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라파타르에 오른 최우승 교수

글로벌교양대학 최우승교수

네팔에 위치한 히말라야 산맥. 그중에서도 에베레스트(Mount Everest)는 지구상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8,848m)로 많은 산악인들이 한 번쯤은 가보고 싶어 하는 곳 1순위로 꼽기도 한다. 최근 네팔에서는 히말라야 산맥에 있는 봉우리 주변을 트레킹하거나 혹은 봉우리에 등정하는 관광 상품 등이 만들어져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하지만, 에베레스트와 같은 곳을 꼭 산악인만 가야한다는 법은 없다. 산악인뿐 아니라 다양한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도 갈 수 있다. 그 가운데, 우리학교 최우승(글로벌교양대학) 교수가 있다. 그는 지난 10월 8일부터 22일까지 왕복 108.5km에 달하는 에베레스트 트레킹을 하고 돌아왔다.

 그는 “졸업한 고등학교가 개교 70주년을 맞이해서 동문들끼리 그를 기념하기 위해 에베레스트 트레킹을 하기로 했다”며 “올 2월에 개인적으로 안나푸르나를 갔다 온 일도 있고, 에베레스트에 또 간다고 하니 마음이 설레었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안나푸르나는 히말라야 14좌 중 하나로 히말라야에서 가장 인기 있는 트레킹 코스로 손꼽히는 곳이다.

 인터뷰가 중반으로 넘어갈 즈음, 컴퓨터 책상으로 자리를 옮겨, 그가 찍은 사진과 지도를 보며 본격적으로 에베레스트 트레킹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는 “인천에서 카트만두(Kathmandu·네팔수도)까지는 잘 도착했지만, 최종적으로 가야하는 루크라(Lukla) 지역의 기상이 악화되면서 출발이 늦어졌다”며 “결국 1진과 2진으로 나누어 등반을 시작했다. 모두가 함께 등반한 것은 15일부터였다”고 말했다.

 트레킹을 하는 동안 매우 힘들었던 그였지만, 카메라에 히말라야 풍경을 계속 담았다. 그는 “체력적으로 물론 힘들었지만, 그것을 잊게 할 정도로 풍경이 아름다웠다”고 말했다. 그렇게 그가 15일 동안 찍어온 사진의 수는 약 700장에 달했다.

 그가 찍은 사진에는 히말라야에서 사는 사람들의 모습과 에베레스트 주변의 풍경을 생생하게 볼 수 있었다. 특히 그중 눈에 띄었던 것은 아기를 업고 있는 소녀의 사진이었다. 그는 “네팔에서 여자 아이건 어른이건 여성을 찍을 때는 물어보고 멀리서 찍어야 한다”며 “이 여자아이는 13세에서 14세 정도 된 아이였는데 이미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았다. 마치 조선시대에 어린 여성들이 시집가 아이를 낳았던 그 모습을 보는 듯 했다”고 말했다.

 인터뷰 내내 그는 지도와 사진을 함께 보여주며 트레킹 당시 얘기를 생생하게 전해주었다. “공항이 있는 루크라에서 팍딩(Phakding)과 남체(Namche), 디보체(Deboche) 등을 거쳐 트레킹의 끝인 칼라파타르(Kala Patthar·5,550m)까지 가는 동안 오르락내리락 하는 길에 매우 힘들었다”며 “오르고 내리는 것이 많지 않았던 안나푸르나(Annapurna Mt.) 라운딩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었다”고 말했다.
가장 힘든 순간에 대해 그는 “정말 힘들 때는 칼라파타르를 정복하고 나서 토글라(Thokla)로 돌아올 때였다”며 “300m 정도를 더 올라갔어야 했고, 총 16시간을 걸었던 터라 숙소로 돌아왔을 때는 녹초가 되었다”며 그 때의 기억을 떠올렸다. 

 힘든 순간이 있으면 특별한 순간도 있기 마련. 그가 에베레스트를 트레킹하면서 가장 특별했다고 한 것은 바로 ‘엄홍길 휴먼 스쿨’이었다. 에베레스트로 가는 길목에 위치한 팡보체(Pangboche)라는 곳에 지어진 엄홍길 휴먼 스쿨은 히말라야에 사는 아이들에게 교육적인 혜택을 지원해주는 프로그램으로 지난 5월 5일에 개교했다. 

 그는 “올라왔던 길과는 다르게 가더라도 ‘엄홍길 휴먼 스쿨’을 꼭 보고 싶었다”며 “그곳에서 한국인으로서의 자부심도 느낄 수 있었고, 타국에서 애국심을 다시 한 번 고취시키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했다.
매주 여러 산으로 등산을 다니는 그이지만, 그의 꿈은 역시 히말라야에 남겨져 있다. “올해 2번 히말라야를 다녀왔다. 매번 힘들지만, 한국에 오면 다시 생각이 난다. 마치 애인과 같다고 할까. 다리와 체력이 허락한다면 히말라야에 자주 가보고 싶고, 다음번에는 텐트를 치고 활동해야 하는 임자체(Imja Tse)에 가보고 싶다”며 산에 대한 애정을 유감없이 드러냈다. 

 한편, 그는 안나푸르나에 다녀온 이야기와 이번에 트레킹한 이야기를 수업 소재로 활용하고 있다. 그는 “학생들에게 사진을 보여주면서 직접 보고 느낀 것들을 수업시간에 자세히 얘기하면, 그동안 보던 것과는 다른 모습에 많은 학생들이 놀라곤 한다”며 “우리 경원대학교 학생들이 더 넓은 세상을 보고 해외에도 눈을 돌렸으면 좋겠다는 뜻으로 이런 얘기를 자주 한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대학생은 많은 것을 보고 느낄 수 있는 위치에 있다. 하지만, 그렇게 하고 있지 못한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보다 많은 것을 보고, 듣고, 느껴야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도 그만큼 많아지고 다양해질 수 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최 교수의 에베레스트 트레킹은 좁은 곳에서 치열하게 살고 있는 우리에게 신선한 지침서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강병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