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의 입맛은 참 까다롭다.

한 가지 음식을 먹으면 한 가지 맛이 나는 것이 당연한 것인데 그에 만족하지 못한다. 두 가지 맛, 세 가지 맛이 나도록 새로운 요리를 만든다.

욕심 많은 사람들이 이번엔 디지로그라는 것을 만들어냈다. 디지로그란 디지털과 아날로그를 결합시킨 신조어이다.

한동안 새롭고 다양한 기능을 갖춘 디지털제품들을 사용하다보니 다시 옛날에 쓰던 물건들에 대한 향수병이 생기는 것일까? 주 기능은 디지털인데 약간씩 아날로그냄새를 풍기는 제품들이 제법 나오고 있다.

디지털카메라인데 촬영할 때마다 필름감기동작을 해야 하는 카메라, 컴퓨터통신에 사용되지만 손으로 쓴 것 같은 글자모양, 아카펠라의 화음을 거의 완벽하게 재현하는 휴대전화 등이 그 예라 할 수 있다.

비록 아날로그가 디지털에 비해 성능은 떨어지지만 디지털이 아날로그제품을 사용하던 사람들의 아련한 추억까지 채워줄 수는 없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