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여름이면 온가족이 모여 수박 한 입 베어 물며 기다렸던 납량특집드라마 ‘전설의 고향’- 이젠 더 이상 지상파방송에선 볼 수 없다. 어렸을 때부터 전설의 고향을 보고 자란 부모님 세대를 위로하기 위해서인지, ‘이런 이야기도 있었다’라고 넋두리라도 하는 것인지 동명의 영화가 준비 중 이긴 하다.

점점 우리 주변에서 우리나라 귀신들은 찾아보기가 힘들다. 서구화 되가는 입맛따라 귀신을 좋아하는 타입도 서구화 되가는 것일까?

밀려드는 해외 영화속에 뱀파이어, 좀비, 악령이 씌인 인형 등 외국귀신들은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반면 우리영화에선 어떤가?

학생시절 억울하게 죽어 매년 졸업앨범마다 나온다는 여고생귀신 말고는 딱히 떠오르지 않는다. 수많은 게임속에서도 마찬가지.

핵가족도 모자라 미혼가정이 늘어가는 이 시대에 할머니 할아버지한테 옛날 얘기, 귀신 얘기를 듣기란 무척 어려운 일이다.

그렇다고 귀신이야기를 교과서에서 배울 수도 없는 일 아닌가? 도대체 우리나라 귀신들은 다 어디가버린 것일까?

모두 이승에서의 한을 풀고 승천한 것일까? 우리나라 국민들의 무관심에 숨어버린 것일까? 아니면 밀려드는 외국귀신의 등살에 기를 펴지 못하는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