그 해답은 바로 직접소통, 국민청원이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해 8월 출범 100일을 맞아 ‘국민이 물으면 정부가 답한다’는 모토로 청와대 홈페이지에 국민청원 코너를 개설했다. 30일 동안 20만 명 이상의 국민들이 추천한 국정 현안과 관련된 청원에 대해서는 정부 및 청와대 관계자가 답을 해준다.

  우리는 국민청원을 통해 정책 변화를 이끌었다. 판문점 북한군 귀순사건 이후 북한 병사를 치료하던 이국종 교수가 권역외상센터의 열악함을 호소했고 이것이 권역외상센터 지원 확대 청원으로 이어졌다. 결국 보건복지부장관이 직접 국민청원에 답하며 야간 닥터헬기 운영과 외과 수련의를 중증외상센터에 근무하도록 하는 지원 내용을 발표했다. 국민들이 누구나 쉽게 의견을 낼 수 있게 된 긍정적인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이외에도 게시판에 ‘소년법 폐지’, ‘낙태죄 폐지’ 등 전 국민적으로 관심 있는 사안이 올라오고 있다. 하지만 초기에 비해 최근 청원 형태를 보면 세세한 정책과 불만까지 청와대를 통해 해결하려 한다. 수학 시험에서 계산기 사용 허가를 비롯해 최근에는 인기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 폐지 반대 등 국정 현안과 관련 없는 글은 물론 욕설과 비방 글까지 올라오고 있다. 이러한 행태는 마치 SNS에서 익명으로 말을 대신 전해주는 페이스북의 대학교 대나무숲을 연상케 한다. 뿐만 아니라 데이트 비용을 지불해 달라는 등 터무니없는 글들이 난무하면서 주목받아야 할 의미 있는 청원이 묻혀버리고 있다.

  또한 중복 서명도 문제다. 한 포털 사이트 카페 게시판에는 다른 계정을 인증하면 서명이 여러 번 가능하다는 글이 올라왔다. 이 글에 ‘나는 벌써 n번이나 참여했다’는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이런 글이 올라와 청원의 신뢰도를 떨어지게 만들고 있다.

  청와대는 우리에게 최고 권력기관으로 인식되면서 다가가기 힘든 영역이었으나 국민청원 코너가 개설되면서 ‘소통의 장’의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국민청원 제재가 필요하다는 의견부터 코너를 폐지하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제재가 필요하다는 말에 어느 정도 동의를 하며 대신 무분별한 청원과 중복 서명을 막을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전에 청원자들은 사익이 아닌 공익을 위한 초심을 가져야 한다. 국민청원을 통해 우리는 ‘제대로’ 묻고 있는지 되돌아볼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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