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나 수업 중에 수시로 모바일 메신저를 확인한다. 책 한 권을 처음부터 끝까지 진득하게 읽기 힘들다. 자신의 이야기 같다는 생각이 든다면 당신도 ‘산만 중독(Distraction addiction)’일 수 있다. 산만 중독의 증상과 원인, 극복 방안을 알아보자.

산만 중독, 기억력 · 학습효과 저하 초래
  산만 중독은 눈앞의 일에 집중하지 못하고 반복적으로 주의를 다른 데로 돌리는 습관을 일컫는다. 쉽게 지루함을 느끼고 꾸준히 흥미로운 자극을 찾는다면 산만 중독일 가능성이 있다. 산만 중독은 마약 중독이나 알코올 중독 같은 임상적 의미의 중독은 아니지만, 그만큼 강박적으로 일어나는 특성을 강조하기 위해 일부 학자들이 사용하는 용어다.
  산만 중독은 집중력과 기억력 등에 악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방치하면 안 된다. 최근 10년간 연구에서는 미디어 멀티태스킹이 주의력·기억력·독해·암산·문제해결 능력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뇌가 발달 중인 어린이나 청소년에게는 산만 중독 증상이 더욱 안 좋을 수 있다. 미국의사협회 소아과학 저널에 실린 ‘미디어 멀티태스킹과 인지, 심리, 신경, 학습의 차이’ 연구에 따르면 미디어 멀티태스킹은 유아와 청소년의 기억력과 학습효과를 떨어뜨리고 충동성을 증가시켰다.

멀티 태스킹이 산만 중독의 주원인
  집중력을 떨어뜨리는 비효율적 스위치 태스킹은 산만 중독의 원인이다. 집중해야 할 때 중간중간 스마트폰이 끼어들어 주의를 분산시키고 산만하게 한면서 뇌의 인지 처리 효율을 떨어뜨린다. 스마트폰 안에서도 앱과 앱 사이를 이동하며 주의 분산이 일어난다. 특히 노트북, 스마트폰, 태블릿PC, TV 등의 여러 미디어 기기를 동시에 사용하는 습관은 산만 중독을 유발한다.
  클리포드 나스 심리학·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연구팀은 멀티태스킹을 하는 것이 뇌의 인지 활동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알아봤다. 실험 참가자의 작업 전환 능력과 전환 시 이전에 했던 작업의 정보 기억해 내는 능력을 측정했다. 그 결과 습관적으로 멀티태스킹을 하는 그룹이 두 능력 모두 떨어졌고 멀티태스킹을 하지 않는 그룹은 효율적으로 주의를 할당해 일을 빠르게 처리했다. 연구팀은 여러 일을 동시에 하는 멀티태스커들은 무엇이 더 중요하고 덜 중요한지 뽑아내는 데 큰 어려움을 겪는 반면, 멀티 태스킹을 하지 않는 실험 참가자들은 집중해 일을 끝냈다고 분석했다.

산만 중독의 극복 방법… 틈만 나면 스마트폰 보기 참아야
  일정 시간 기기 사용을 중단하는 행위는 산만 중독 해결의 완전한 방법이 아니다. 일정 시간에만 스마트폰 사용을 금한다고 나머지 시간에 자제력이 생기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산만 중독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시간 여유가 생길 때마다 뚜렷한 목적 없이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싶은 유혹을 참아야 한다. ‘디지털 미니멀리즘’의 저자인 칼 뉴포트는 일정 조율이나 위치 검색 등 스마트폰을 꼭 써야만 하는 상황을 정해두고 디지털 기기를 사용할 것을 권한다. 칼 뉴포트가 제안한 산만 중독 극복 방안은 ▲메신저 답장은 한꺼번에 처리하기 ▲집중에 방해되는 특정 사이트나 앱 차단 프로그램 사용하기 ▲단순 오락거리 콘텐츠를 생성하는 SNS 계정 팔로우 끊기 등이 있다. 약해진 집중력을 강화하는 훈련 또한 필요하다. 집중할 때는 정해진 일 외에 다른 일은 하지 말아야 한다. 집중할 일과 다른 일을 동시에 하는 것은 스위치를 껐다 켰다 하는 비효율적인 스위치 태스킹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뉴포트 저자는 “이 전략은 무료함을 느끼고 새로운 자극에 대한 욕구가 생길 때 견디는 힘을 기른다”며 “욕구에 저항하는 훈련은 많이 하면 할수록 쉬워진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