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이 오락실에 대한 기억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가느다란 조이스틱을 빠르게 휘두르며 버튼 4개를 손가락에 쥐가 나도록 눌렀던 그 모습, 모두는 오락실을 어떻게 기억하는가?

나는 오락실하면 학원안가고 오락실가서 놀다가 부모님에게 들켜서 하루 종일 몰매를 맞았던 아픈 어렸을 때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이렇듯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어렸을 때의 오락실의 추억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전자오락실이 도입된 시기는 1978년 일본 게임 ‘인베이더’, ‘자동차게임’, ‘벽돌깨기’ 등이 수입되어 처음으로 전자오락실에 설치됐다. 당시의 오락실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나는 태어나기 거의 10년 전 일이라 상상하기도 힘들다, 아마 당시에도 오락실하면 담배 푹 찌들어서 한 인상 하시는 형님들이나 가는 그런 장소로 인식 되었을까? 아니면 처음 생긴 오락실이라 여러 사람의 관심을 받았을까? 당시 모습은 잘 상상할 수 없지만 확실한건 오락실에 대한 여러 사람들의 이미지는 별로 좋지 않았던 것 같다.

어렸을 때 오락실하면 불량학생들의 집합장소, 깡패 있는 곳 이라는 소리를 어른들에게 지겹게 들으며 사회적으로 좋지 않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오락실이지만 어렸을 때 우리들의 마음에는 여러 가지 전자게임들이 반짝 반짝 거리는 오락실에 대한 환상을 버릴 수가 없었다.

1992년 Capcom사의 스트리트 파이터2를 기억하는가? 당시 오락실 혁명이라 불리며 엄청난 숫자의 게임 매니아를 만들어냈던 스트리트 파이터2 필자의 기억으로는 1992년부터 오락실 이용자수가 급격히 증가했다.

그 뒤 1994년부터 매년에 한 번씩 만들어진 오락실의 양대 산맥중 하나인 The King Of Fighters 시리즈와 철권 시리즈가 나오면서 오락실의 인기는 절정에 다달았다. 그리고 메탈 슬러그 시리즈 테크모 월드컵 등등 수많은 아케이드 게임이 생겨 수많은 초창기 게이머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다.

초등학교 5학년이었나? 오락실에서 화려한 손놀림으로 단돈 100원에 수많은 도전자를 전부 쓰러뜨린, 그 철권 고수, 그 모습에 멋지다고 생각돼 학원 빼먹고 오락실로 달려가 철권 게임기에 100원 넣고 열심히 기술 연마했던, 그러다 갑자기 들어온 어머니에게 귓볼을 잡혀 밖으로 끌려 나가 몽둥이찜질을 당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지금 생각하면 웃음만 나올 뿐이지만 당시 어른들의 오락실에 대한 인식과 아이들의 오락실에 대한 인식이 그 정도로 달랐다는 것이다.

가출 청소년들의 생활비 보급 장소, 학교가 끝난 뒤 학원으로 가야할 아이들의 발길이 오락실로 향했다. 뉴스에는 오락실의 폭력사태를 이슈로 다뤘고 어른들과 사회에 대한 이미지는 훨씬 좋아지지 않았다.

그리고 1998년 블리자드(Blizzard)사의 스타크래프트(StarCraft) 대박 이후로 우후죽순(雨後竹筍)처럼 생겨난 PC방들이 생겨나면서 점점 오락실은 우리의 기억 저편으로 사라지기 시작했고, 현재 온라인 게임이 우리나라 게임시장을 독점하기 시작하면서 오락실은 정말 보기 힘든 과거 시대의 유물이 되어버렸다.

과거 백 원짜리 몇 개 들고 오락실로 향하던 초등학생들은 천원 짜리 지폐 한 장 들고 PC방으로 향하게 되었고, 조이스틱과 버튼4개에 열광하던 아이들은 키보드와 마우스에 열광했다. 게임 시장의 주도권이 아케이드 게임에서 PC 온라인 게임으로 옮겨지면서 과거 전자오락 한판 하기위해서 오락실에서 10분~20분 게임을 즐기던 아이들이 집에서 PC게임을 하거나 PC방으로 향하게 되면서 게임시간은 더 늘어나고 예전같이 잠깐잠깐 즐기는 사람들보다 게임 중독자들이 늘어나게 되었다.

물론 오락실이 좋다는 얘기는 아니지만 지금의 PC방 풍경에 비해 더 정감이 가고 잠시 즐길 수 있는 유흥거리로 좋았다는 것이다. 우리세대는 그 향수를 기억하고 있기 때문에 더 간절한 것 같다.

박규현 (성악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