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로 촉촉해진 기술관 앞 운동장. 운동장 단상에는 13개의 돼지머리가 하늘을 향해 활짝 웃고 있는, 보기 힘든 모습이 연출됐다.

바로 우리학교 총학생회와 그 외 단과대학, 학생자치기구의 출범식 모습. 비록 많은 학우가 참여하지는 못했지만 시작을 알리는 모습이 활기차 보인다. 그 현장으로 가보자.

며칠간 내린 봄비로 맑지만은 않은 날씨 속에서 2007년 경원대학교 통합출범식이 지난달 27일 기술관 앞 운동장에서 진행됐다.

출범식 시작 전 각 단대와 학생자치기구는 각 조직을 상징하는 기를 들고 운동장에 입장했는데, 출범식의 ‘무재해’를 기원하듯 인문대학에서 ‘무재해’ 깃발을 들고 들어와 많은 학우들의 이목을 끌었다.

출범식의 시작을 알리는 풍물패의 풍악소리. 힘찬 꽹과리 소리가 하늘의 구름을 저만치 걷어내는 듯 운동장 가득히 울린다.

이길여 총장과 최승헌 수석부총장, 이우종 부총장 등 내빈과 총학생회 임원들의 등장으로 통합출범식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훨친한 키의 윤주빈 총학생회장은 “요 며칠 계속 비가 내려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우리가 출범식을 하는 걸 알았는지 때마침 비가 그쳤네요”라며 운동장에 모인 학우들에게 인사를 건냈다.
이후 각 단대 학생회장들의 인사가 끝나고 이길여 총장의 축사가 이어졌다. 개교 이래 처음 열리는 통합출범식의 대한 기대를 엿볼 수 있었다.

다시 윤주빈 총학생회장의 인사. 재치 넘치는 총학생회장의 인사에 출범식에 참가한 모두가 즐거운 모습이다.

이어지는 출범식고사. 행여 바람에 불이 꺼질까 조심스럽게 초에 불을 붙인다. 축문낭독이 시작되고 참석한 모든 이들은 축문의 내용에 귀를 쫑긋 세운다.

총학생회는 완전한 통합을 이루는 과정이 순탄하게 진행되길 기원했고 각 단대회장과 자치기구 대표들도 각 조직의 소망을 밝혔다.

특히 경상대학에서는 “올해는 경상대인들이 술만 좋아하지 말고 도표, 그래프와도 친해지길 바란다”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축문낭독을 마치고 듬직한 13명의 각 학생자치기구 대표들이 웃고 있는 돼지 머리에 절을 하고 돼지 얼굴 곳곳에 정성스럽게 돈을 꽂는다. 지켜보는 학우들은 누가 얼마나 돈을 꽂는지 궁금한 듯 지켜본다.

그리고 반가운 손님, 경원전문대 총학생회가 방문을 했다.

두 학생회의 대표는 통합 경원대학교가 출범한 만큼 우리학교와 전문대 학우들도 서로 마음을 열고 하나가 되자며 꽃다발을 주고 받았다.

고사가 거의 끝나갈 즈음, 총학생회장은 축문에 불을 붙이고 혹여 다 타지 못한 축문종이가 땅에 떨어질까 필사적으로 불붙은 축문을 하늘을 향해 쳐낸다.

1부 행사의 피날레는 각 학생자치기구 대표들의 사발식. 돼지머리보다 큰 양동이에 막걸리를 한가득 붓고 각 대표들이 돌려마신다.

처음에는 막걸리 가득한 양동이에 대추만 넣더니 김아리 총여학생회장순서에는 돼지머리를 넣으려 해 한바탕 소동이 일기도 했다.

마지막 주자인 윤 총학생회장에게는  양동이를 엎어 막걸리 안에 있던 대추, 사과, 나물들이 떨어져 모두가 놀라며 즐거워했다. 날이 날인만큼 총학생회장은 막걸리 세례에도 그저 크게 웃으며 즐거워한다.

이어지는 2부 행사는 ‘막걸리 빨리 마시기’, ‘커플들의 체력테스트’, ‘커플댄스’등으로 진행됐다. 모두가 재밌었지만 체력테스트에서 한 커플의 남학우가 사회자에게 자기 파트너가 무겁다며 들어보라고 내밀어 큰 웃음을 자아냈다.

올 한해 안녕을 기원하며 진행된 통합출범식. 처음 열린 통합출범식이라 많은 학생들이 참가하지 못해 아쉬웠지만 모인 이들 다함께 크게 웃으며 즐긴 ‘작은 축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