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균 (주)넥슨 크레이지 아케이드 BnB팀 기획부 팀장

상대를 물방울에 가둬 터뜨리면 이기는 크레이지 아케이드 BnB 게임! 거대한 크레이지 아케이드 BnB 월드를 이끌어나가는 (주)넥슨 크레이지 아케이드 BnB 팀 오영균(29) 기획부 팀장을 만났다.

제법 쌀쌀해진 지난 12일, 오영균 팀장을 만나기 위해 강남구 역삼동 명인빌딩 지하회의실로 찾아갔다.

그를 만나기 전 게임기획자라는 정보만으로 그를 상상했다. ‘어떤 외모를 갖고 있을까? 왕눈이 안경을 쓴 초췌한 인상의 남자일까?’ 이렇게 상상한 이유는 게임기획자에게 갖는 편견이 작용했던 까닭이다.

그렇게 ‘밤샘 근무가 어울릴 것 같은 외모’를 예상하고 들어간 자리에는 예상을 뒤엎은 파란 티셔츠 차림의 깔끔한 오 팀장이 앉아있었다. 옆에 앉힌 파란 다오 캐릭터 인형과 오 팀장의 분위기가 썩 잘어울려 정의롭고 착한 다오 캐릭터와 그가 매치가 됐다.

게임기획자의 역할은 무엇인가

게임기획자는 영화를 제작하는 영화감독에 비유할 수 있다. 좋은 시나리오, 좋은 스텝을 결정해 사람들을 배치하고, 배우들의 연기력을 최대한 이끌어내는 사람이 영화감독이라면, 좋은 시나리오와 아이디어를 가공해 제작하는 사람들이 게임 제작에 최선을 다할 수 있게 해주는 사람이 게임 기획자다. 특히 게임 제작의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하고 관리해야 하므로 프로그래밍, 디자인 등 모든 부분을 알고 있어야 한다.

새로운 게임을 기획할 때 필요한 일은 무엇인가

먼저, 개발하고자 하는 게임아이디어를 중심으로 게임 세계관과 캐릭터 등의 제작에 토대가 되는 시나리오와 게임 시스템 설계 등에 관한 기획서를 작성한다. 기획서를 바탕으로 회의를 실시하여 각 분야의 전문 인력들에게 기획자가 원하는 게임의 방향을 전달하고 현실적으로 가능한 작업인지를 따져 기획안을 수정작업 한다.

작업이 시작되면 기획의도대로 게임이 만들어 지고 있는지 감독하며 혹시 모를 개발상의 문제를 조율한다. 작업이 끝나면 테스팅과 밸런싱 작업에 들어가게 되는데, 여기까지가 초기 개발단계라고 할 수 있다.

어떤 과정을 걸쳐 게임기획자가 되었나

항상 게임을 즐겨했다. 그러다 문득, ‘이 부분이 보완되면 더 재미있을 것 같은데’라거나 ‘스토리가 부족해’라는 생각을 하곤 했다. 군대 제대 후 취업준비라는 난관 앞에서 내 적성은 게임회사에서 가장 빛날 수 있다고 판단했고, 게임회사에 취직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게 됐다. 고려대 영문학과를 재학 중이던 나는 게임 프로그래밍에 대한 전문적인 공부를 위해 휴학을 결심하고 게임스쿨에 등록했다. 1년간 게임 전문 지식과 경험을 쌓고 복학해 기회를 기다리던 중, 넥슨에서 대학생을 공개채용한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서류 전형을 통과한 후 인사팀 면접과 팀 면접, 직군 면접 등 치열한 입사 경쟁을 치뤘다. 그렇기 때문에 면접과 과제물 테스트에서 남들이 가진 열정의 배 이상을 보이고자 노력했고 2004년 1월, 고대하던 넥슨에 입사하게 됐다.

넥슨이 원하는 인재는 어떤 사람인가

지원자가 하는 가장 큰 오해는 자격증에 대한 기대다. 실제 채용에 있어 자격증의 유무와 개수는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다. 실제 게임을 기획하고 제작해 본 경력을 존중한다. 때문에 게임회사 취업을 희망하는 대학생이라면 게임관련 공모전에 많이 참여해 볼 것을 권장한다. 학교 게임 동아리 등에서 함께 활동하며 개발 경력을 키우도록 해라. 특히 게임기획자를 꿈꾸고 있다면 특정 직군을 선택하여 깊이있게 배워가며 게임에 대한 경험을 쌓는 것이 유리하다.

게임을 많이 해봤다며 준비한 게임리뷰나 보완사항을 적은 기획서 등은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가장 중요한 것은 밝고 긍정적인 마인드와 창의적인 사고를 키우고, 게임제작경력을 쌓는 것이다.

일을 하면서 가장 보람있을 때는 언제인가

2003년 12월 오픈 후 우리나라의 국민게임이 된 크레이지 아케이드 BnB는 국경을 넘어 중국, 타이완, 베트남, 태국까지 수출됐다. 특히 중국에서는 동시접속자 70만명을 기록했고 세계 기록으로 동시접속자 100만명이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웠다. 중국 퍼블리싱 계약사에서 한국 넥슨 크레이지 아케이드 BnB팀에게 감사패까지 보내왔을 때, 너무 감사하고 기뻤다. 사실 입사 초기 시절 RPG게임에 대한 동경심을 갖고 캐주얼 게임은 가볍게 여기기도 했지만, 캐주얼 게임은 하면 할수록 더 욕심 나는 게임장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오랫동안 사랑받는 크레이지 아케이드 BnB 월드를 유지할 수 있도록 열정을 기울일 것이다.

게임기획자로서 새로운 게임에 대한 작업은 언제 하나

동료 게임 카트라이더로 진출해 새로운 역할을 부여 받았던 크레이지 아케이드 BnB의 사랑받는 캐릭터 배찌와 다오, 디지니 등은 현재 준비 중인 캐주얼 액션 대결게임에서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신작 게임은 아직 준비 중인 단계에 있지만 크레이지 아케이드 BnB 캐릭터를 사랑하는 유저 중 한 명으로서 큰 기대를 갖고 있다.

한편 게임기획자가 항상 새로운 게임을 기획하고 개발하는 것은 아니다. 자기 팀의 게임 서비스를 차질 없이 이끌어 나가는 것 또한 게임기획자의 역할이다. 때문에 크레이지 아케이드 BnB는 항상 일주일에 한 번씩 패치를 한다. 기존의 게임을 발전시키는 것은 새로운 게임을 개발하는 것 만큼이나 중요하다. 항상 유저들의 플레이를 분석하고 의견을 수렴하여 새로운 아이템가 서비스를 추가한다.

최근 나온 게임 중 대학생들에게 소개할만한 게임이 있다면

넥슨에서 개발하고 서비스하는 ‘컴뱃암즈(combatarms)’는 1인칭 슈팅게임이다. 아직 2차 클로즈 베타테스트를 마무리한 단계에 있지만 이미 뛰어난 그래픽과 박진감, 타격감 등이 호평을 받고 있다. 특히 FPS 온라인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전장의 사실감과 자연스러움을 기대할만한 게임이다. 이번 가을이 지나기 전에 경원대생 모두를 컴뱃암즈에서 만나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앞으로의 바람, 계획이 있다면

넥슨의 처녀작 ‘바람의 나라’는 이미 서비스 10년을 훌쩍 넘겼다. 아직까지도 MMORPG 장르에서 단연 으뜸으로 뽑히며 유명세를 유지하는 이 게임처럼 크레이지 아케이드 BnB 또한 오래도록 유저들의 사랑을 받으며 자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또 중국, 타이완, 베트남, 태국을 넘어 더 넓은 현실 세계를 덮을 수 있는 무한 게임월드를 만들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