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 후 3개월, 신문사에서 벗어나 군 복무를 준비하고 평범한 일상생활을 하고 있지만 아직도 현재가 잘 실감나지 않는다. 스스로가 이 일에 대해서 거침없이 ‘소명’이라는 단어를 쓰고, 그만큼 포부가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처음 국장을 맡을 때 잘 실감치 못했던 중압감, 학업을 중시해야 하는 학생이지만 그와 동시에 맡겨진 국장이라는 직책은 생각보다 막중한 책임을 안고 있었다. 스스로의 잘못된 판단이 지면으로 반영됐을 때는 많은 비판이 쏟아졌으며, 그 비판은 냉혹했다. 또한 내부적으로도 ‘마감’ 당시에는 꼭 문제가 하나씩 발생하는 탓에, 독자와의 약속된 시간(발행일)을 지키는 것 또한 쉽지가 않았다.

 그러한 중압감과 책임을 가지고 있었고, 지금은 그 직책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아쉬운 것은 그 ‘책임’이 분명 나에게 평범한 학생으로서는 배울 수 없는 많은 경험과 가르침을 주었기 때문이다. 

 대학언론의 위기라는 말이 몇 년간 대학가를 떠돌고 있다. 신문이라는 매체에 대한 학우들의 무관심과 변화를 거부하는 신문이 그 원인일 것이다. 학우들의 적은 관심과 떨어지는 구독률은 모든 기자들이 같이 고민하고 노력해 봤지만 별다른 성과가 없었다. 이는 분명히 몇 년간 독자와 신문이 다른 길을 걷고 있었다는 증거일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신문사가 학우들과 더욱 밀접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할 수밖에 없다. 신문사 홈페이지는 앞으로도 이를 해결하기 위한 좋은 바탕이 될 것이며, 무엇보다 기자들은 여러 학우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할 것이다.

 또한 스스로가 학우들보다 높은 위치에 있다는 착각을 범하지 않기 위해 경계해야 할 것이다. 신문의 역할은 학우들의 위가 아니라 학우들과 같은 눈높이에서 좀더 멀리 내다보고 지면을 통해 우리가 본 것을 공유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모든 사실을 깨닫고 있으면서도 그 일을 다 하지 못하고 끝나게 된 것이 정말 아쉽다. 하지만 신문사에는 언제나 열심히 뛰는 기자들이 있을 것이며,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기에 별로 걱정은 되지 않는다. 하지만 학생 기자로서 바쁘게 진리관을 오갔던 그 순간만큼은 항상 그리울 것이다.

 앞으로 모든 학우들이 경원대신문을 가슴속에 담는 날이 오길 기대하며, 그리고 경원대신문이 학교를 비추는 진정한 거울로 거듭나길 바라며, 이제는 한명의 독자로서 경원대신문을 지켜보고자 한다.
 박형욱 23대 편집국장