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문화에 새롭게 등장한 실버타운
 올해 통계청은 65세 이상 노인이 480만명이 넘고 전체 인구의 10%에 이를 것으로 통계청은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보다 노인인구가 22만명 이상 늘어난 셈이다.

 노인인구가 증가한 만큼 정부에서는 실버정책에 맞춰 복지시설을 늘려가고 있고 노인들은 자식에게 의존하기 보다는 스스로의 독립된 생활을 추구하고 있다. 또한 맞벌이 부부증가 등으로 전통적인 가족제도가 무너져 노인을 모시고자 하는 전통도 사라지고 있다.

이렇게 변화하는 노후문화에 새롭게 등장한 한 것이 실버타운이다.  실버타운은 각종 문화시설과 쇼핑시설의 인접도를 고려하고 독립적인 주거시설과 병원, 문화시설, 요양원, 치매센터 등을 노인들의 삶에 맞춘 곳이다.

 급속한 고령화가 미래사회의 화두가 된 요즘 품위 있는 노후를 설계하는 노년층 가운데는 편의시설이 잘 갖춰진 도심형 실버주택 입주를 계획하는 비중이 크게 늘고 있다.

 이는 사회적으로 고령자부양문제가 가족보다는 외부에 의존하려는 경향이 강하고 경제력 있는 노인계층의 증가가 그 원인이다. 또한 노인들이 살림에 대한 부담 없이 자식눈치 보지 않고 친구들과 어울려 각종 취미활동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또 하나의 이유다.

노인 특성 고려한 주거환경과 건강관리···노인들의 천국
 “좋은 친구를 만나 식사하며 유익한 대화를 나눈다고 행복해 하세요. 부인과 사별하고 적잖이 외로움을 타셨는데... 여기 들어와서 친구들과 지내시며 외로움을 채우셨죠” 

 이 곳에서 장인어른 장돈건(93·남(가명)) 을 모시는 장윤삼(63·남) 씨의 이야기다. 장씨는 “외국에서 일을 해 6개월에 한 번 한국에 온다”며 “자주 뵙지 못해 실버타운에 모시게 됐다”고 말했다.

 이 곳 실버타운엔 총 00명이 거주하며 비슷한 연령의 사람들이 어울리며 새 인생을 즐긴다. 또한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통해 체계적으로 건강을 돌보며 단지 내 공원을 조성해 친환경적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CCTV 관제 시스템으로 안전점검과 외부인의 출입을 엄격히 통제한다.

“함께 취미생활도 하고 말벗도 많고.. 이 곳에선 외로움과 허전함도 말끔히 사라지지”
 실버타운에 입주한 회원들은 이곳 생활에 대부분 만족감을 나타냈다. 노인들의 신체적 특성을 배려한 주거 환경과 세심한 건강 관리, 각종 여가 선용 프로그램 운영방침과 친절한 직원, 가족 같은 이웃이 있기 때문이다. 

화려한 노후생활에 감쳐진 외로움
“김영규 어르신~ 이제 들어오세요?” 노인을 반기는 직원의 목소리다.

실버타운에 들어서면 관리직원은 노인들의 이름을 확인하며 친절하게 안부를 묻는다. 노인들은 자유롭게 건물 안팎을 돌아다니며 자신만의 생활을 가진다. 로비엔 가족들과의 만남이 이루어지고 음료를 마실 수 있는 곳이 마련돼 있다.

지하에 들어서면 여럿의 할머니들은 포켓볼을 치고 할아버지들은 바둑과 장기를 두고 있다. 커뮤니티홀에선 건강을 위해 스트레칭 강좌가 이뤄지며 교양을 쌓기 위한 어르신을 위해 서예와 수묵화배움터도 마련돼 있다.

 김영규(89·남) 씨는 “2003년 9월에 여기에 들어왔는데 직원들도 친절하고 친구도 몇 사귀고, 자식들도 일주일에 한번 씩 찾아오고,,, 살기 편한 곳이야”라며 타운 속 생활을 말했다.

아내를 잃고 이 곳에 들어왔다는 김씨는 “다만 친구들과 있다가 잠자리에 들 때면 그렇게 외로울 수가 없어”라며 마음 속 외로움을 표현했다.

“자식과 함께 살면 좋지~”
 실버타운에서 만난 노인들은 모두 실버타운 속 다양한 문화공간과 편리한 생활에 만족했지만 ‘자식과 함께 살 수 없는 현실’에서 이 곳을 찾았다는 공통점을 가졌다.

김우련(81·여(가명)) 씨는 “자식과 살고픈 마음은 있지만 자식들 모두 일을 하느라 바쁘다”며 “서로에게 불편한 마음을 느끼기 싫어 이 곳에서 지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시대엔 부모님을 모시는게 당연했는데, 요즘 사람들은 희생정신이 부족하다”며 “이 곳에 사는 것이 친구들과 어울릴 수 있고 맘도 편하다”고 덧붙였다.

 부양기능의 외부화로 요즘 노인층은 가족과 떨어져 실버산업과의 삶을 산다. 화려한 시설 속 외로운 마음을 느끼는 부모마음을 자녀들도 알고 있을까? 의료시설과 서비스시설들은 노인들의 공허함까지 채워주진 못한다. 진정한 효는 고급 서비스시설과 휴양시설이 아닌 ‘자식들과의 삶’이다.

<기자 돋보기>실버타운 속 나의모습 "이봐~이봐 그렇게 치는게 아니라 요렇게 치는거야." "이 사람이, 그런 건 나도 알고있어! 이번엔 내 차례야" 당구대 앞에서 들리는 할머니들의 목소리다.  실버타운 속 어르신들의 모습은 유쾌해 보였다. 당구를 즐기는 할머니의 모습도 인상깊었고 고급스런 시설 속 노인들의 모습은 그들을 더욱 지적이게 보이게 했다. 친구들과 어울리고 담소를 나누는 그들을 보며 이곳에서의 나의 미래를 꿈꾸기도 했다.  하지만 행복해 보이는 어르신들을 인터뷰하면서 그들의 외로움과 아픔을 발견했다. 어두운 밤이 되면 홀로 잠을 청해야 하는 할아버지와 자식과 살고픈 맘은 있지만 바쁜 일로 고생하는 자식을 위해 타운에 홀로 머무는 어르신을 보면 이 곳 생활이 행복하지만은 않다는 것을 느꼈다.  인터뷰를 하며 요즘 우리들의 모습을 떠올렸다. 요즘 학생들은 자신의 꿈에 대해 열변을 토하지만 자신을 낳아준 부모를 위해선 선뜻 나서지 못한다. 자신의 일이 우선이며 자신의 학업이 먼저다. 사회가 변하면서 충과 효를 중시하던 사상도 변해 버렸다. 자식은 ‘부모’보다 ‘일’을 중시하며 부모는 ‘자신의 삶’보단 ‘자식의 미러를 걱정한다. 자식 때문에 자신을 희생하는 부모님, 부모님의 희생적 사랑은 변하지 않았지만 그런 부모님을 대접하는 자식의 태도는 변해버렸다.  실버타운 속의 노인들의 모습은 남의 일이 아니라고 본다. 부모님의 미래모습이 될 수 있으며 자신의 미래가 될 수 있다. 자식들을 위해 자식들과의 삶을 피하는 부모의 입장을 한번쯤은 생각해 보며 자신의 미래를 설계해 봤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