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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관을 자주 이용하는 학우들은 개강 이후 3층 미화원 아주머니가 자주 바뀐 것을 느꼈을 것이다. 진리관은
자연과학대학과 중앙동아리들, 총학생회와 총여학생회 그리고 4대 언론사가 있는 곳이다. 또한 경원onestop서비스센터와 학생인력개발본부가 위치해
학우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발생하는 쓰레기의 양도 많고 복도나 계단, 화장실도 금새 더러워지기 일수이다.
정의관에서 전공수업을 듣는 시간과 취재하는 시간을 제외하면 학교생활 대부분을 진리관에서 보내는 학우로서 미화원
아주머니들에 대한 미안한 마음과 약간의 책임감을 느꼈다. 반성하는 의미로 15일 오전 잠깐이나마 미화원 아주머니들의 일과를 함께해 봤다.
오전 7시 30분, 이미 아주머니들의 일과는 시작됐다. 보통 6시 30분에 진리관에 도착, 7시부터 일을
시작한다. 가장 먼저 전날 배출된 쓰레기부터 치운다. 100리터 정도 되는 크기의 쓰레기봉투가 10개는 족히 넘는다. 화요일이라 덜한 것이라
한다. 월요일은 오전 내내 쓰레기만 치울 정도로 많다고 한다. 봉투 가득 담겨있는 술병들을 보면 주말동안 학교에서 많은 학우들이 술을 마시는
것으로 짐작된다. 술을 마시는 것까지는 좋지만 뒷정리에 조금 더 신경쓰면 어떨까.
쓰레기통을 비울 땐 마구잡이로 담아 모으는 것이 아니라 1차 분리수거 작업을 한다. 폐지류와 일반쓰레기,
재활용되는 병으로 분류한다. 이렇게 분류해 큰 봉투에 담겨진 쓰레기는 진리관 1층 화장실 바깥쪽으로 모인다. 여기서 재활용쓰레기들은 더욱 세세히
분류한다. 아주머니들이 하는 일중에 쓰레기수거와 분류작업에 가장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쓰레기통을 모두 비우고 나면 복도와 화장실, 계단 등을 쓸고 닦는다. 맑은 날이면 수월하지만 비가 오는 날은
청소를 하기가 무섭게 금방 더러워진다.
월요일 아침 화장실은 어느 때보다 학우들이 토한 흔적과 담배꽁초 등 각종 오물이 많다. 화장실에서 담배를 많이
피워 재떨이를 가져다놨지만 담배꽁초와 담뱃재는 사방에 널려있다. 또 소변기가 있는쪽 벽면에서는 담뱃불자국과 라이터로 불을 붙인 흔적을 쉽게 볼
수 있다. 남자화장실의 경우 소변기에 대변이 있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라면이나 남은 음식물들을 대변기에 버리지 않고 세면대나 소변기에 버리는
바람에 배수구가 막혀 애를 먹는 경우도 많다.
화장지의 도난과 휴지걸이의 파손도 문제 중 하나다. 아주머니들은 학우들이 요청하면 얼마든지 주겠다며 무분별하게
가져가지 말아달라고 부탁의 말을 전했다.
강의실 청소 역시 만만치 않은 일이다. 가장 골치 아픈 일은 먹다 남은 음료수나 아이스크림이 바닥에 쏟아졌을
때이다. 얼룩도 남고 끈적거려 잘 닦이지 않는다.
이렇게 빗자루, 걸레와 씨름하고나면 어느새 점심시간. 2층에 있는 대기실에 모여 식사를 한 후 잠깐의 휴식을
취한다. 점심시간이 지나면 오전에 했던 일을 다시 반복한다. 반나절밖에 지나지 않았어도 다시 가득 찬 쓰레기통과 더러워진 복도와 화장실은
아주머니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키가 작은 아주머니들은 쓰레기통에 빠질만큼 허리를 숙여가며 쓰레기를 꺼낸다. 쓰레기를 분류하기 위해서 두 번
일을 하는 셈이다. 무거운 걸레를 들고 몇 번 왔다갔다 하면 오후도 금방 지나간다. 오후 5시, 아주머니들이 퇴근하면 진리관에는 다시 쓰레기가
차곡차곡 쌓인다.
짧은 시간이지만 아주머니들과 함께 진리관을 돌아보며 일을 체험해보니 정말 부끄러웠다. 과연 스무살이 넘은
지성인들이 사용하는 공간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차라리 유치원생들이 쓰는 공간이 더욱 깨끗할지도 모르겠다.
두꺼운 전공서적을 들고 다니고 졸업하면 언제 써먹을지 모르는 어려운 이론들은 많이 알고 있을지 몰라도 공중도덕은
유치원으로 돌아가 다시 배워야 할 것 같다.
진리관 3층 미화원 아주머니는 내가 알고 있는 것만 5번이 바뀌었다. 현재는 전문대에서 3분정도 지원을
나온다.
이런 문제는 꼭 진리관에만 해당하는 문제가 아닐 것이다. 우리의 부모님같은 분들이 학우들을 자식같이 생각하는
마음에 아쉬운 소리 한마디 못하고 고생하고 있다. 우리가 쓰레기 하나 버릴 때 한번만 더 생각하고 행동한다면 미화원 아주머니들에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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