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강신청, 끝나지 않은 문제

2학기가 시작됐다. 보이지 않는 나와 너와의 치열한 싸움인 수강신청. 그 끝에서는 학우들의 희비가 교차한다. 새 학기 순조로운 출발을 하지 못한 여러 학우들이 수강신청에 대한 문제를 제기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일부 학과에서는 자신의 전공과목임에도 불구하고 타과의 신청 때문에 자신의 전공을 듣지 못하는 일이 빈번하다. 피해를 입는 학과는 경영학과, 신문방송학과 등의 인기학과들이다.

복수전공이나 부전공자들이 많은 학과일수록 소속 학우들의 피해가 크다. 특히 경영학과의 경우 모든 전공 개설 과목에서 이런 문제가 발생해 학우들의 문제는 더욱 심하다.

이창건(경영학과) 조교는 “수강신청기간에는 15과목 모두가 여분 없이 만원사례를 이루며, 정정기간에야 교수(광고론, 컴퓨터와 정보, 경영학사례연구 등)가 경영학과가 아닌 타과 학생들을 되돌려 보냈다”고 말했다. 또한 “심한경우엔 수강생 중 타과 학생이 절반이 넘는 경우도 있다”며 우리학교 수강신청의 심각성을 전했다.

이미래(신방·2) 학우 역시 “타과 학생들의 신청으로 인해 전공수업신청을 놓쳤다가 조교실을 통해 정원을 늘려 수업을 신청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수강신청의 해결책을 찾아

우리학교는 4·3·2·1학년의 순서로 수강신청이 이뤄지고 있다. 대다수의 학교들도 유사한 형태로 수강신청을 받기 때문에 우리대학 말고도 많은 대학들이 이 같은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연세대는 3월 초 수강변경 기간에 학생이 대거 몰린 과목의 수강 정원을 늘렸고, 서강대의 경우 경영학과 개설 과목은 경영학 전공자만 수강신청 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또한 일부 학교에서는 취업과 직결된 경영학과 개설 과목의 수강 자격을 제한하고 있다.

학우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전공과목 수강신청 문제점에 대해 ‘개설강좌를 늘리자’라는 의견이 31%를 차지했다.

여러 학우들이 말한 개설강의 확대의 의견에 대해 나도빈(학사관리팀) 직원은 “학과에서 개설강좌 확대를 요청한다면 최대한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수강을 원하는 학우들의 수는 많은 반면 강의를 하는 교수들은 부족한 실정이다. 현실상 그에 맞는 여건을 갖추기는 쉽지 않다. 대부분 학과에서는 단순한 인원증설을 통해 학우들을 수용하고 있다.

하지만 수업을 들을 수 있다고 해서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이미래 학우는 “수업의 인원수가 증가하다보니 수업분위기와 강의의 질이 떨어지는 것 같다”며 “전공학생들에게 먼저 수강신청의 기회를 주고 여분을 타과학생들에게 줬으면 한다”라는 의견을 밝혔다. 실제로 29%의 학생들이 ‘전공학생을 우선으로 수강신청을 받아야한다’고 답했다.

전공학생의 보호VS수강신청의 자유

우리학교와 같은 문제를 겪은 충북대는 기존수강신청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4·3·2·1학년의 순서로 수강신청을 하기 전에 전공과목을 우선 신청하는 제도를 이번학기에 처음 도입했다.

충북대 관계자에 따르면 “처음 시행하는 제도인 만큼 문제점도 많았고 복수전공 혹은 타과지만 수업을 듣고 싶어하는 학생들이 많아 어려움을 겪었다”며 “다음번에도 시행하게 될지는 아직 미정”이라는 의견을 밝혀 근본적인 문제점인 ‘전공학생의 보호’와 ‘수강신청의 자유’를 보장할 수는 없는 듯 보인다.

나도빈(학사관리팀) 직원도 “전공 학생들을 보호하는 측면과 수강신청의 자유의 문제에서는 양자택일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의견수렴과 검토로피해학우 줄여야

실제 전공학생들을 보호와 수강신청의 자유의 두 관계에서 하나를 선택하기 어렵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양측의 적절한 의견수렴과 지속적인 검토로 피해학우를 차츰 줄여가야 할 것이다.

예를 들면 ‘모의수강신청’을 통한 ‘과목의 수요를 측정’하고 수요가 많은 강의에 한해 교양수업을 신설하거나 분반운영 등의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신문방송학과 전공수업인 ‘영화론’의 경우 ‘영화의 이해’라는 교양수업으로 만나볼 수 있다.

물론 어떠한 방안도 두 관계를 만족시키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학교는 학우들의 다양한 의견수렴 및 검토로 통해 피해학우가 줄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학교의 여건에 맞는 효율적인 수업체계가 나오기를 기대한다.

과목 팝니다!?1학점?당 만원! ‘○○과목 삼만원에 팝니다!’ 얼마전 신문에 실린 보도기사의 제목이다. 2학기 개강을 치룬 대학가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다. 2학기 수강신청 변경기간 자신이 원하는 과목을 못 들은 학생들 사이에서는 자신이 원하는 강의의 ‘수강권’을 사고파는 일이 성행하고 있다. 서울 소재 대학에 따르면 일부 학생들은 자신이 수강할 마음이 없는 인기 과목을 일단 신청한 뒤 수강신청 변경기간에 돈을 받고 다른 학생에게 수강권을 넘긴다는 것! 수강권을 파는 학생은 ‘장사’가 끝나면 경쟁이 치열하지 않은 전공과목이나 교수 재량으로 전산상 수강신청 없이도 등록이 가능한 과목을 신청한다고 한다. 1분 1초의 대란을 넘어 전쟁이 돼버린 ‘인터넷 수강신청’은 경쟁이 치열해지다보니 학생들도 갖가지 묘안을 창출하고 있는 것이다. 과목을 ‘매매’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우리학교에서도 이런 현상이 나타나지 않을까?’라는 질문에 나도빈(학사관리팀) 직원은 “우리학교 시스템은 모든 강의를 열어 수강신청을 받는 것이 아니라 학년별 몇 퍼센트의 과목을 열어놓기 열기 때문에 우리학교에서는 이런 일이 일어날 가능성은 적다”며 “우리학교 안에서는 이런 비윤리적인 행위를 하는 학우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