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가 흐르고 세상이 발전하면서 우리 주변에서 ‘복지’라는 단어를 접할 기회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그만큼 시대의 흐름에 따라 사람들이 복지에 갖는 관심과 지원이 점차 많아지고 있다. 우리가 지식적으로 알고 있는 ‘복지’, 실생활에서 얼마나 활용되고 있을까.

복지국가, 복지사회라는 말이 생기면서 크게는 한 국가, 작게는 지역사회 내에서 장애인을 지원해주고 배려하는 정책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관심이 높아진 만큼 거리를 걷다 보면 예전보다 많아진 장애인 편의시설들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지만 장애인들의 만족도와 활용도는 실질적으로 그리 높지 않다. 예를 들어 장애인 전용주차장을 가도 자리의 대부분에는 장애인 소유의 차량이 아닌 비장애인의 차량이 주차되어있다. 지하철을 봐도 장애인 전용 좌석에는 비장애인이나 그들의 짐, 자전거 등이 대신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자신의 편의를 위해 이기적인 행동도 서슴지 않고 ‘말뿐인 장애인 배려’만을 하는 우리의 현실을 확인할 수 있는 사례이다.

진정한 ‘복지’를 방해하는 요소는 사람들의 인식만이 아니다. 현재 복지선진국가라고 평가 받는 호주에서는 부양가족의 재산이 아무리 많아도 가족 안에 장애인이 있으면 조건없이 양질의 복지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는 복지수혜자가 어려운 상황에 처해도 가족구성원 중 부양능력을 가진 사람이 있다고 판단되면 복지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더욱이 요즘은 장애인의 가족들도 부양을 책임지지 않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시대의 변화에 맞춰 현재의 장애인 관련 정책을 수정해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장애인을 배려하기 위해 도시계획을 세울 때 기본적으로 3cm의 경사로를 설치하고 있다. 그러나 일반인들에게 불편함이 없는 3cm의 턱은 정작 장애인들에게 큰 난관으로 느껴진다. 배려하기 위해 만들어진 사회 환경이 장애물로 변해 많은 장애인들의 사회활동을 막는 장벽이 되는 셈이다. 반면 호주는 건물 규정 위원회가 호주의 건축법을 건물관리 조례의 기술적 근거로 채택하여 장애를 가진 사람은 그들의 지역사회 안에서 쉽게 그리고 존엄성을 유지하면서 이동할 수 있게 하며 모든 환경은 누구든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연속적 여행 통로를 제공하고 있다.

이렇듯 호주의 장애인 복지는 평등을 강조한 포용과 접근을 용이하게 하는 제도를 마련해 꾸준히 시행하고 있다. 이는 장애인을 포용하고, 보통 사람과 똑같이 인정함으로써 편견을 없애고, 다른 사람과 다를 것이 없다는 인식을 널리 확산시키기 위함이다. 결국, 이런 것들이 지역 사회 속에서 장애인들이 평등한 대우를 받으며 살아가게 하는 근원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를 본받아 우리나라도 이와 같이 제도적으로나 윤리적으로 변화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

장애인에 대한 잘못된 생각 중 하나는 바로 장애인을 ‘다른 부류의 인간’으로 취급한다는 것이다. 장애인에게 동정심을 품고 있지만 장애인들과는 눈도 제대로 마주치려 하지 않고, 같이 있는 것을 불쾌하다고 느끼는 사람들도 많다. 그러나 장애인은 우리와 다른 사람이 아니다. 장애인도 우리 세상을 이루는 인간이다. 장애인들은 우리가 피해야 하는 존재가 아닌 배려하고 존중해야 하는 대상이다. 갈수록 세상은 인간답게 살 권리가 중요시되고 있다. 세간에서는 21세기가 복지사회의 구현이라고 한다. 하지만 말뿐인 복지사회보단 장애인들이 만족하고 느낄 수 있는 진정한 복지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장애인들도 일반의 건강한 사람들과 다를 바 없는 문화의 삶을 영위하도록 우리 모두의 관심과 배려가 중요함을 인식하고 동참하는 자세와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후성 (도시행정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