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마음이 든다. 하지만 멀리 가기엔 걸리는 시간도, 드는 비용도 만만찮다. 그렇다면 다채로운 즐거움으로 가득 찬 가까운 서울지하철 1호선을 탐방해보는 것은 어떨까. 도심 속 자연을 즐기고 다양한 음식뿐만 아니라 역사와 예술을 즐길 수 있는 서울지하철 1호선을 타고 하루를 보내보자.

서울의 랜드마크, 서울남산공원

  남영역 1번 출구에서 버스를 타고 20분 정도 더 가면 남산공원에 도착한다. 서울남산공원은 서울의 자연과 문화경관을 한눈에 즐길 수 있어 문화복합공간 역할을 한다.
  남산공원을 둘러싼 서울 성곽을 따라 걷다 보면 봉수대가 나온다. 봉수는 근대적 통신수단이 발달되기 전까지 국가적 통신수단으로 사용됐다. 변방에서 긴급한 사태가 발생한 경우 그 사실을 가까운 관아와 해당 지역에 신속하게 알려 빨리 대처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다. 조선 태조 이성계는 1394년에 620여 개소의 봉수대를 전국에 설치했으며 모두 남산을 최종 목적지로 편제시켰다.
  정상에 도착하면 남산서울타워가 우뚝 솟아있다. 남산서울타워는 2005년 타워층을 N서울타워로 개칭하며 개·보수해 문화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엘리베이터로 전망대에 이르면 서울 전역은 물론 동쪽으로는 양평 용문산, 서쪽으로는 인천 앞바다, 남쪽으로는 남한산성, 북쪽으로는 멀리 개성 송악산까지의 전경을 볼 수 있다. 전망대는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1시까지 개방한다.

위태로울 때 몸을 던진 그분…안중근 의사 기념관

  남산에서 내려오다 보면 왼편으로 샛길이 있다. 그 길을 따라가다 보면 안중근 의사 기념관이 나온다. 안중근 의사의 좌우명인 ‘견리사의 견위수명(이로움을 보았을 때 정의를 생각하고 위태로움을 당했을 때는 목숨을 바쳐라)’이라는 문구가 새겨진 비석을 보며 길을 따라오면  입구를 볼 수 있다.

  안중근 의사 기념관은 제1전시실, 제2전시실, 제3전시실, 기획전시실, 체험전시실, 총 5개의 전시실로 구성돼 있다. 전시실에는 안중근 의사가 동의단지회를 결성할 때 맹세의 뜻으로 약지 끝마디를 잘라 손도장을 찍은 서약서가 전시돼 있다. 또 안중근 의사는 훈격이 가장 높은 대한민국장을 받았다.

  기념관의 입장료는 무료이며 하절기(3~10월)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동절기(11~2월)에는 오후 5시까지 관람이 가능하고 입장 가능시간은 관람 가능시간 1시간 전까지다.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날 당일, 추석 당일은 휴관이다.

철마는 달리고 싶다… 100년 역사 간직, 문화역 서울 284

  서울역 2번 출구로 나오면 구서울역인 ‘문화역 서울 284’가 보인다. ‘문화역 서울 284’라는 명칭은 구 서울역의 사적번호인 284에서 탄생했다.

  실외에서 구서울역을 바라봤을 때 웅장한 돔과 서양식 아치가 눈에 띈다. 이 건축물은 우리 민족이 강제 동원된 아픈 역사가 담겨 있다.

  정문 앞 바닥에는 한국철도 100년을 기념하는 동판이 있다. 화려한 정문을 열고 들어가면 12개의 석재 기둥과 돔으로 구성된 중앙홀이 있다. 중앙홀 우측에는 매표소, 좌측에는 물품보관소가 자리 잡고 있다. 그리고 3등 대합실, 1·2등 대합실과 부인대합실, 귀빈실, 역장실 등이 있다. 여행장병안내소(TMO)가 있던 곳에는 카페로 미군장병안내소(RTO)가 있던 곳은 문화공간으로 바뀌었다. 2층으로 올라가면 이발소였던 공간은 복원전시실로 꾸며졌다.

  관람료는 무료로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운영되며 매달 마지막 수요일은 오후 9시까지 연장 운영한다.

덕수궁 돌담길에 시민 힐링 1번지, 서울시립미술관

  서울시청역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서울시립미술관이 위치해 있다. 서울시립미술관에 들어가기에 앞서 덕수궁 돌담길 주변의 나무와 정동 전망대 입구에서 평창 동계올림픽 마스코트가 반긴다.

  서울시립미술관의 야외조각전시에는 다양한 작품이 전시돼 있다. 배현경의 ‘삼미신’은 예술의 근원적인 가치인 ‘미(美)’의 개념을 동양과 서양,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는 보편적인 가치인 ‘진, 선, 미’를 주제로 세 명의 아름다운 여인들을 형상화한 작품이다. 붉은색의 강렬함이 돋보이는 최정화의 ‘장미빛 인생’은 플라스틱을 재료화해 꽃을 거대하게 제작한 것으로 일상적인 재료를 사용해 친근하고 즐거운 작품세계를 선보인다. 4월에는 ‘씨실과 남실의 만남’과 ‘신소장품전’ 프로그램이 진행될 예정이다.

  서울시립미술관은 입장료가 무료이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며 화~금요일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주말 및 공휴일은 오후 7시까지 운영한다. 아쉽게도 4월 16일까지는 내부시설 보수 공사로 휴관이다.

시장과 옷에 서민의 애환 깃든, 동묘 벼룩시장

  동묘앞역 3번 출구에서 나와 동묘공원 쪽으로 걷다 보면 동묘 벼룩시장이 나온다. 동묘 벼룩시장의 역사는 조선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단종의 비 정순왕후가 궁궐에서 쫓겨나 생활이 곤궁해지자 이곳에 여인들이 채소를 파는 시장을 만들어 정순왕후를 도왔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1980년대 말 중고품을 파는 만물상들이 몇몇 모여들어 상권을 형성하면서 오늘날 큰 규모의 벼룩시장으로 성장했다. 동묘 벼룩시장은 의류, 신발, 지갑부터 시계나 전자제품, 고서, 영화포스터, 수입과자에 이르기까지 온갖 물건들을 망라하고 있다. 가장 인기 있는 품목은 중고의류다. 그 중 모피나 가죽, 청재킷 등은 1만 원대이다.

  동묘 벼룩시장은 주중엔 오후 2시부터, 주말은 오전 10시부터 일몰 전까지 장이 서며 매달 둘째·넷째 주 화요일은 휴일이다. 주로 주말에 많은 물건들이 들어온다. 가벼운 주머니로 옷 구매를 망설이고 있다면 동묘 벼룩시장에 가 보자.

서울 도심 속 이색 전통문화체험, 서울풍물시장

  신설동역 10번 출구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에 서울풍물시장이 자리잡고 있다. 1950년대 초 형성된 서울풍물시장은 다양한 골동품과 먹거리를 판매할 뿐만 아니라 전통문화체험관, 건강체험관 등의 다채로운 체험 기회를 제공한다.

  1층에는 크게 식당가, 생활 잡화, 의류, 공예골동품으로 나눠져 있다. 특히 후문에 위치한 전통문화체험관에선 닥종이 인형 만들기, 한자액자 만들기 등의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2층에는 건강체험관, 청춘1번가 등이 있다. 건강체험관에서는 인바디를 이용해 체형분석과 혈압을 잴 수 있다. 청춘1번가는 1960~1970년대 서울 상점가 거리를 재현한 테마존이다.

  청춘사진관에서는 옛날 교복도 체험해볼 수 있다. 청춘1번가에 전시된 물건들은 모두 풍물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상품들이다.

  서울풍물시장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식당가는 오후 10시까지 운영한다. 매달 둘째·넷째 화요일에 휴장한다. 아날로그 감성을 느끼고 싶다면 서울 풍물시장에 가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