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영화는 독립을 뜻하는 Indipendent의 앞글자를 딴 합성어로 이윤확보를 추구하는 기존의 상업영화와 달리 창작자의 의도가 우선시되는 영화를 가리킨다. 여기서 독립이란 자본과 배급망으로부터의 독립을 말한다.

인디영화는 1시간 이내의 단편영화가 대부분이며 미국을 통해 들어온 개념이기 때문에 외국의 인디영화와는 성격이 조금 다르다.

인디영화는 그 이름답게 많은 관객들로부터 외면을 당했다. 극장에 걸린 지 일주일만에 때로는 일주일도 안돼 간판을 내려야 했으며 항상 ‘약속없는 개봉일’을 수차례 기다려야만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꼭’ 그런 것만은 아닌 일이 됐다. 스폰지하우스, 연세대학교 내 com&c, 미로스페이스, CGV인디영화전용관 등 인디영화만을 상영하는 전용관이 새로 만들어지거나 부활하고 있다. 또한 일반관객의 인디영화에 대한 인지도 향상과 인디영화들의 작품성이 더욱 탄탄해졌기 때문이다.

퀴어영화로 관심을 받은 ‘후회하지 않아’와 인천 유나이티드FC 선수들의 투지를 담은 다큐멘터리영화 ‘비상’이 인디영화로서는 괜찮은 수익을 냈다.

인디영화 ‘후회하지 않아’는 약 1억원의 제작비를 들여 만든 영화로 4만 5천여 관객을 동원했다. 여느 상업영화로 따지면 ‘대박’이라고 할 만한 수준의 관객동원율이다.

인디영화 ‘비상’ 역시 개봉 한달 만에 2만 5000여명의 관객을 기록해 다큐멘터리 영화로는 최다관객 기록을 세웠다.

인디영화의 경쟁력과 비상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인디영화인들의 모임 ‘인디포럼2007’은 ‘심기일전’이라는 모토아래 지난 10일부터 6일간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렸다.

이번 인디포럼은 우리나라 인디영화의 현실을 직시하고, 인디영화 제작자와 매니아들 스스로 반성과 발전의 계기를 만들기 위해 마련됐다.

이송희일(인디포럼상임작가회의) 감독은 “존폐 문제에 대해 얘기했던 작년 9월 이후, 인디영화가 사라지지 않는 한 인디포럼도 사라질 수 없다는 생각으로 올해의 문을 열었다”며 “포럼이 열린 7일간 4천여명이 찾아 인디영화에 대한 애정을 표시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 감독은 “올해 시범적으로 저예산 영화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를 포럼초청작으로 선정해 프로모션 파티를 열었다”며 “내년에도 주목할 만한 영화들을 프리미어로 진행하고, 서로 더 많이 알리고 홍보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CJ엔터테인먼트의 ‘CGV인디영화 전용관’과 같이 멀티플렉스의 인디영화 전용관이 최근 많은 관심을 받으며 인디영화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양수혜(경영3) 학우는 “얼마 전 멀티플렉스에 가서 인디영화전용관이 생긴 것을 보고 많은 관심이 갔다”며 “작고 허름한 극장에서만 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인디영화를 그런 곳에서 볼 수 있다면 인디영화가 더욱 성장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김윤정(CJ엔터테인먼트) 대리는 “인디영화 전용관은 다양하고 작품성있는 영화를 확보하고 신인감독을 발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며 “상업적으로 운영되는 멀티플렉스에 작품을 건다는 것에 아직 신인감독들이 혼란스러워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대리는 “하지만 멀티플렉스의 인디전용관은 인디영화의 정신을 훼손하려는 것이 아닌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디영화는 변하고 있다. 전보다 실험정신과 도전정신이 더 강해졌고, 보다 작품성을 갖추려고 노력하고 있다. 또한 인디영화를 볼 수 있는 환경도 많이 달라졌다. 이제는 소규모 영화관이 아닌 멀티플렉스에서 인디영화를 접할 수 있다.

지금까지의 인디영화의 변화는 발전과 유사한 의미였다. 문화다양성의 상징으로서 인디영화는 더욱 발전할 것이다.  이정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