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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잊어주세요… 사이버 공간서 ‘잊힐 권리’ 있다
이재선·신현우 기자  |  gc599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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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0.09  22: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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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연예인 이 모 씨가 각종 포털 사이트에서 자신의 프로필을 삭제해 화제가 됐다. 은퇴를 선언했던 그녀가 포털 사이트에서 프로필을 완전히 삭제함으로써 대중들로부터 완전히 잊히기를 선택한 것이다. 개인이 원하지 않는 인터넷 기록을 지워주는 직업인 디지털 장의사처럼 이색 직업이 생겨날 만큼 사람들은 인터넷상에서 지우고 싶은 과거가 있다. 개인의 권리로 존중받아야 하는 잊힐 권리에 대해 알아보자.

   
 

사이버공간 확대와 안보
  인터넷의 상용과 디지털 환경의 발전으로 인해 우리는 보다 윤택한 삶을 살고 있다. 텔레비전과 인터넷의 보급으로 누구나 쉽게 정보에 접근할 수 있게 됐으며 전 세계 사람들과 시간과 공간에 제약받지 않고 소통할 수 있다. 정보의 홍수라고 불리는 빅데이터로 인해 인터넷은 더욱 광범위하게 발전하고 있다.
  개인을 둘러싼 사회 환경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정보기술이 급속하게 발달해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현실에 대한 정보를 얻고자 하는 욕구가 강해졌다. 자연스럽게 알 권리는 새로운 인권의 문제로 자리 잡았다. 알 권리는 개인이 정치적·사회적 현실에 대한 정보를 자유롭게 알 수 있는 권리 또는 이러한 정보에 대해 접근할 수 있는 권리이다. 오늘날 개인 정보를 비롯해 각종 정보는 데이터베이스화해 보관돼 있어 누구든지 인터넷 검색을 통해 원하는 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다. 한 번 생산된 정보의 유통과 유효기간이 거의 무한대이다. 누구나 쉽게 언제든지 과거의 정보에 접근하고 이를 재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인터넷의 급속한 성장으로 인해 사이버공간에서 많은 문제점이 발생한다. 개인정보가 의도치 않게 유출돼 사생활 침해를 받을 수 있고 익명성에 기대어 타인의 명예를 훼손시킬 수 있다. 또한 자신이 원치 않은 정보가 사이버공간에서 빠르고 광범위하게 퍼질 수 있다.


개인의 프라이버시, 잊힐 권리
  잊힐 권리는 인터넷에서 생성·저장·유통되는 개인의 사진이나 성향 등 관련된 정보에 대해 소유권을 강화하고 이에 대해 유통기한을 정하거나 이를 삭제, 수정, 영구적인 파기를 요청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2010년 스페인의 한 변호사에 의해 잊힐 권리가 처음 입법화 됐다. 변호사는 본인의 과거 채무 내역과 재산 강제매각 부분이 해결됐음에도 관련 기사가 구글에서 계속 검색되고 있다며 스페인 감독기관인 정보보호위원회에 구글과 신문사를 제소했다. 구글과 신문사 측은 기사 내용이 사실이고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며 삭제 요청을 거부했으나 2014년 5월 유럽 사법재판소가 구글에 관련 링크를 삭제하라고 최종 판결을 내렸다. 이 사건은 ‘잊힐 권리’를 처음으로 인정한 사건으로 기록되고 있다.


잊힐 권리를 보장하려는 제도
  많은 관심을 받았던 스페인 변호사의 잊힐 권리를 처음으로 인정받았던 사건 이후 국내에서도 관련 법 제정에 힘을 쏟기 시작했다. 방송통신위원회에서는 2016년 ‘자기 게시물 접근배제요청권 가이드라인’을 공개했다.
  자기 게시물 접근배제요청권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인터넷 이용자는 본인이 작성한 글이나 사진·동영상 등 게시물을 다른 사람이 볼 수 없도록 게시판 관리자에게 요청할 수 있다. 작성자가 이미 사망했을 때는 생전에 본인이 지정한 특정인이나 유족 등이 권리를 주장할 수 있다.
  이후 게시판 관리자의 접근이 허용된 후 검색목록에서도 지워지기를 추가로 원한다면 검색서비스 사업자에게도 삭제 요청을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사업자가 접근배제 조치를 하면 이용자에게 다시 알려주는 구성이다.


유럽의 잊힐 권리, GDPR
  개인정보보호 규정(General Data Protection Regulation)의 준말인 GDPR은 유럽 의회에서 유럽 시민들의 개인정보 보호를 강화하기 위해 만든 통합 규정이다. GDPR의 주요 항목 중 삭제 요청 권리는 잊힐 권리를 초안으로 한 권리이다.
  세계적인 기업이나 단체 등은 GDPR 정책을 채택해 시행해야 하고 개인정보 처리활동을 기록해야 한다. GDPR을 잘 준수하면 세계적인 기업들은 데이터관리정책 등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정보보안을 재검토해 고객 및 소비자와의 신뢰를 더욱 견고히 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이기도 하다.

   
 

당신의 과거를 지워드립니다, 디지털 장의사
  디지털 장의사란 세상을 떠난 사람들이 생전에 인터넷에 남긴 흔적을 삭제해주는 온라인 상조회사로 온라인 인생을 지워주는 일을 한다. 대표적인 온라인 상조회사인 미국의 라이프인슈어드닷컴은 300달러를 내고 회원이 사망하면 디지털 유언장을 확인한 후 회원의 온라인 흔적을 지우는 작업에 들어간다. 페이스북 등 SNS에 올려둔 사진을 삭제하는 것은 물론 회원이 다른 사람의 페이지에 남긴 댓글까지도 일일이 찾아 지워준다.
  라이프인슈어드닷컴은 오프라인 상조회사와 연계해 회원을 늘리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현재 라이프인슈어드닷컴은 현재 securesafe.com으로 도메인을 변경해 운영 중이다. 디지털 장의사는 라이프인슈어드닷컴 이외에도 계정 삭제 사이트인 웹2.0 자살 기계 등 여러 사이트가 있다.
세계적으로 디지털 장의사는 속속 등장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한국은 디지털 장의사가 주목받고 있는 환경은 아니다. 온라인에서의 잊힐 권리가 현실로 다가오는 데는 복잡한 문제들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법에 따르면 정보통신망법이나 개인정보보호법은 개인이 온라인상의 자기 정보를 통제하고 삭제할 수 있는 모든 권한을 인정하고 있지만 당사자가 죽으면 누구도 권리를 행사할 수 없다. 심지어 온라인 흔적을 지우고자 하는 이들의 사후를 처리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제대로 된 법조차 없는 상황이다.
  한편 디지털 장의사에 대한 좋은 여론으로 인해 최근 들어 국내에서도 디지털 장의사와 관련된 사업체들이 속속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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