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를 쓰는 것이 매번 하는 일인데도 무언가에 쫓기고 간신히 해나가는 것 같아 힘들었다.
이번호는 몸이 아파서 이틀간을 학교에 못나오고 전공 레슨까지 못하게 될 정도로 목소리는 엉망이 되어 어느 때보다 힘든 상황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친 몸을 이끌고 ‘사라져가는 오락실’을 취재하기 위해 여기저기 돌아다니게 되었다.
시대가 바뀌어 오락실을 찾기는 힘들었고, 찾은 후에도 몇 번의 거절이 이어졌다. 계속되는 취재요청 끝에 안양 시내에 위치한 어느 오락실에서 협조를 얻을 수 있었다.
오락실 주인과 인터뷰를 하는 동안 오락실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오락하는 사람들의 모습과 어렸을 때 하던 게임들을 보니 왠지 기분이 차분해졌다. 나 또한 직접 오락을 해보니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한 착각을 느꼈다.
오락에 열중하다 보니 어느새 몸도 마음도 씻은 듯이 나은 것 같았다.
취재가 끝나고 ‘몸도 마음도 아픈 건 마음먹기 나름’이란 생각을 다시 한 번 하게 됐다. 아프다는 핑계로 힘들다고만 투덜거렸던 모습을 생각해보니 부끄러웠다.
어떤 정보를 학우들에게 알려야하는 중요한 사명을 갖고 있으면서 울상 같은 얼굴이나 억지스런 태도는 분명 신문의 질로 나타난다.
이것을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기사의 질은 한층 나아질 것이다.
‘내가 선택한 나만의 일’이라는 책임감을 가지고 순간순간 긍정적인 선택을 한다면, 기사는 이미 질적으로 훌륭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앞으로 기자생활 또한 순탄할 것이다.
‘해우소’에서 내가 겪고 있는 상황들만 하소연하는 것 같아 부끄럽지만 이 글을 읽은 많은 학우들에 대한 선서라고 생각한다.
이번 404호는 취재에 대한 열의 보다 기자로서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고 취재에 임해야 하는지 깨닫게 된 기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