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눈을 바쁘게 만들며 우리의 눈의 볼거리를 만들어주는 오락.
시끄러운 사운드, 많은 인파 속에서 즐겁게 오락을 해본 기억이 있다.
어떻게 보면 좋든 나쁘든 학창시절의 작은 추억을 남겨준 오락실, 지금 우리의 추억들이 사라져간다..오락실은 왜 사라져 가는가..?

★ 오락실로 GO!! GO!!

“뾰룡?! 뾰롱?!” 익숙한 이 소리를 따라, 오락실을 찾기 위해 이곳저곳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처음엔 오랜만에 가보는 추억의 장소라 그런지 기대감에 부풀어 오락실을 찾아 나서기 시작했다. 하지만 오락실이라고 보이는 곳은 모두 ‘성인오락실’. 우리가 찾는 동전냄새 가득한 오락실은 찾기 어려웠다.

2시간을 헤매다 평촌 ‘먹자골목’에 위치한 오락실을 발견했다. 유일하게 번듯하게 남아있는 오락실. 취재 요청을 주인아저씨에게 부탁을 했지만 몇 번이고 안 된다고 거절을 당했다. 힘들게 찾은 곳인데 허무했다.

장소를 바꿔 안양 시내를 찾아갔다. 안양 시내 한복판에 제법 큰 오락실 하나가 있었다. 귀에 익은 기계음과 함께 한눈에 들어오는 오락실 ‘스타트랙’.

그곳으로 들어갔다. 그동안 ‘빛바랜 추억’으로 사라져가던 조이스틱이 달린 게임기가 있었다. 많은 사람의 손때가 탄 조이스틱을 보니 가슴마저 뭉클해지는 것 같다.

★ 아직도 사랑받는 게임들

시내 한복판이라 그런지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게임을 하고 있었다. 어린이, 군인, 연인들 등 남녀노소 구분 없이 모두가 즐겁게 게임을 즐기고 있다. 그 중 제일 먼저 눈길을 사로잡은 게임은 ‘철권’, ‘킹오브 시리즈’. 내가 조종하는 대로 공격하는 캐릭터를 고르기 위해 고민했던 7~8년 전 우리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한편 예전부터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게임들은 지금도 계속 업데이트 돼 나오고 있었다. ‘철권’이나 ‘킹오브 시리즈’는 남성들에게 인기 종목이라면, ‘버블보블’이나 ‘테트리스’는 여성들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어 ‘스타트랙’ 오락실에 굳건히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그밖에도 ‘던전 앤 드래곤즈‘이나 ’1945‘ 등의 게임도 남아 있었다.

★ 사라져가는 오락실

왜 오락실이 사라져가는가? PC방이나 풀스방 등 컴퓨터 게임은 오락실을 사라지게 한 가장 큰 이유이다. 이제는 누구나 집에 컴퓨터 하나씩은 가지고 있고 오락실에 가지 않고도 게임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안양시에 유일하게 남아있는 ‘스타트랙’ 오락실은 99년도 8월에 설립돼 지금까지 운영을 하고 있다. 이기하(스타트랙 매니저 28)씨는 ‘스타트랙’ 오락실도 얼마 가지 않아 문을 닫을 것이라고 했다.

그 이유에는 오락실이 많이 사라지면서 오락기 관련 부품상가도 거의 사라진 상태이고, 기존에 있는 오락기계가 고장 나면 부품 사기도 힘들고 부품 값은 예전에 비해 2~3배 이상으로 올라 경제적으로도 적자라고 한다.

아마 머지않아 오락실은 흔적조차 없어지지 않을까하는 이야기도 조심스레 말했다. 몇 년 전부터인가 갑자기 사람들이 줄어들기 시작했다고 한다. 안양 시내 곳곳에 PC방 들이 빡빡하게 붙어 있었다. 어느 건물에는 2개의 PC방이 붙어 있을 만큼 많아 진 것이다.

오락실이 예전에 비해 경제적으로 어렵기도 해서 시대에 맞게끔 발로하는 펌프나, 총싸움, 자동차기기, 미니 노래방, 드럼 등을 갖다 놓았는데도 불구하고 한번 고장 나면 고치기가 너무나 힘들다고도 말했다.

그래서 사실 이런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조이스틱게임이든 모든 게임들이 100원에서 200원~500원까지 오른 것이다. 오락실을 찾은 이영하(가명 23)씨는 “예전에 소위 ‘고수’들은 하루 5백 원이면 놀만큼 놀다갔다”며 “요즘 오락실이 거의 다 문을 닫아 갈 곳이 없어 오지만 비싸져서 오락하기에 조금 부담을 느낀다”고 말했다.

★ 추억으로 기억되길

우리의 학창시절 추억의 그림자 오락실. 사라져가고는 있어도 우리 기억 속에는 남아 있다. 오락실의 오락을 너무나도 하고 싶은 사람들은 현재 동호회를 만들어 대회도 열고 대결도 하고 있다.

그냥 추억으로 남기에는 아쉬움이 남지만, 이것이 시대흐름이라면 어쩔 수 없다는 것이다. 단돈 몇 백 원이면 행복할 수 있는 공간, 오락실. 오락실 때문에 학원을 빠진 기억, 부모님께 혼났던 기억, 오락 대결로 자기 분에 못 이겨 치고 박고 싸웠던 일등 이제는 추억이 돼버린 이야기들. 오락실은 이렇게 저 먼 추억 속으로 사라지고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도 사라져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