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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티즌 농락한 드루킹… ‘매크로’로 댓글 여론 조작
박예은 기자  |  gc599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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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5.22  16: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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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기사에 달린 정부 비방 댓글에 인위적으로 추천 수를 늘려 여론을 조작한 일당이 붙잡혔다.주범은 인터넷상에서 ‘드루킹’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한 김 씨. 김 씨가 인위적으로 추천 수를 늘리기 위해 사용한 댓글 조작 프로그램은 무엇인지 그리고 이러한 사건이 다시 일어나지 않기 위해 어떤 법안이 필요한지 살펴보자.
 
   
 
사건의 발단은
  지난 1월 17일 포털사이트 네이버에는 정부가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남북 공동입장과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에 합의했다는 기사가 올라왔다. 이 기사엔 정부 결정을 비방하는 댓글이 4만 개가 넘는 추천을 받아 맨 위에 노출됐다. SBS는 이 댓글의 추천 수가 조작됐다는 의혹을 제기했고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조사 결과 댓글 추천 수가 48세 김모 씨 등 3명에 의해 조작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이 614개의 아이디를 동원한 뒤 자동화 프로그램으로 특정 댓글의 추천 수를 집중적으로 늘렸다. 짧은 시간에 많은 추천을 받은 댓글은 상단에 노출되면서 추천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특히 조작을 주도한 사람은 ‘드루킹’이라는 아이디를 사용한 파워 블로거였다.
 
작년 대통령 선거전부터 활동 의혹
  댓글 조작을 했던 ‘드루킹’은 느릅나무 출판사의 공동 대표인 김 씨였다. 네이버 등에서 본명을 드러내지 않고 ‘드루킹’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했다. 철저하게 익명으로 활동해 인터넷상에서는 신분이 드러나지 않았다. 네이버의 시사·인문 경제 부문에서 2009년, 2010년 2년 연속 파워 블로거로 선정됐다. 이 사이트의 누적방문자 수는 980만여 명에 달한다. 2012년 대선 때는 안철수 후보가 이명박(MB) 전 대통령과 깊이 연관돼 있다는 ‘안철수 MB 아바타’설을 주장했다. 2016년 12월 초에는 ‘탄핵이 부결되면 박근혜는 망명갈 것이며 탈주의 공범은 MB이다’라는 주제의 글을 블로그에 올리기도 했다. 그는 2014년부터 네이버 공개카페에서 회원들을 모집했다. 주식의결권을 확보해 소액주주가 되고 이후 재벌 오너를 교체하기 위한 프로젝트 준비를 목표로 만들어진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이다. 경공모는 네이버 카페에 회원신청을 하면 선별적으로 승인해 주는 폐쇄적 카페다. 회원은 2000여 명에 달한다고 한다. 지난 1월 댓글 조작 사건에 동원된 아이디(ID)도 이 카페 회원들의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김 씨는 경기도 파주에 설립한 느릅나무 출판사를 만들었다. 이 출판사는 8년간 책을 한 권도 출판하지 않은 유령 출판사로 사실상 드루킹 일당의 댓글 조작 아지트 역할을 해왔다. 인근 출판사 직원들의 증언에 의하면 느릅나무 출판사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출판업에 대해 무지했고 저녁 9시 이후에도 20~30명씩 노트북이나 태블릿PC를 들고 모여 있었다고 한다.
  주변 사람들은 느릅나무 출판사가 혹시 보이스피싱 조직인지 의구심을 가졌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경찰은 이들이 ‘산채’라고 부른 비밀회합장소가 이들의 오프라인 사무실이라고 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유명 정치인이나 경제인을 초청해 강연도 했다고 한다. 댓글 조작도 이곳에서 이뤄졌다. 김 씨는 댓글 조작 프로그램을 구해 실제로 되는지 시험 삼아 해봤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댓글 조작에 사용된 ‘매크로’
  여론조작은 댓글을 쓰는 행위에 의해 가짜 여론을 만들어 내거나 SNS에서 ‘좋아요’를 눌러 특정 기사를 띄우는 두 가지 방식이 있을 수 있다.
  매크로는 주로 사용하는 여러 개의 명령어를 묶어서 하나의 키 입력 동작으로 만든 것이다. 드루킹 사건에서 매크로가 수천 개 아이디로 자동 접속해 미리 입력한 방법대로 실행했다. 동일한 댓글을 계속 달거나 특정 댓글에 공감이나 비공감을 누르는 동작을 매크로가 대신해 화두에 올랐다. 네이버 댓글은 공감에서 비공감을 뺀 순공감 순으로 댓글이 나열되기에 우선 노출되는 댓글을 조작할 수 있었다. 물론 사용자가 최신 순이나 공감 비율 순으로 선택하면 바꿀 수는 있다.
  드루킹 측은 매크로 프로그램이 웹 페이지에서 텍스트 입력과 버튼 클릭을 자동인지 후 실행하게 했다. 인터넷 웹 페이지 대부분이 구조적 문서를 만드는 프로그래밍 언어인 HTML(설명쓰기)로 이뤄졌기 때문에 가능하다. 댓글 조작이 일어난 네이버 댓글창도 HTML 기반이다. 네이버 뉴스 댓글 입력란과 입력버튼도 정해진 특정 값을 가지는 것이다. 브라우저에 탑재된 개발자 도구(F12)를 실행하면 해당 값을 확인할 수 있다. 확보된 네이버 계정으로 로그인한 뒤 원하는 주소로 이동해 댓글 작성, 공감이나 비공감 클릭 등에 매크로를 작동시키면 된다.
  ‘킹크랩’은 매크로 기능, 네이버 자동 로그인 및 로그아웃 기능 유동 아이피 기능 등이 있는 전용 프로그램으로 매크로 업그레이드 버전이라고 할 수 있다. 드루킹 일당은 아마존웹서비스(AWS)에서 임대한 서버 내에 킹크랩을 구축한 것으로 밝혀졌다.
 
정치권 ‘포털 개혁 법안’ 봇물
  국회는 댓글 조작 방지를 위해서 법안을 검토하고 있다. 네이버 등 포털이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을 사실상 키웠다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국회에서 ‘포털 개혁 법안’들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야권에서는 포털 사이트 안에서 기사를 보여주고 댓글을 달 수 있게 하는 현행 ‘인링크(inlink)’ 방식을 폐지하고 해당 기사를 쓴 언론사 사이트로 이동해 댓글을 다는 ‘아웃링크(outlink)’ 방식이 핵심적으로 논의된다.
  이와 관련해 아웃링크 방식을 강제하는 일명 ‘아웃링크법(신문법 개정안)’ 도입을 의무화하고 기사 검색 순위 조작을 금지하는 ‘댓글 조작 방지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또한 매크로 등 소프트웨어를 악용한 여론 조작을 방치할 경우 포털 사업자도 3000만 원 이하 과태료를 물려 처벌하는 일명 ‘포털책임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도 발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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