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필요한 절차 없애 소비자 편익 증진을

  최근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아마존과 차량 공유 기업 우버가 온라인 약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서비스는 ‘안전’이 중요해진 시기에 효율적인 전달 역할을 하게 됐다. 해외 곳곳에서 온라인 약 판매·배달 서비스를 도입하자 한국에서도 이 서비스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전자상거래 환경은 꾸준히 발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여전히 약 배달을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의 편리함 확대를 위해 불필요한 절차를 생략한 온라인 약 판매 서비스는 시행돼야 한다.
  약사법 제50조에서는 ‘약국개설자 및 의약품판매업자는 그 약국 또는 점포 이외의 장소에서 의약품을 판매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한다. 우리나라는 의약품이 변질될 우려와 복약지도를 이유로 약국 외 장소에서 의약품 판매를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로 약 3개월간 ‘30분내 약배달 서비스’를 허용해 약 5천 건의 서비스가 이용됐지만 그중 사고는 단 한 건도 없었다. 게다가 도서·산간 지역에는 의약품을 구비해놓은 약국이 많지 않아 처방전이 있어도 처방을 못 받을 수도 있는 것이 현실이다. 약국에서만 약을 구매할 수 있도록 규제하면서 약국에서조차 약을 구할 수 없다는 것은 모순이다.
  또한 온라인 약 판매 서비스는 소비자의 이익을 보장해 준다는 장점이 있다. 비슷한 효능·성분의 약값은 판매자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1999년 이전까지는 약에도 표준소매가가 있어 모든 약국에서 약값이 같았다. 이후 판매자 가격 표시제도를 시행하며 약값은 두 배씩 차이가 나기 시작했다. 이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 비싸게 팔리는 약을 해외 직구로 구하는 경우도 많아졌다. 온라인 약 판매 서비스는 거품 가격을 뺀 약값을 소비자에게 제공해 도움이 된다. 더 이상 소비자들은 비싼 약값 때문에 치료를 포기하거나 해외 직구로 약을 구입할 필요가 없게 된다.
  물론 약국에서 약을 수령하면 약사에게 직접 복약지도를 받는 등의 이점도 있다. 하지만 약국에 직접 방문하는 소비자의 어려움도 돌아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지금은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사람 간 접촉을 최소화해야 할 때다. 단계적으로 온라인 약 판매 서비스를 도입해 해당 서비스가 가진 문제를 보완하면 된다. 무엇보다 여러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만큼 합의점을 찾아갈 수 있도록 소비자와 약국업계 등이 함께 노력해야 한다.

오남용 사례 우려··· 온라인 약국 금지해야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아마존이 지난해 11월 온라인 의약품 판매 서비스 ‘아마존 파머시(Amazon Pharmacy)’를 도입했다. 아마존 파머시를 통해 소비자가 온라인으로 처방전을 보내면 의약품을 집으로 배송해준다. 이 서비스로 미국의 의약품 시장에 큰 변화가 예상되며 우리나라에서도 온라인 의약품 판매 도입 여부가 화두에 올랐다. 하지만 의약품 오남용 등 수반할 여러 문제점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
  우리나라는 모든 의약품의 온라인 거래가 금지돼있다. 약사법 제50조에는 ‘약국·점포 이외의 장소에서 의약품을 판매해서는 아니 된다’고 명시돼있고 이는 의약품의 오남용을 막기 위한 법률이다. 의약품의 온라인 판매가 허가되면 소비자의 약물 과다복용·오남용·부정의약품 유통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자가 치료 목적의 해외 직구 의약품 수입을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9월 한국소비자원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로 유통된 전문의약품 30개 중 8개 제품이 국내에서 전문약품에 해당하지만 별도의 처방전 없이 통관될 수 있었다. 이처럼 관련 기준·제재가 없는 상황에서 온라인 약국을 도입하는 것은 일부 소비자들에게 이를 악용할 기회를 주는 것이다.
  약사의 복약 지도에 관한 문제도 우려된다. 처방과 배달이 온라인으로 진행될 경우 복약 방법과 부작용에 대한 주의사항을 약사에게 직접 들을 수 없다. 단순한 감기약일지라도 의약품은 전문 약사의 지도가 필요하다. 온라인으로 의약품 판매가 이루어지면 약사의 직접적인 복약 지도가 힘들고 이에 따른 피해는 소비자의 몫이다.
  또한 온라인 의약품 판매가 약국에 미칠 영향도 생각해야 한다. 온라인 약국이 시행되면 기존의 약국 업무는 축소될 것이고 업무가 전문 배달업체로 이동해 많은 약국이 경영난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의약품 공급 체계와 의약 분업 기반의 의료보험 체제가 붕괴될 우려가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이 일상이 되고 정부도 비대면 진료를 추진하고 있다. 물론 온라인 의약품 판매 서비스를 통해 편리성과 코로나19 확산 예방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이로 인한 여러 문제점을 고려해 도입에 신중해야 한다. 당장의 편의를 위해 온라인 약국을 도입하기보다는 명확한 통관 기준을 세우고 의약품의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등의 사전 준비가 우선시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