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사에 들어 온지 4개월째 접어들어서야 처음으로 기획 기사를 쓸 수 있게 됐다. 음대생이라 그럴까. 비교적 소재가 자유로운 문화기획을 맡게 됐다. 이번 문화기획소재는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였다.

취재를 맡은 나는 흥이 나질 않았다.  어릴 적부터 브레이크댄스에 흥미가 없었고, 전통 발레 또한 접할 기회가 적었던 탓인지 뮤지컬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가 재미있을 거란 생각이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단지 ‘취재만 하면 되지’라고 생각하며 무거운 마음으로 취재에 나섰다. 이리저리 길을 물으며 도착한 비보이 극장. 극장에 들어서자마자 내가 했던 생각들은 사라지고 마음이 들뜨기 시작했다. 배우들의 춤과 연기는 하나같이 근사했고, 열정적인 모습에 빠져 넋 놓고 바라보기 일쑤였다.

공연 전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의 남녀 주인공을 인터뷰를 했다. 주인공 정영광씨는 춤을 추면서도 실수가 많다고 했다. 하지만 실수도 무대에서는 들키지 않게 하는 것도 프로가 할 일이라고 말했다.

난 그 말에 공감을 할 수 밖에 없었다. 나도 무대에 서서 노래를 하는데 과연 실수를 자연스럽게 넘기며 노래할 수 있을까 하는 문제를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었다. 또한 여주인공인 유은혜씨는 “거리문화와 전통문화가 함께 할 수 있는 것이 너무나 신기하고 도전적이라서 좋다”고 했다.

나랑 같은 동갑내기면서도 이들은 뒤돌아보지 않고 열정을 가지고 자기의 길을 개척하고 있었다. 그들의 열정적인 모습은 내게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안겨줬다. 이번 취재를 통해 두가지 목표가 생겼다.

첫째는 상황에 대한 불평이란 선입견을 벗어나 어떤 일이든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포용력과 자신감을 갖고 끝까지 도전해야겠다는 도전의지이다. 비보이 공연의 시작부터 끝까지 그 속에서 열심히 춤을 추고 있는 정영광씨를 보며 감출 수 없는 내 자신의 약함이 점점 자신감으로 바뀌는 것 같았다.

힘들다는 ‘불평’보단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훨씬 좋은 생각이 아닌가! 앞으로 취재를 통해서 얻은 것은 앞으로 나의 크나큰 재산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