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학교 학우들에게 묻고 싶다. 대학에 입학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공부를 했는가? 아마 누구나 이런 말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대학가서 고3때처럼 공부하면 장학금으로 학교 다닐 거라고. 한 가지 더 묻고 싶다. 그때 했던 공부 지금 얼마나 기억이 나는가? 아마 빠른 사람은 수능시험 마지막 시간이 끝나자마자 다 잊어버렸다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왜 그럴까? 고등학교 3년 동안 새벽에 집을 나와 다시 새벽에 집에 들어가며 4당 5락도 모자라 3당 4락 이라는 말까지 만들어내며 했던 노력이 물거품이 돼버린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는 공부를 한 것이 아니라 암기를 했기 때문 아닐까 생각한다. 오로지 좋은 성적 받아 좋은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서. 우리가 받았던 교육은 ‘교육을 위한 교육’이 아니라 ‘더 좋은 기회를 위한 수단’이었던 것이다.

요즘 정치권에선 ‘3불 정책’을 놓고 말이 많다. 대학 본고사, 고교등급제, 기여입학제를 막는 정책이다. 지키자는 쪽은 사교육비의 증가, 초ㆍ중 교육까지 입시전쟁 확대, 교육기회의 양극화를, 개선하자는 쪽은 대학의 인재선택방법 부여, 우리나라 대학의 세계적 경쟁력 강화 등을 이유로 내세우고 있다.

어느 쪽이든 교육의 본질에 대해 생각하기보다 정권싸움의 도구로만 이용하는 것 같아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 교육한계를 극복하고자 대안학교들이 생기고 있다. 박복선(성미산학교) 교장은 “교육이란 아이들이 흥미를 갖고 자발적으로 할 때 효과적”이지만 “일반 교육은 머리로만 학습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 학우들도 경험을 통해 모두 알고 있을 것이다. 좋아하는 일을 할 때 더 능률도 오르고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그러나 우리나라에선 하고 싶은 일보다 남들 보기에 좋아 보이는 일을 하도록 가르친다. 유교문화의 잘못된 정착으로 직업에 귀천이 생기고 ‘좋은 직업’을 갖기 위해선 ‘좋은 대학’에 가야 한다.

우리나라 교육문제의 해결을 위해선 국민들의 잘못된 인식부터 바꿔줄 수 있는 교육부터 실시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